병원장·의료진, 환자 대피 위해 몸 사리지 않아

경북 구미시의 한 병원에서 큰 화재가 발생해 환자와 의료진 등 94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다행히 평소 받은 소방훈련 덕분에 인명피해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 오전 8시 6분쯤 구미시 원평동 강남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병원 뒤편 쓰레기 더미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은 병원 1층의 천장을 녹이고 일부 병실과 입원실도 검게 태웠다.

당시 병원 안에는 환자 64명과 의료진 등 94명이 있었고, 척추와 관절 전문 병원이라 움직임이 불편한 환자들이 많았다.

또 강한 바람으로 인해 불이 빠르게 퍼지면서 순식간에 연기가 입원실 복도를 가득 채웠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소방훈련이 빛을 발했다.

고층 입원실에 있던 환자와 의료진 등 26명은 가깝고 안전한 옥상으로 대피했다. 이들은 화재가 어느 정도 진압된 후 소방관들의 도움을 받아 병원 밖으로 탈출했다.

특히 다리 수술 등으로 이동이 불편한 환자들은 병원장과 의료진들이 직접 업고 대피시켜 인명피해를 막았다. 또 연기를 마시는 등 가벼운 부상을 입은 환자와 의료진 41명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현장에는 소방과 경찰, 시청 등에서 148명의 인력과 약 50대의 장비와 차량이 동원돼 진화 작업을 벌여 약 3시간 40분 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인터뷰하는 김봉재 병원장의 모습이다. / 유튜브 ‘JTBC News’

이후 김봉재 병원장은 “1년에 두 차례씩 소방훈련을 받는다. 이송을 급하게 잘못하다 보면 낙상사고가 일어나서 2차 손상이 일어날 수 있는데 그런 것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휠체어를 탄 입원환자는 “연기가 막 펑펑 나고 불꽃이 튀면서 정신을 못 차렸는데 원장 선생님이 업고 내려왔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현장 정밀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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