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도 울고 갈 듯” 보직 마음에 안 든다며 군대서 사고친 신병 수준

최민선 기자
최민선 기자
sun@issuepicker.com

최근 입대한 한 신병이 보직이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군대에서 ‘대형사고’를 친 사연이 전해졌다.

디씨인사이드에 게재된 게시글 / 이하 디씨인사이드

지난 4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에는 ‘오밤중에 군대에서 와줄 수 있냐고 전화 옴’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게재됐다.

이날 해당 게시글 작성자 A씨는 “통신병 복무하다 전역한 지 1달 되는데 갑자기 모르는 번호로 전화 와서 받아보니 통신과 하사였다”며 “갑자기 군대에서 새벽 1시 30분에 전화하냐고 물어보니 단자가 어쩌고저쩌고 얘기하는데 부대 내 통신과에 있는 서버실 선이 다 잘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통화 내용에 당황한 그는 “대체 뭔 봉창 두들기는 소리냐”고 묻자 통신과 하사는 “바로 들어온 신병이 자기 경영학과 나오고 PX 관리병 지원했는데 왜 통신병 왔냐고 바꿔 달라고 난리 치다 안 된다니까 생각 끝에 대형 사고를 친 것”이라고 알렸다.

특히 A씨는 통신과 서버에 대해 “원래 우리 부대 구식 단자함 쓰다가 나 말년쯤에 내가 주축 돼서 최신 서버실로 업그레이드 한 것”이라며 “그 신병이 서버 들어가는 케이블 위도 아니고 밑바닥에 선 올라오는 뿌리를 니퍼로 전부 잘라버린 것”이라고 밝혔다.

디씨인사이드에 게재된 게시글

그는 “이거 초대형 사고라 저녁부터 간부, 통신병, 다 달라붙어서 복구하는데 쌩 케이블 뿌리를 자른 거라 지금 몇 시간째 아무도 감 못 잡고 (있는 상태)”라며 “상급 부대 유선망, 부대 내 CCTV, 유선망, 인터넷, 인트라넷,
싹 다 정지되고 패닉상태 빠졌는데 후임이 ‘이거 전역한 XX 병장이 처음부터 해놔서 그 병장 아니면 복구 못 시킵니다’라는 말에 전화한 것”이라고도 알렸다.

A씨는 “결국 오밤중에 화상통화로 기억을 되살려가며 사단망만 찾아 복구시켰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사고에 당장 제대로 된 수습이 필요했던 통신과 하사는 A씨에게 돈과 함께 픽업을 제안하며 부대 방문을 요청했다.

디씨인사이드에 게재된 게시글

이후 A씨는 같은 날 커뮤니티에 ‘어제 새벽 군대 통신병 만붕게이 후일담’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후기도 밝혔다.

그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침에 차 타고 가서 선 복구는 3시간 만에 끝내고 돈은 25만 원 정도 받았다”며 “간부가 집 근처 중식당에서 저녁 사주는 거 먹고 배웅받아서 집에 왔다”고 알렸다.

이어 그는 “부대 내 사진이나 자세한 내용은 보안 때문에 올리지 못 한다”며 “부대 도착해서 상황 보고 든 첫 감상은 ‘진짜 X됐다’였다”고 밝혔다.

‘꼼수’를 써서 3시간 만에 라인 전부를 복구했다고 알린 그는 통신 과장과 후임들, 다른 간부들의 칭찬에 “솔직히 좀 뿌듯하더라”고 감회를 알렸다.

나아가 A씨는 “(신병이) 다행히 광케이블은 안 건드려서 저것만 해서 작업 끝났다”며 “그 병사가 어떻게 됐는지는 알려 줄 수 없고 간부 차 타고 집 근처에서 저녁까지 얻어먹고 왔는데 꽁돈 생긴 기분이라 얼떨떨하네”라고 글을 마쳤다.

견부 확보 중인 한 병사, 북한군 / 뉴스1, 북한 노동신문 캡처

이후 해당 게시글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하며 논란을 불렀다.

누리꾼들은 “케이블 자른 놈은 군 교도소 엔딩이겠지”, “부대에 전설로 남겠다야”, “선 자른 폐급애는 병X짓
한 번 해서 2년 꿀로 갔다 와야지 이딴 마인드로 가볍게 자른 거겠지?”, “저 정도면 간첩 아닌기?”, “이 사건 해당 신병은 어찌 되었을까 궁금하다..”, “진짜 저런 것들은 바로 방첩사에서 조사 들어가야겠는데…”, “일단 신병은 인생 X된 거. 빨간 줄임”, “어떻게 됐는지는 알려줄 수 없고->육군교도소행”, “이야 북괴도 울고 갈 듯”, “남파 간첩도 못할 짓인데”, “군 시설 파괴 공작”, “ㄹㅇ남파 간첩 수준”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인기기사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