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있다고 군대 안간 1384명, 의사·한의사·치과의사”

이민정 기자
이민정 기자
mj@issuepicker.com

정신질환으로 군 면제를 받고 멀쩡히 직업 활동을 하는 이들이 많다.

14일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정신질환 사유 병역면제자 중 제한 자격·면허 취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들 중 의사·간호사 등 의료계 종사자는 39명, 어린이집 원장을 비롯한 보육교사는 49명이나 된다.

훈련을 받고 있는 장병들 / ‘대한민국 육군’ 인스타그램

정신질환을 이유로 병역 면제를 받은 뒤 의사가 된 사람은 6명, 치과의사 2명, 한의사 3명, 간호사 3명, 전문의 2명, 간호조무사 13명 등이다.

방사선사(1명), 물리치료사(3명), 응급구조사(1명) 등도 5명으로 집계됐다. 자격·면허별로 보면 자동차운전면허 3694명, 조리사 38명, 건설기계조종사 34명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정신질환자 취득이 제한되는 자격·면허를 발급받은 인원은 총 1384명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년(727명) 대비 무려 9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정신질환 때문에 군 복무를 못 하겠다던 사람들이 의료인으로 일하고 있다. / Chay_Tee-Shutterstock.com

병무청이 1384명에 대한 사실관계를 조사한 결과, 병역 면탈 의심 사례로 검찰에 송치한 사람은 A씨 1명 뿐이었다. A씨는 2018년 병무청 병역판정검사 당시 1급 판정을 받아 현역 대상이었으나 2019년 재신체검사에서 지적장애로 5급(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아 병역을 면제 받았다. 하지만 다음 해 지적장애 면허 발급이 제한되는 자동차운전면허를 취득해 병역법 위반으로 송치됐다.

병무청에서 신체검사를 받고 있는 청년 / 뉴스1

강대식 의원은 “정신질환 병역면제자의 관련 질환 제한 자격·면허 취득건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자격·면허 발급기관은 이 사실을 파악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행법 개정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현행법에서 정신질환을 결격사유로 두고 있는 자격·면허법 관련은 28종인데, 이중 3종(자동차운전면허·동력수상레저기구조종면허·수상구조사자격 등)을 제외한 나머지는 개인정보 보유기관으로부터 결격사유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당당히 병역 의무를 이행하고 있는 장병들 / ‘대한민국 육군’ 인스타그램

이에 총포를 취급하는 수렵면허,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 면허, 어린 아이들을 돌보는 보육교사 자격 등과 같이 국민의 안전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자격·면허에서 이같은 결격사유가 확인되지 않는 것은 국민의 안전에 치명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강 의원은 “정신질환으로 병역면제 판정을 받은 뒤 취득이 제한되는 자격·면허를 딴 경우에는 병역면탈의 우려가 있다”며 “자격·면허 취득이 적법했는지 발급기관에서 관련 정보를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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