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징병제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진 가운데, 외국 사례가 눈길을 끈다.
해외 국가들 중엔 여성도 남성처럼 의무 군 복무를 하는 곳이 있다. 일부 유럽 국가는 왕족들부터 모범을 보인다. 여자도 예외는 아니다.
스페인 왕위 계승서열 1위인 레오노르 공주(17)는 올여름부터 3년간 군사 훈련에 참가한다. 그는 프랑스어, 아랍어 능력까지 갖췄다. 레오노르 공주는 향후 3년간 육·해·공 군사 훈련을 전부 받게 된다. 사라고사의 육군 사관학교에서 1년간 훈련을 받은 뒤 후안 세바스티안 엘카노 훈련선을 타는 과정을 포함한 해군 사관학교, 제너럴 에어 아카데미까지 섭렵할 예정이다.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장관은 로이터통신에 “스페인에서 왕위 계승자가 군사 훈련을 하는 것은 리더십을 위한 필수 단계”라고 밝혔다.

필리프 벨기에 국왕의 장녀로 왕위 계승 1순위인 엘리자베스 공주(21)는 18살 때 왕립육군사관학교에서 군사훈련을 받았다. 위장 물감을 얼굴에 칠한 공주가 자동소총을 들고 달리는 동영상은 SNS에서 인기였다. 동기 160여 명과 함께 흙바닥을 뒹굴고, 타이어를 들고 스쿼트 동작을 했을 뿐만 아니라 완전군장 차림으로 행군했다. 식사배급, 청소 등도 다른 생도와 똑같이 했다. 경호원이 한 명 있던 것만 빼면 다른 동기들과 같았다.

노르웨이 여왕 후보인 잉그리드 알렉산드라 공주(19) 역시 육·해·공 훈련에 모두 참가했다. 그는 육군 훈련 시에 탱크에 탑승해 운전을 했으며 부대원들을 대피시키고 의료진을 돕는 위생 훈련에도 동참했다. 지난해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함정 중 하나인 노르웨이 왕립 해군(KNM) 초계함(기습공격에 대비해 해상경계 임무를 수행하는 함정)을 타고 해군 훈련을 수행했다.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의 장녀이자 왕위 계승 1순위인 카타리나 아말리아(19) 공주는 17살 때 소집통지서를 받았다. 네덜란드엔 병역 의무는 따로 없으나 남녀를 불문하고 17세 이상의 국민은 유사시에 ‘소집’될 수 있는 리스트에 등록되는데 공주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시 네덜란드 국방장관이었던 안크 베일레벨트는 “국민은 누구나 나라를 지킬 책임이 있고, 이는 미래의 군주라도 동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