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커엔터테인먼트영화"휴지 챙길걸" 100만 명 눈물짓게 하고 인생작 등극한 한국 영화

“휴지 챙길걸” 100만 명 눈물짓게 하고 인생작 등극한 한국 영화

용현지 기자 gus88550@issuepicker.com

평점 7.78의 기록… ‘슬로우 비디오’가 남긴 잔잔한 여운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2014년 가을, 극장가에 남다른 눈을 가진 남자가 찾아왔다. 영화 ‘헬로우 고스트’를 통해 웃음과 감동의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줬던 김영탁 감독과 배우 차태현이 다시 한번 손을 맞잡으며 화제를 모은 영화가 바로 ‘슬로우 비디오’다. 영화는 뛰어난 동체시력을 가진 한 남자가 세상 밖으로 나와 사람들과 소통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따뜻하고 감각적인 영상미로 그려냈다.

뛰어난 동체시력이 만든 ‘느린 세상’, 그 이면의 외로움

주인공 여장부(차태현 분)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찰나의 순간까지 잡아내는 남다른 능력을 지녔지만 이 남다름은 어린 시절 그에게 상처로 다가왔다. 너무 빠른 세상 속에서 그는 남들과 다른 시야를 가졌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았고 특히 달리기를 할 때조차 자신의 능력이 방해가 돼 제대로 뛰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결국 세상과 거리를 둔 채 집안에서만 시간을 보내던 그는, 자신의 순간 포착 능력을 인정받아 CCTV 관제센터의 에이스로 취직하며 세상 밖으로 한 걸음을 내딛는다.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모니터 너머로 타인의 일상을 지켜보며 우리 곁에 불쑥 찾아오는 그의 시선은 비록 느릿하지만 남들이 놓치는 소중한 순간들을 포착해 낸다. ‘슬로우 비디오’는 바로 이런 남자의 남다른 세상 보기를 통해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의 의미를 되묻는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빚어낸 앙상블

영화의 중심축인 여장부 곁에는 그의 삶을 채워 주는 여러 인물이 자리해 있다. 배우 남상미가 연기한 봉수미는 여장부의 첫사랑이자 과거 그가 동체시력으로 고립됐을 때 유일하게 친구가 되어 준 따뜻한 인물이다. 성인이 돼 재회한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연애 감정은 극의 설렘을 더하는 관전 포인트가 된다.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감초 역할의 대가 오달수는 박사 학위를 가진 공익근무요원 병수 역을 맡아 차태현과 함께 주요 개그 콤비를 이뤘다. 지적인 배경과는 사뭇 다른 그의 엉뚱한 면은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여기에 배우 진경은 관제센터의 까칠한 안방마님 심으로 분해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특히 그는 극 중 중요한 순간마다 결정적인 활약을 펼치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흥행 아쉬움 속 빛난 ‘착한 영화’의 저력

개봉 초기 ‘슬로우 비디오’의 흥행 추이는 나쁘지 않았다. 10월 초까지 박스오피스 2위를 지키며 전국 51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순항하는 듯 보였지만 전작인 ‘헬로우 고스트’의 폭발적인 흥행세에 비하면 다소 힘이 부치는 모습이었다. 10월 중순까지 누적 관객 90만 명에 머물며 당초 생각했던 300만 고지는 멀어져 갔고 이후 관객 하락세가 이어지며 최종 관객 116만 9000명으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흥행 성적과는 별개로 관객들의 실제 평가는 준수하다. 현재 포털사이트 네이버 기준으로 10점 만점에 7.78점이라는 나쁘지 않은 평점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영화를 감상한 관람객들은 “잔잔하면서도 뜬금없이 웃기고… 슬프고”, “영화와 노래가 정말 어울리고 좋았다. 소재도 흥미롭고 큰 웃음 큰 슬픔 없이 소소하게 웃고 슬펐던 영화. 꽃이 피어서가 아니라 니가 있어서 봄이다.라는 차태현 씨의 마지막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잔잔하고 소설 같은 이야기와 좋은 차태현의 연기, 마지막 임팩트 아침보다는 밤에 보는 걸 추천”, “예고편만 보고는 솔직히 로맨틱 코미디인 줄 알았는데 영화관에 휴지 안 가지고 간 거 후회했다. 차태현의 대사들이 다 주옥같고 아직도 마음이 따뜻하고 훈훈하다. 어떻게 감성들을 간드러지게 긁어냈는지 신기하다” 등과 같은 후기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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