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파트 주차장에 있던 고급차가 바람에 날린 쓰레기통에 의해 흠집이 났다. 이에 동대표는 입주민에게 수리비를 분담하라는 공지를 냈지만, 입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동대표는 공지에서 “며칠 전 바람에 날린 큰 쓰레기통이 입주민의 고급차에 상처를 냈다”며 “수리비와 렌트비가 200만원이 넘으나 차주가 200만원까지는 협의가 가능하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2월 징구분에 13가구에 N분의 1로 청구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입주민들은 “렌트비가 얼마인지 먼저 보여줄 게 아니라 수리비용을 입주민이 내야 하는 근거를 설명해달라”며 “그걸 왜 입주민이 변상해야 하나”라고 반발했다. 또 다른 입주민은 “개인보험으로 처리하면 안 되나”라며 “쓰레기통을 거기에 두자고 입주민 모두 협의했나”라고 지적했다.
누리꾼들도 “자차로 처리해야 한다” “억울해도 어쩔 수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입주민이 분담해야 한다는 동대표의 선택에 합당한 이유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는 주장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걸어가다 날아온 쓰레기통에 맞으면 ‘아 자연재해구나’ 하고 자기 돈으로 병원에 갈 사람이 몇이나 있을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자연재해로 인한 차량 파손을 법원은 어떻게 다룰까.
경기 화성시 H아파트 단지에서 소나무가 부러져 차량이 파손된 적이 있다. 수원지법 오산시법원은 입주민 A씨에게 보험금 435만원을 지급한 L사가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L사의 청구를 기각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소나무가 태풍에 부러져 주차된 A씨 차량을 덮친 것은 천재지변이라면서 대표회의엔 A씨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시했다.
다른 사례도 있다. 경기 고양시 H아파트 지붕에서 금속기와가 추락해 차량에 손상을 입힌 적이 있다. 피해자인 입주민 B씨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사 M사가 이 아파트 대표회의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법원은 대표회의에 대해 M사에 213만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대표회의가 아파트 지붕 구조물의 접착 상태를 확인해 자연재해에 견딜 수 있도록 적절히 유지·보수해야 함에도 이 같은 업무에 일부 소홀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법원은 지적했다.
두 판결을 종합하면 바람에 날린 쓰레기통으로 인해 자동차에 흠집이 났을 때도 다툼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입주민이 손해를 분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