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외환당국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390원대로 치솟으며 두 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중순 1,350원대를 저점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인 환율은 1,400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환율 상승은 전 세계적인 금리 인하 분위기 속에서 미국 경제의 탄탄한 성장세가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원화 약세가 심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스위스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와 영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달러 강세에 힘이 실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9월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16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환경이 되고 있다”고 언급하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원화 약세를 더욱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외환당국은 환율 안정을 위해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 거래 한도를 기존 35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로 증액했다. 외환 스와프 거래는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에 필요한 달러를 현물환 시장에서 매입하지 않고 당국으로부터 조달한 뒤 만기일에 되갚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 국민연금의 대규모 현물환 매입 수요를 일부 흡수하여 환율 하락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외환당국은 이번 한도 증액이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한도 증액 발표 직후 환율은 1,380원대로 하락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환율 상승 억제에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의문을 제기한다. 환율이 1,400~1,410원대를 넘어설 경우 국민연금이 달러 선물환 매도에 나서는 방식으로 환율 방어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외환보유액은 당분간 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지난 5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4,128억 3천만 달러로 전월 말보다 4억 3천만 달러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한은 관계자는 외화자산 운용수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에 따른 일시적 효과로 전체 보유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만기가 도래하면 국민연금이 가져다 쓴 자금이 전액 환원되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감소는 일시적이라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다.
결국, 이번 외환 스와프 한도 증액이 환율 안정에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앞으로의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