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아인이 주연을 맡은 영화 ‘하이파이브’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례적인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다. 지난 9일 배급사 NEW는 해당 작품이 홍콩과 태국에서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가장 높은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두 지역 모두 기존의 한국영화 흥행작들을 제치고 독보적인 1위 자리에 올랐다.
홍콩·태국 등에서 미친 흥행력 보여
홍콩에서는 지난 5월 19일 개봉 이후 단 4일 만에 관객 수와 수익 면에서 올해 홍콩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중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동기간 경쟁작이었던 ‘야당’과 ‘히트맨2’를 모두 앞섰으며 개봉 직후 현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빠르게 확산됐다.

태국에서도 반응은 빨랐다. 정식 개봉 이전 진행된 시사회에서 현지 관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예매가 조기 매진되면서 극장 측은 상영관 수를 기존보다 2배 이상 늘렸고 덕분에 공식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태국 내에서는 유아인의 출연작이라는 점도 인지도가 높아 관심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에서는 지난 5월 30일 개봉 후 관객 수 188만 명을 넘겼다. 박스오피스 순위권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가족 단위 관람객과 젊은층 모두에게 고르게 호응을 얻었다.
해외에서 먼저 반응이 터지며 추가 국가 개봉도 논의 중이다. 동남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북미권 진출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언어 장벽과 문화 코드의 차이를 초능력이라는 상징성과 캐릭터 중심 전개로 넘긴 것이 주효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초능력자들의 유쾌한 액션 영화 ‘하이파이브’
‘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을 통해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사람이 능력을 탐내는 세력과 맞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코미디다. 설정 자체가 독특하고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도 개성 있게 구성돼 몰입감을 높였다.

극 중 다섯 주인공은 초능력이라는 능력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위기를 돌파해 나간다. 기존 초능력 영화들이 액션 위주라면 ‘하이파이브’는 인물 간의 케미와 웃음을 함께 끌어낸다는 점에서 다른 접근을 택했다. 강형철 감독 특유의 연출 스타일이 잘 녹아들었다는 평도 있다.
연출을 맡은 강 감독은 ‘과속스캔들’, ‘써니’ 등 흥행작을 만든 인물이다. 유쾌하면서도 감정을 자극하는 전개를 선호하는 스타일로 이번 작품에서도 초능력이라는 소재를 무겁지 않게 풀어냈다. 배우 유아인, 안재홍, 라미란, 김희원, 이재인 등 연기 경험이 풍부한 배우들이 합을 맞췄고 각자의 개성을 캐릭터에 녹여냈다.
완서는 이재인이 연기한 인물로 태권도를 좋아하는 순박한 성격의 괴력 소녀다. 심장을 이식받은 후 신체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돼 건물 사이를 뛰어넘고 차보다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다. 타격에 무감할 정도의 맷집도 지녔지만 이 모든 힘은 오직 누군가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다. 아버지의 반대로 태권도 꿈을 접었지만 초능력을 통해 동료들을 보호하는 데 전념한다. 오랫동안 병원 생활을 해 친구가 없었던 만큼 새로 만난 초능력자들과의 관계에 깊은 애정을 쏟는다.
자성은 안재홍이 맡았다. 폐를 이식받고 강력한 폐활량을 가진 초능력자로 바뀐다. 입으로 바람을 내뿜어 공격하거나, 다른 이에게 숨을 불어넣어 구조할 수 있다. 작가 지망생이지만 현실은 백수. 시나리오보다 코인 투자와 악플 달기에 몰두하던 삶은 완서와의 만남을 통해 바뀌기 시작한다. 외부에선 시니컬하지만 내면엔 상처와 죄책감이 있다. 초능력 동료들 중 완서와 호흡이 가장 잘 맞으며 허세 섞인 말투와 클리셰에 능한 태도로 극의 재미를 담당한다.
김선녀는 라미란이 연기한다. 신장을 이식받은 그의 초능력은 다른 능력자의 힘을 흡수하고 전달하는 독특한 능력이다. 손을 잡거나 등 문신에 접촉하는 방식으로 능력을 이동시키거나 제거할 수 있다. 겉으론 밝고 명랑하지만 과거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던 경험이 있고 죄책감을 안고 살아간다. 히어로 활동에 적극적인 것도 이런 과거와 무관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정중한 말투를 쓰지만 분노하면 거침없는 욕설도 서슴지 않는다.
허약선은 김희원이 맡은 인물이다. 간 이식을 통해 부상을 치유하는 능력을 얻는다. 대상의 상처와 고통을 고스란히 자신이 떠안는 방식이다. 치유 후엔 수분 섭취로 회복해야 하며 능력을 쓸수록 몸이 약해진다. 대리운전 기사로 일하며 간호사를 꿈꾸는 선한 인물이다. 종교적 세뇌로 사이비 교주에게 속아 살아왔지만 누구보다 남을 먼저 챙긴다.
황기동은 유아인이 연기한다. 각막을 이식받아 전자기파를 감지하고 조작하는 능력을 갖게 됐다. 손가락 튕김만으로 스마트폰 해킹은 물론, 각종 전자기기와 연결된다. 그러나 능력 대부분은 사리사욕을 위해 사용한다. 겁이 많고 유년기 트라우마가 강해 위기 상황에서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음악에 조예가 깊고 작중 OST를 이끄는 DJ 역할도 한다. 겉으론 힙스터지만 속은 여린 인물이다.
영화는 기존 장르물의 경계를 허문 연출과 장면 전환, 그리고 과감한 CG 활용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후반부 액션 시퀀스는 국내 촬영 환경에서는 드물게 구현된 대규모 세트와 와이어 액션이 어우러져 현장감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에서 비교적 부진했던 한국 장르물이 해외에서 반전을 만든 사례는 드물다. ‘하이파이브’는 초능력이라는 소재를 통해 기존 장르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관객층을 확보한 작품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