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시즌 2가 제77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2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방송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이번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들이 활약한 글로벌 드라마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오징어 게임’은 실패… ‘파친코’ 한국 대표해 에미상 후보 들어
미국 TV예술과학아카데미(ATAS)는 지난 16일(한국시간) 올해 에미상 후보작을 발표했다. ‘파친코’는 ‘러닝타임 1시간 이상 시리즈 부문 촬영상’과 ‘내러티브 판타지 프로그램 부문 프로덕션 디자인상’ 두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에미상은 미국 내 TV·OTT 콘텐츠를 대상으로 수여되는 대표적인 방송 시상식으로 올해는 지난해 6월 1일부터 지난 5월 31일까지 공개된 작품들이 심사 대상이다.
반면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이번 에미상 후보 명단에서 제외됐다. 시즌 2가 지난해 말 공개되며 후보 지명이 점쳐졌지만 주요 부문에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정재와 황동혁 감독도 각각 남우주연상과 감독상 부문 후보에 들지 못했고 조연 출연으로 기대를 모았던 최승현(타노스) 역시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다. 다만 시즌 3는 지난달 27일 공개돼 심사 대상 기간을 벗어난 만큼 내년 시상식에서의 재도전 가능성이 남아 있다.
올해 드라마 부문 작품상에는 애플TV+의 ‘세브란스: 단절’ 시즌 2, HBO의 ‘화이트 로투스’ 시즌 3,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시즌 2 등 쟁쟁한 작품들이 이름을 올렸다. OTT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국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파친코’가 다시 한 번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셈이다.
훨씬 더 정교해진 ‘파친코’ 시즌 2
지난해 8월 공개된 ‘파친코’ 시즌 2는 이민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시즌 1에 이어 가족, 역사, 정체성을 중심으로 한 복합적인 서사를 더욱 확장하며 호평받았다.
시즌 2는 1920~ 1980년대 시대를 오가며 선자와 그 가족들의 삶을 조명한다. 젊은 시절의 선자(김민하)는 남편 이삭(노상현)의 부재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고 그 과정에서 이방인으로서 감내해야 했던 고통과 인내가 전면에 드러난다. 나이가 든 현재의 선자(윤여정)는 손자 솔로몬(진하)과의 관계를 통해 세대를 잇는 기억과 책임을 되새긴다.
이와 함께 선자의 아들 모자수(소지 아라이)가 일본에서 파친코 사업을 확장하면서 야쿠자와의 충돌, 정체성에 대한 갈등을 겪는 이야기, 고한수(이민호)의 무기밀매업자 시절과 정치적 연루, 선자와의 관계 변화 등 다양한 서사가 교차된다. 특히 5화에서는 나가사키 원폭 투하 직전의 공포를 흑백 화면과 날짜 삽입이라는 연출로 표현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비평가들은 시즌 2의 완성도를 높이 평가했다. 특히 전투 장면 없이도 전쟁의 참혹함을 보여준 초반 연출과, 여러 죽음을 감내하는 선자의 심리 묘사는 “이민자 서사의 정수”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삭의 서사는 원작과 다소 차이를 보였지만 깔끔하게 정리됐고 전반적인 서사의 구조도 정돈돼 있다는 평이 뒤따랐다.
반면 일부에서는 시즌 2의 흐름이 늘어졌다는 지적도 있었다. 특히 1989년 현재 시점의 비중이 과도하게 많고 시즌 1에서처럼 강한 서사적 전환점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한 김민하와 윤여정이 연기하는 선자의 이미지 간극이나 미국 배우들의 연기력 부족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그럼에도 ‘파친코’ 시즌 2는 세대를 관통하는 고통과 생존의 서사를 정교하게 풀어내며 다시 한번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