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커엔터테인먼트영화일냈다… '오징어 게임' 제치고 넷플릭스 역대 시청 1위 차지한 의외의 영화

일냈다… ‘오징어 게임’ 제치고 넷플릭스 역대 시청 1위 차지한 의외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중 일부 / 넷플릭스 코리아 유튜브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오징어 게임’마저 제치고 영화·드라마 통틀어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본 작품에 올랐다.

‘케데헌’, ‘오징어 게임’ 넘어서다

3일 넷플릭스 공식 누리집 투둠을 보면, ‘케데헌’의 누적 시청 수는 2억 6600만회로 집계됐다. 2주 전 통계에서는 누적 시청 수가 ‘오징어 게임’ 시즌1(2억 6520만회)과 ‘웬즈데이’ 시즌1(2억 5210만회)보다 뒤져 3위에 머물렀지만 지난주(8월25∼31일) 시청 수를 더하면서 이들 둘을 넘어선 것이다. 이로써 ‘케데헌’은 영화와 시리즈를 통틀어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작품에 등극했다.

사자 보이즈(Saja Boys) – Soda Pop l 한글자막 뮤직비디오 / 유니버설 뮤직 코리아

넷플릭스는 최근 ‘케데헌’ 화면에 노래 가사를 띄워 시청자가 ‘골든’, ‘소다팝’, ‘유어 아이돌’ 등 삽입곡을 따라 부를 수 있는 싱어롱 버전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사람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며 반복 시청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이런 점이 지속적인 흥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가 지난 6월 선보인 애니메이션 영화 ‘케데헌’은 공개 전부터 여러 의미에서 화제를 모았다. K-POP을 소재로 한 해외 제작 애니메이션은 이번이 최초일 뿐 아니라 본격적으로 K-POP 음악을 뮤지컬 형식으로 풀어낸 첫 시도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컸다.

작품의 주인공은 케이팝 슈퍼스타 루미, 미라, 조이다. 이들은 무대 위에서는 전 세계 팬들을 열광시키는 아이돌이지만 무대 뒤에서는 비밀 능력을 활용해 팬들을 초자연적 위협으로부터 지켜내는 퇴마사로 등장한다. 이 독특한 설정만으로도 기존의 음악 애니메이션과 뚜렷이 차별화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오피셜 트레일러 영상 / Sony Pictures Animation

사실 이 작품은 2021년 제작 발표 당시까지만 해도 의구심의 시선을 받았다. 제목부터 ‘케이팝’을 전면에 내세운 탓에 한류 마케팅 상품으로 치부되기도 했고 발표 후 무려 4년 동안 소식이 끊기며 ‘취소된 기획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2025년 예고편 공개와 동시에 분위기는 반전됐다. 고퀄리티의 영상미, 완성도 높은 음악, ‘걸그룹 퇴마사 VS 저승사자 보이그룹’이라는 참신한 콘셉트가 기대를 끌어올렸다.

작품은 한국적 소재를 정교하게 녹여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는다. 남산서울타워와 기와집, 일월오봉도, 까치호랑이 그림 등 전통 요소가 현대적인 도시 배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심지어 사소한 디테일까지 한국적 생활양식을 반영했다.

“Golden” Official Lyric Video / Sony Pictures Animation

문 닫힌 가게 셔터에 그어진 노랑·파랑 선, 젓가락 받침으로 사용하는 휴지 조각 같은 장면들이 대표적이다. 빠르게 지나가는 장면에서는 한반도 분단 현실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헌터의 역사를 설명하는 장면 속에서 황금 혼문의 빛이 휴전선 구간에서만 끊기는 장면이 그 예다. 이런 섬세한 디테일은 해외 애니메이션에서 흔히 지적되던 ‘동양풍 혼합’ 오류와 뚜렷이 구분된다.

캐릭터 서사 또한 주목할 만하다. 루미, 미라, 조이는 초능력을 지닌 아이돌뿐 아니라 각자의 불안과 결핍을 극복하는 과정 속에서 성장하는 인물들이다. 작품은 ‘자기 수용’이라는 주제를 중심축으로 삼아, 아이돌이라는 화려한 무대 뒤편의 불안정한 정체성을 진솔하게 비춘다.

이런 메시지는 팬덤 문화에 국한되지 않고 누구에게나 통할 수 있는 보편적 울림을 준다. 그 결과 ‘케데헌’은 장르적 재미와 보편적 메시지를 동시에 만족시키며 정통 왕도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적 요소 놓치지 않고 제대로 살려내

특히 현지의 기후와 패션을 세밀하게 반영한 점도 눈길을 끈다. 한국의 극단적인 계절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낸 것인데 극 중에서는 같은 공간에 패딩 점퍼, 반팔 티셔츠, 민소매, 두꺼운 코트 차림의 인물이 동시에 존재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주인공 헌트릭스 / 넷플릭스 코리아 유튜브

한국의 현실적인 환절기 풍경을 그대로 반영한 셈이다. 루미의 후드티와 트렌치코트, 미라의 하의실종 패션과 민소매 조끼, 조이의 계절감이 뒤섞인 레이어드 의상 등이 장면마다 다채롭게 변주되며 사실감을 높였다. 이런 의상 연출은 외국 관객에게는 다소 낯설게 보일 수 있으나 한국 관객들은 현실 반영이 뛰어나다고 높이 평가한다.

결과적으로 ‘케데헌’은 초반의 우려를 딛고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공개 이후 각국 시청자들 사이에서 고르게 호평을 받고 있으며 해외 영화 평론 사이트에서도 높은 점수를 기록 중이다. 한국 문화를 오리엔탈리즘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현실감 있게 재현한 점은 작품의 가장 큰 성취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사자 보이즈 / 넷플릭스 코리아 유튜브

또한 K-POP이라는 글로벌 소재를 극의 핵심으로 끌어올려 음악과 드라마, 판타지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점 역시 눈에 띈다.

작품 자체에 대한 성과뿐 아니라 작품 속 등장한 곡들 역시 음악 차트에서 훨훨 날고 있다. ‘케데헌’ 수록곡 ‘골든’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통산 3주째 1위에 올랐다. 빌보드는 지난 2일(현지시각) 차트 예고 기사를 통해 이런 결과를 전하며 “‘골든’의 성적은 8월 23∼24일 영화관에서 ‘케데헌’ 싱어롱 버전 대규모 상영이 이뤄지고 지난 달 25일 넷플릭스에서 싱어롱 버전이 공개되면서 치솟았다”고 분석했다.

‘케데헌’의 음악 총괄 프로듀서 이언 아이센드라스는 빌보드에 “사람들이 두가지 방식으로 노래를 즐길 수 있다는 건 정말 짜릿한 일”이라며 “어떤 사람들은 영화에 먼저 빠지고 노래를 들어 노래가 히트하고, 어떤 사람들은 노래를 먼저 접하고 영화를 보면서 영화가 히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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