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커엔터테인먼트영화'왕의 남자'부터 '폭군의 셰프'까지… 역대 장녹수 TOP은?

‘왕의 남자’부터 ‘폭군의 셰프’까지… 역대 장녹수 TOP은?

드라마와 영화로 부활한 장녹수

tvN ‘폭군의 셰프’에서 장녹수를 모티브로 한 강목주를 연기하고 있는 배우 강한나. / 강한나 인스타그램

연산군 시대를 다룬 사극에서 빠지지 않는 인물이 있다. 바로 후궁 장녹수다. 노비 출신이었지만 노래와 춤, 시선을 붙드는 교태로 연산군의 마음을 얻었다. 숙원과 숙용에 봉해질 만큼 권력의 중심에 올랐지만 1506년 중종반정으로 처형당하며 생을 마쳤다. 파란만장한 삶만큼이나 드라마와 영화는 이 인물을 끊임없이 다시 불러왔다.

1980~2000년대 드라마가 그린 장녹수

1983년 MBC 드라마 《조선왕조 오백년 – 설중매》에서 장녹수는 배우 이미숙의 연기로 처음 안방극장에 등장했다. 이미숙 특유의 강렬한 눈빛과 세밀한 감정 표현은 장녹수라는 인물을 새롭게 각인시켰다. 이어 1995년에는 KBS에서 장녹수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단독 드라마 《장녹수》가 방영됐다. 박지영이 주연을 맡았고, 아역 시절은 김민정이 연기했다. 노비 출신에서 권력의 정점으로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한 인물의 삶 전체를 그려냈다.

1995년 방영된 장녹수(박지영 분). / 유튜브 채널 ‘옛날티비 : KBS Archive’

1998년 KBS 드라마 《왕과 비》에서는 가수 유니가 장녹수로 분했다. 가요 무대에서 활동하던 그가 사극에 도전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2007년 SBS 드라마 《왕과 나》에서는 오수민이 연기했는데, 내시와 궁녀들의 이야기 중심에서 장녹수는 궁궐 권력 다툼의 핵심 인물로 묘사됐다. 이 시기까지 장녹수는 주로 연산군 곁에서 권력의 그림자로 그려졌지만 배우들마다 다른 색깔을 입혀 대중 앞에 서게 됐다.

2010년대, 새롭게 다가온 장녹수의 얼굴

2011년 JTBC 드라마 《인수대비》에서는 전소민이 장녹수를 연기했다. 젊은 배우의 풋풋한 매력과 야망 가득한 연기가 결합하며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2017년 MBC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는 이하늬가 장녹수로 등장했다. 국악을 전공한 배우답게 장녹수의 예인다운 면모를 사실적으로 살렸고, 연산군의 총애 속에서도 끝내 백성들에게 돌에 맞아 최후를 맞는 장면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같은 해 KBS 《7일의 왕비》에서는 손은서가 출연했다. 정치적 계산에 능한 모습으로 묘사되며 기존의 장녹수와 또 다른 색을 보여줬다.

영화 ‘왕의 남자’에서 장녹수 역을 맡은 배우 강성연. / 씨네월드, 이글픽쳐스

드라마 외에도 영화 속 장녹수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05년 개봉한 ‘왕의 남자’에서 강성연이 장녹수를 맡았다. 광대 공길이 연산군 앞에서 장녹수를 풍자하는 놀이판을 벌이며 왕의 눈길을 끌자, 질투와 분노에 휩싸인 장녹수가 음모를 꾸미는 내용이었다. 강성연은 아름다움과 간드러진 교태뿐 아니라 질투와 음모를 드러내는 이중적 면모까지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영화는 동성애라는 소재에도 불구하고 1000만 관객을 동원했고, 강성연의 장녹수 역시 오래도록 회자됐다.

영화와 퓨전 사극 속 장녹수의 또 다른 해석

2025년 tvN 드라마 《폭군의 셰프》에서는 강한나가 장녹수를 모티브로 한 가상의 인물 강목주를 연기했다. 원작 웹소설 ‘연산군의 셰프로 살아남기’를 드라마화하며 장녹수를 새롭게 풀어낸 것이다. 강한나는 단아한 자태와 표독스러운 기세를 오가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연희군 이헌 앞에서는 여우 같은 눈빛으로 교태를 부리다가도, 연지영을 향해서는 살기를 드러내는 양면적 모습이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강한나는 과거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도 사극 악역을 성공적으로 소화한 경험이 있어 이번 작품을 통해 ‘믿고 보는 사극퀸’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믿고 보는 사극 퀸 강한나. / 강한나 인스타그램

이처럼 장녹수는 시대마다 다른 얼굴로 다시 태어났다. 이미숙에서 강한나까지 여덟 명의 배우가 각자의 색깔로 풀어낸 장녹수는 단순한 악녀가 아니라 권력자이자 동시에 시대의 희생자로도 해석됐다. 역사 속 비극적인 결말과 대비되는 매혹적인 캐릭터 덕분에 드라마와 영화는 끊임없이 장녹수를 불러내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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