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슈피커가 소개할 영화는 ‘경관의 피’다. 2022년 개봉한 이 영화는 경찰 조직 내부의 갈등과 정의의 경계를 두고, 치열하게 다투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원작은 사사키 조의 동명 소설이다.
비 오는 밤 시작된 사건
어느 비 오는 밤, 황인호(박희순)는 현장에서 동료가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한다. 그 자리에는 귀에 흉터가 있는 인물이 있었다. 황인호는 그를 뒤쫓지만, 끝내 놓치고 만다. 이후 청문감사실의 지시에 따라 신입 형사 최민재(최우식)가 움직인다. 원칙주의자였던 그는 상관의 강압적인 수사 현장을 보고 난 뒤, 광역수사대 박강윤(조진웅) 반장 곁으로 파견된다. 임무는 잠입과 내사였다.
최민재는 내사 성공의 대가로 아버지의 과거 기록이 주어진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그의 아버지 최동수(박정범)는 현장에서 숨진 경찰이었다. 유품인 호루라기를 품에 지닌 채, 민재는 박강윤 반장의 곁으로 들어간다.
박강윤 반장의 수상한 수사 방식
박강윤은 화려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고급 빌라와 외제차, 명품 시계를 가진 경찰이었다. 그는 범죄자에게서 자금을 끌어오고, 그 돈으로 수사를 이어 갔다. 민재는 그의 주변을 탐색하며 GPS를 설치하고, 도청 장비까지 사용했다. 그러나 반장은 단순히 뇌물로 살아가는 인물 같지는 않았다. 그는 민재의 아버지와 인연이 있었다고 말했다. 민재는 그 말에 흔들린다.
이 과정에서 민재는 박강윤과 함께 수사를 이어간다. 마약 조직의 두목 나영빈(권율), 사채업자 차동철(박명훈), 그리고 용 회장(홍기준)까지 얽혀 있다. 반장은 그들과 거래하는 듯 보였으나, 동시에 함정을 파서 상대를 잡으려 했다. 민재는 그를 감시해야 했지만, 점차 신뢰와 의심이 교차한다.
곧이어 귀에 흉터가 있는 인물이 체포되면서 사건은 단순 강도로 정리됐다. 그러나 박강윤은 쉽게 납득하지 않았다. 이명주 형사의 죽음은 뭔가 석연치 않았다. 민재는 점점 반장의 수사 방식을 이해하게 됐고, 그가 진짜 범인을 향해 움직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연남회와 드러난 진실
그러던 중 민재는 황인호에게서 아버지의 파일을 받는다. 거기에는 ‘연남회’라는 이름이 있었다. 과거 경찰 내부에서 만들어진 비밀 모임이었다. 후원금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모아 수사비를 충당했으나, 어느 순간부터는 비자금이 돼 버렸다. 박강윤도 그 안에 발을 들인 인물이었다. 민재는 아버지가 연남회에 휘말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민재는 다시 반장을 의심하게 된다. 그는 이명주 형사의 살해범에 흉터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또한 박강윤이 사건을 조작했다는 단서를 잡는다. 그는 몰래 녹음을 시도하지만, 박강윤에게 들키고 만다.
박강윤은 민재를 트렁크에 태운 채, 위험한 거래 현장으로 끌고 간다. 사실 이는 박강윤의 함정 수사였고, 현장에 경찰이 나타나면서 상황을 정리한다.
바로 그 순간, 황인호가 나타나 박강윤을 긴급 체포한다. 혐의는 이명주 형사 사건의 용의자 조작, 대포통장과 자금 흐름이 연결됐다는 이유였다. 강윤은 끝내 변명을 접고 “내가 한 걸로 끝나겠지”라며 체념한다. 면회실에서 민재는 “자백은 아니지 않습니까”라 묻지만, 강윤은 고개를 숙인다.
민재는 결국 연남회 최고 윗선에 도달한다. 그곳에서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인물 전용배(원현준)를 마주한다. 아버지가 현장에서 희생된 이유, 그리고 경찰이라는 이름 아래 가려진 부패의 그림자가 드러난다. 동시에 김정균(이현욱)의 해외 도피 정황까지 밝혀진다.
박강윤은 끝까지 범죄자이자, 경찰 사이에서 움직였다. 민재는 그를 통해 아버지의 죽음을 되짚었고, 경찰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목격했다. 영화는 원칙만을 믿던 신입 형사가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진실을 좇아가며 흔들리는 과정을 그린다. 결말에 다다를수록 관객은 경찰이라는 직업 뒤에 감춰진 또 다른 얼굴을 보게 된다.
흥행 성적은 아쉬움이 남았다. 영화 ‘경관의 피’는 관객 수 68만 4667명을 기록해 손익분기점에 이르지 못했다. 월드와이드 수익은 586만 9939달러(약 81억 원)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찰 조직 내부의 갈등과 정의의 경계라는 주제를 장르 영화의 방식으로 끝까지 밀어붙여 깊은 인상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