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을 휩쓴 K뷰티가 이제 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지 백화점과 드럭스토어에서 한국 화장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며 새로운 한류 흐름을 만들고 있다. 북유럽부터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까지 한국 브랜드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약 8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최고치를 경신했다. 월별로 봐도 2월부터 9월까지 매달 역대 최고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9월에는 11억달러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유럽만 놓고 보면 성장세는 더 뚜렷하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영국, 프랑스, 독일, 폴란드, 네덜란드 등 유럽 5개국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증가했다.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K뷰티가 본격적으로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한 것이다.
유럽 곳곳에서 K뷰티 입점 러시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은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마몽드’는 북유럽 최대 뷰티 유통사 ‘리코(Lyko)’와 손잡고 유럽 8개국으로 시장을 넓혔다. 리코는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 3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덴마크와 독일, 네덜란드 등에서도 온라인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마몽드는 북유럽 Z세대를 겨냥해 ‘플로라 글로우 로즈 리퀴드 마스크’, ‘어메이징 딥 민트 클렌징밤’ 등 11종의 제품을 선보였다. SNS를 활용한 디지털 캠페인도 전개해 현지 젊은 소비자층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 소비자들은 K뷰티 특유의 섬세한 제형과 자연스러운 색감, 깔끔한 패키징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특히 ‘효과는 빠르지만 자극은 적은’ 제품이 많다는 평가를 받으며, 기존 유럽 화장품 브랜드와 차별화에 성공했다.
이탈리아부터 프랑스까지, K뷰티의 ‘새 무대’
에이블씨엔씨의 ‘미샤’는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서유럽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까지 동유럽 위주로 확장하던 미샤는 올해 이탈리아 매출이 전년보다 28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전체 매출 비중도 지난해 5%에서 올해 10%로 두 배로 뛰었다.
현재 미샤는 이탈리아 전역 530여 개 매장에서 판매 중이다. 대표적으로 OVS, 더글라스(Douglas), 디엠(dm), 티고타(Tigotà) 등 주요 유통망에 입점해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지난 9월에는 ‘밀라노 뷰티위크 2025’에서 단독 부스를 열어 대표 제품인 ‘M 퍼펙트 커버 비비크림’을 선보였다. 현장을 찾은 현지 인플루언서들이 SNS에 제품 후기를 올리면서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의 ‘스킨1004’도 서유럽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약 1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0% 증가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요국에서 판매량이 급상승하며 주목받고 있다.
스킨1004는 천연 원료를 강조한 제품군으로 프랑스 파리의 세포라(Sephora) 매장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프랑스 뷰티 전문 매체들은 “K뷰티의 감성과 품질이 유럽 시장에 새로운 자극을 줬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유럽 전역에서 K뷰티는 ‘가볍지만 세련된’ 이미지로 자리 잡고 있다. 현지 여성뿐 아니라 남성 소비자층에서도 한국 화장품을 찾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브랜드들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로컬 파트너십과 디지털 마케팅을 결합해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K뷰티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아시아와 미국을 거쳐 유럽 시장까지 영역을 넓히며 세계 뷰티 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매출 성장을 넘어 ‘유럽의 일상 속 브랜드’로 자리 잡는 것이 다음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