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나영이 7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이번엔 단편영화 ‘신원미상’을 통해 전혀 다른 두 인물을 동시에 연기하는 1인 2역에 도전한다. 제작사 이든나인은 11일 “이나영이 조희수 감독의 단편영화 ‘신원미상’에 출연한다”고 밝혔다. 극 중 이나영은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는 두 인물, ‘셰퍼드’와 ‘진이’를 맡는다. 작품은 시스템 속에서 이름을 잃고 유령처럼 살아가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존재의 의미를 묻는다.
7년 만의 복귀작으로 단편을 택한 이유에 대해 이나영은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배우로서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2018년 영화 ‘뷰티풀 데이즈’ 이후 오랜만의 스크린 행보지만, 상업영화가 아닌 실험적인 단편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그녀의 선택이 더 눈길을 끈다.
이름을 잃은 세계 속 두 인물
이나영이 연기하는 첫 번째 인물 ‘셰퍼드’는 연쇄실종사건의 배후에 있는 어린이 범죄조직 ‘노란양떼’의 수장이다. 시스템 밖에서 억압에 맞서는 인물로, 세상을 바꾸려는 강한 의지를 지닌 캐릭터다. 반면 ‘진이’는 시스템 안에서 살아가며 내면의 갈등을 겪는 형사다. 두 인물은 같은 과거를 공유하지만, 전혀 다른 선택을 한다.
제작진은 “‘셰퍼드’와 ‘진이’의 대비를 통해 한 인간이 환경과 선택에 따라 얼마나 다른 존재로 변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조희수 감독은 “이나영은 두 인물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자신의 정체를 완전히 해체할 용기를 가진 배우였다”고 평했다.
감독과의 첫 미팅, 확신으로 이어졌다
조 감독은 이나영의 첫 미팅 당시를 떠올리며 “그가 ‘나를 신원미상의 얼굴로 만들어 달라’고 말했을 때, 이미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고 밝혔다. 조희수 감독은 한예종 조형예술과를 졸업하고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조형예술대학에서 수학한 인물로, ‘더 다이버스’, ‘철인 3종 경기’ 등 실험적 단편으로 영화계 안팎에서 주목받아왔다.
‘신원미상’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년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 지원작으로,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이 제작을 맡았다. 완성된 영화는 2026년 국내외 영화제 출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적 완성도와 메시지 면에서 상당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나영이 연기하는 두 인물의 감정선은 완전히 다르다. 시스템에 맞서는 셰퍼드는 거칠고 직선적이지만, 진이는 내면의 혼란을 안고 있는 인물이다. 두 인물이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긴장감이 영화의 중심을 이끌 전망이다. 관계자는 “이나영이 연기하는 ‘셰퍼드’의 차가운 눈빛과 ‘진이’의 혼란스러운 표정이 같은 배우의 얼굴에서 나온다는 게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귀띔했다.
남편 원빈의 행보와 맞물린 관심
이나영의 복귀 소식이 알려지자 배우 원빈의 근황도 다시 주목을 받았다. 원빈은 2010년 영화 ‘아저씨’ 이후 15년째 공식적인 작품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앞서 방송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한 디자이너 지춘희는 “원빈이 연기를 그만둔 건 아니다. 여전히 대본을 보고 작품을 고르는 중”이라고 전해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이처럼 이나영은 오랜 공백 이후에도 상업성과 거리를 둔 선택을 통해 자신만의 색을 이어가고 있다. 대형 영화 대신 단편을 택한 그녀의 결정은 단순한 복귀가 아니라, 새로운 시도이자 실험에 가깝다. ‘신원미상’이 보여줄 이나영의 두 얼굴이 어떤 울림을 남길지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