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커엔터테인먼트영화우주에서 홍어가 내려온다… 故 김수미 유작으로 관심 쏠린 ‘한국 영화’

우주에서 홍어가 내려온다… 故 김수미 유작으로 관심 쏠린 ‘한국 영화’

고 김수미 유작 ‘홍어의 역습’ 12월 개봉

‘홍어의 역습’ 김수미 스틸. /시네마뉴원

무대는 지구, 침공자는 홍어. 말도 안 되는 설정이지만 곧 극장에서 현실이 된다. 다음 달 12일, 故 김수미의 유작인 영화 ‘홍어의 역습’이 관객과 마주한다. 외계에서 온 생명체, 예상치 못한 로맨스, 그리고 소규모 밴드의 연습 장면까지. 따로 보면 전혀 어울릴 수 없는 요소들이 한 편의 이야기로 묶였다.

공개된 장면에서는 배경부터 시선을 잡는다. 우주 공간 위에 거대한 홍어 형태의 괴생명체가 떠 있고, 그 아래 기타를 든 인물과 보안요원 복장을 한 여성이 서 있다. 중앙에는 익숙한 얼굴, 김수미가 웃고 있다. 설정은 황당하지만 분위기는 진지하지 않다. 오히려 장난스럽고 느슨한 긴장감이 흐른다.

‘홍어의 역습’ 김수미 스틸. /시네마뉴원

‘홍어의 역습’은 처음부터 끝까지 가볍다. 외계 생명체가 등장해도 상황은 무겁지 않고, 캐릭터들은 심각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SF적 상상력을 전면에 내세우지만, 결말보다 과정에서 터지는 소동에 더 집중한다.

김수미가 마지막으로 택한 웃음의 방식

극 중 홍어 가게를 운영하는 ‘홍할매’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캐릭터다. 화통한 말투, 빠른 손놀림, 그리고 전혀 당황하지 않는 태도까지. 김수미는 이 인물을 단순한 코믹 캐릭터가 아닌, 현실감 있는 인물로 그려냈다. 외계 존재를 보고도 겁내지 않고, 오히려 같이 한소리 하며 밀어붙이는 장면에서 그의 힘이 드러난다. 영화 전반에 걸쳐 그의 말맛과 표정 하나하나가 중심을 잡고, 유작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활기가 가득하다.

‘홍어의 역습’ 스틸컷. /시네마뉴원

이선정이 연기하는 진수는 고체 치약 개발에 몰두하는 연구원이다. 타고난 후각이라는 설정이 붙었지만, 이야기는 능력보다는 엉뚱한 반응에서 재미를 끌어낸다. 그에게 주어진 임무나 책임보다, 허둥대면서도 끝까지 버티는 모습이 더 눈에 들어온다.

오승희는 과거 스턴트우먼 출신의 보안요원 ‘지구’로 등장한다. 몸을 쓰는 장면에서 속도감 있게 움직이지만, 표정과 대사는 여유롭고 단순하다. 위기에서도 절박함보다는 당황스러움이 먼저 앞서는 식이다.

세 인물이 만들어내는 엉뚱한 팀워크

이 세 사람은 본래 함께일 이유가 없다. 가게 주인, 연구원, 보안요원이라는 접점 없는 인물들이 외계 생명체의 출현 이후 얽히게 된다. 상황은 계속 어긋나고, 결정적인 장면마다 엉뚱한 선택이 반복된다. 그 안에서 이들이 만들어내는 팀워크는 흐트러진 리듬 속에서도 묘한 통일감을 준다.

‘홍어의 역습’ 출연진. /시네마뉴원

밴드 연습실에서 기타를 치던 인물이 갑자기 외계 홍어와 마주하고, 보안요원이 대책 없이 방황하는 와중에 가게 주인이 해결책을 내놓는다. 얼핏 보면 전형적인 구조 같지만, 장면 하나하나가 예상을 비껴간다.

갈등이 뚜렷하게 쌓이지 않고, 해결도 명확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대신 황당한 전개로 사건이 끊임없이 바뀌고, 그 안에서 각자도생하는 모습이 펼쳐진다. 그 과정이 반복되면서 캐릭터 사이에 이상한 균형이 생긴다. 진지함보단 어이없음, 절박함보단 넋 나간 표정이 이 영화의 톤을 끝까지 밀어붙인다.

‘홍어의 역습’에 등장하는 우주에서 내려온 홍어들. /시네마뉴원

12월 12일, 이 기묘한 조합이 스크린 위에 오른다. 홍어가 우주에서 날아오고, 사람들은 그걸 막는다. 막아야 하는 이유도, 방식도 흐릿하다. 그런데 그게 전혀 거슬리지 않는다. 故 김수미가 마지막으로 택한 이야기는 웃기면서 이상하고, 이상한데 또 정겹다. 관객이 그 세계에 빠져드는 건, 진지한 설명보다 한마디 툭 던지는 말 한마디가 훨씬 설득력 있게 들리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김수미는 50년 넘게 연기를 해오며, 오랫동안 ‘국민 엄마’로 불릴 만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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