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JTBC 수목 드라마 ‘서른, 아홉’은 마흔을 앞둔 세 친구의 삶을 진솔하게 그려내며 현실에 발 딛고 사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공감과 위로를 전했다. 세 사람이 함께 겪는 우정, 사랑, 일상에서의 고민은 지금을 살아가는 이 시대 모든 ‘서른아홉’에게 던지는 메시지와 다름없다.
오늘을 버티는 세 친구의 우정
마흔을 눈앞에 둔 이 시점 ‘서른, 아홉’의 주인공들은 누구나 한 번쯤 품었을 불안을 그대로 보여준다. 남들은 마흔이 되면 모든 것이 안정될 거라 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누군가는 부모에게 기대 살고 누군가는 내 집 마련은커녕 내일을 걱정하며 산다.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돈이 모이는 세상도 아니고 결혼이 인생의 정답도 아니다. 돈, 결혼, 건강, 혼자 늙어가는 삶에 대한 두려움이 뒤섞인 이 시기는 마흔이라는 숫자가 주는 무게만큼이나 복잡하다. 좋은 실버타운에 들어가려면 2억, 몇십 년 뒤엔 3억까지 필요하다는데 당장 3백도 빠듯한 현실은 남의 일이 아니다. 드라마 속 친구들은 단골집에서 맥주 한 잔에 그날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도 심장은 늘 새로운 무언가를 기대한다. 젊을 땐 사랑에 신중했지만 이제는 작은 눈빛에도 설렘이 찾아온다. 마흔은 흔히 불혹이라고들 하지만 ‘서른, 아홉’의 주인공들은 오히려 더 쉽게 사랑에 빠지고 작은 일에도 감정이 요동친다. 오래된 친구들과 함께라면 현실의 무게도 잠시 내려놓고 웃으며 술잔을 기울인다.
부럽지 않은 환경에서 자란 차미조(손예진)는 병원 개원과 대출 상환까지 마무리하며 한숨 돌릴 틈을 얻었지만 마음속 불안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일곱 살에 입양돼 따뜻한 사랑을 받으며 컸지만 여전히 새로운 사랑 앞에서 흔들리고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한다.
전미도가 연기한 정찬영은 배우의 꿈을 품었으나 인생은 뜻대로 흐르지 않았다. 소속 배우들의 연기 지도를 맡으면서도 언제나 자신의 꿈을 놓지 못했고 마흔이 되기 전에는 새로운 시작을 꿈꿨지만 갑작스러운 시한부 판정은 그의 삶을 다시 한 번 송두리째 흔들어놓았다. 힘들지만 눈물만으로 시간을 보내지 않겠다는 다짐도 함께 한다.
평생 소심했던 장주희(김지현)는 친구들이 아니었다면 더욱 고요한 인생을 살았을 것이다. 고3 때 어머니의 병간호로 대학 진학도 포기한 그는 늘 일상을 반복하며 지냈다. 연애 한 번 해보지 못했지만 동네에 새로 생긴 중식당의 셰프에게 마음이 끌리며 작은 변화를 꿈꾼다. 그런 와중에 가장 가까운 친구가 아프다는 소식은 그의 세계를 무너뜨린다. 오랜 시간 서로 곁을 지켜준 친구들이 없는 삶은 상상조차 어렵다.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잡은 ‘서른, 아홉’
드라마 ‘서른, 아홉’은 방영 초반부터 꾸준한 시청률 상승세를 보였다. 첫 회 4%로 시작해 2회 5%, 3회 7%로 상승 곡선을 그렸고 전작의 최고 시청률을 가볍게 넘어섰다. 4회 만에 JTBC 수목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 최종회에서는 8.1%로 또 한 번 자체 기록을 경신했다. 한동안 주춤하던 JTBC 드라마 시장에서 보기 드문 성공 사례로 꼽힌다.
해외에서의 반응도 뜨거웠다. 미국의 유명 미디어 ‘포브스’가 발표한 ‘2022 베스트 한국 드라마’에 ‘서른, 아홉’이 선정되며 작품성을 다시 한 번 입증받았다. 같은 해 최고 시청률 17.5%를 기록하며 인기 드라마로 꼽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국은 물론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서른, 아홉’은 한 번뿐인 인생을 누구와 함께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어른이 돼도 여전히 불안하고 때로는 철없어 보일 만큼 순수하게 웃고 운다.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고 고민하는 모습, 작은 위로와 설렘에 기대어 하루를 살아내는 장면은 많은 이들에게 위안이 됐다. 인생이란 결코 혼자 버텨낼 수 있는 길이 아니라는 점, 결국 우리 곁을 지켜주는 건 서로를 ‘친애’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드라마는 담담하게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