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가대표’는 국내 스포츠 영화의 흥행 역사를 새로 썼다. 2009년 개봉 당시 80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스포츠 영화를 넘어 한국 영화계 전체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이어 2016년에도 속편이 등장해 누적 관객 약 1500만 명을 기록했다. 흥행 수익은 570억 원에 달하며 경쟁작 ‘해운대’와 함께 그 해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다.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의 탄생, 현실이 된 영화
2009년 개봉한 ‘국가대표’는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을 목표로 급하게 만들어진 대한민국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영화는 전라북도 무주에서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스키점프 종목에 참가할 선수를 급조해야 했던 상황에서 출발한다.
어린이 스키교실 강사였던 방종삼(성동일)이 코치로 임명되면서 어쩌다 보니 국가대표가 된 개성 강한 다섯 명의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입양인 출신 밥(하정우), 나이트클럽 웨이터 흥철(김동욱), 고깃집 아들 재복(최재환), 조용한 소년가장 칠구(김지석), 동생 봉구(이재응)가 그 주인공이다.
방 코치는 아파트 제공, 군 면제 등 각자 절실한 조건을 제시해 멤버들을 끌어모으고 선수들은 ‘정상적’이지 않은 환경에서 맨몸으로 훈련을 시작한다. 점프복 대신 츄리닝, 보호장구 대신 공사장 헬멧으로 무장한 이들의 연습장은 고깃집 앞마당, 나무 위, 놀이공원 등 그야말로 즉석 현장이다. 훈련이 거듭될수록 이들은 점점 스키점프 선수로 성장하고 하늘을 나는 순간에 짜릿한 희열을 느끼게 된다.
훈련은 험난했지만 대한민국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은 마침내 월드컵에 첫 출전하게 된다.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세계 선수들의 냉소와 무시, 준비 부족으로 인한 시행착오까지 겹치며 예상했던 성과는 내지 못한다. 하지만 우연히 나가노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얻게 되면서 선수단은 다시 한번 꿈을 꾸게 된다.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에서 한국이 탈락하면서 급조된 팀은 해체 위기를 맞는다. 개인적 이익을 위해 모였던 선수들은 이제 각자 사연을 넘어 스키점프라는 종목에 대한 애정과 팀워크로 다시 한 번 뭉치게 된다. 금메달이나 군 면제가 아닌 순수한 도전과 자신만의 꿈을 위해 마지막 경기에 임하는 순간은 관객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캐릭터의 현실감, 삶을 건 선택
‘국가대표’가 남다른 이유는 각 캐릭터의 사연과 개성이 영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는 점이다. 하정우가 연기한 차현태(영어 이름 밥)는 어린 시절 미국으로 입양됐다가 친모를 찾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온 전직 주니어 알파인 스키 미국 국가대표다. 엄마와 함께 살 집이 필요해 팀에 들어가고 실제 토비 도슨의 삶에서 영감을 얻은 캐릭터로 알려져 있다.
김지석이 연기한 칠구는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가족을 책임져야 했던 인물로 군 면제를 위해 국가대표에 합류하지만 점차 팀에 애정을 갖게 된다. 김동욱의 흥철은 과거 스키 유망주였으나 약물 복용 문제로 선수 생활을 접고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다 방코치의 설득과 군 면제, 코치의 딸에게 반해 팀에 합류한다. 거친 언행과 반항적인 태도지만 동료를 점차 진심으로 대하는 변화가 돋보인다.
성동일이 연기한 방종삼 코치는 실적과 명예보다는 사람과 팀을 먼저 생각하는 리더다. 어린이 스키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국가대표팀을 맡게 되고 처음엔 억지로 팀을 이끌었지만 점점 선수들과 한마음이 돼 스키점프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국가대표’의 흥행, 한국 스포츠 영화의 새로운 기준
‘국가대표’는 2009년 여름 무려 80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당시 극장 개봉 스포츠 영화로는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김용화 감독은 스키점프 장면을 비롯해 영화의 리얼리티와 감동을 극대화하며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찬사를 받았다. 특히 마지막 점프 장면은 관객의 심장을 뛰게 만든 명장면으로 회자된다.
영화의 흥행에는 경쟁작 ‘해운대’의 흥풍 속에서도 끈질긴 롱런이 뒷받침됐다. 최종 803만 관객, 57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스키점프라는 비주류 스포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실제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도 큰 용기와 자부심을 안겨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