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방영을 앞두고 제작 발표회에서 시청률 10% 돌파를 자신했던 작품이 현실의 벽에 가로막혔다. MBC 일일드라마 ‘첫 번째 남자’가 첫 방송 이후 좀처럼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하며 시청률 부진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드라마는 복수를 결심한 인물이 다른 사람의 삶을 살게 되고, 반대로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남의 인생을 빼앗은 인물이 등장해 목숨을 건 대결을 벌이는 이야기다. 인간의 욕망과 선택, 그로 인한 결과를 그리며 인생은 결국 자신이 뿌린 대로 돌려받게 된다는 메시지를 중심에 둔다.
‘첫 번째 남자’는 드라마라는 장르의 익숙한 복수 서사에 인간 내면의 어두운 욕망과 선한 의지를 교차시키며 극적 긴장감을 형성한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각기 다른 목표와 신념을 안고 움직인다. 삶을 건 대결 구도와 서로 얽힌 인연, 각자의 비밀이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밀도 있게 담아내고 있다. 시청자들은 선한 행동이 결국 보답받고 나쁜 행동이 다시 돌아오는 부메랑 같은 인과의 흐름에 공감하며 이야기에 몰입한다.
오장미·채화영·강백호, 각기 다른 욕망과 갈등
주요 인물로는 함은정이 연기하는 오장미가 있다. 오장미는 쌍둥이 자매 중 언니로 어른스럽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지녔다. 밝고 따뜻한 성격에 현실적인 생존력이 더해져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혜와 용기를 잃지 않는다. 가족을 위해 온갖 아르바이트를 마다하지 않고 꿈을 이루기 위해 묵묵히 힘을 쏟는다. 그의 목표는 엄마에게 물려받은 손맛을 살려 최고의 셰프가 되는 것이다. 가족을 위해 헌신적으로 살아가지만 그 가족이 위기에 처하게 되면서 오장미의 운명에도 거센 파도가 일기 시작한다.
또한 오현경이 연기하는 채화영은 한때 스타 탤런트로 수많은 팬을 거느렸던 인물이다. 우아한 외모 뒤에는 강렬한 야망과 냉혹함이 숨겨져 있다. 원하는 것은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손에 넣고 마는 냉정한 캐릭터로 드림호텔 대표이자 마회장의 며느리로 살아가면서도 드림그룹을 손에 넣겠다는 집념을 불태운다. 겉으로는 조신한 며느리지만 속으로는 마회장을 제거할 기회를 노린다. 오직 딸 서린만은 자신의 인생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존재로 벼랑 끝에서 버틸 유일한 끈이라고 생각한다.
윤선우가 맡은 강백호는 작품 속에서 자유분방함과 정의로움을 동시에 보여주는 인물이다. 잘생긴 외모와 멀티플레이어로서의 매력으로 주변의 인기를 한몸에 받는다. 무료 변론, 친구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 등 진심 어린 선의가 두드러진다. 겉으로는 무심한 듯 보이지만 오장미를 만난 이후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다. 백호는 형 준호와 오장미를 사이에 두고 경쟁하면서 또 다른 갈등의 중심에 서게 된다.
이처럼 각각의 캐릭터가 선명한 개성과 뚜렷한 욕망을 지니고 얽히며 ‘첫 번째 남자’는 치열한 인생 경쟁과 복잡한 감정선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드라마는 매회 이들이 선택한 길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또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되는지 보여준다. 착한 마음을 잃지 않는 이에게는 작은 행복이라도 돌아오지만, 이기심과 탐욕에 사로잡힌 인물에게는 예상치 못한 파국이 찾아온다.
시청률 10% 반등 가능할까
제작진과 배우들은 방영 전 자신감을 드러냈다. 윤선우는 제작 발표회에서 “시청률 10%를 넘기면 해외에 보내주신다고 했다. 꼭 10%를 넘기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박건일 역시 “10%는 반드시 넘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실제로 첫 방송에서는 4.9%라는 시청률을 기록해 기대를 모으는 듯했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시청률은 오히려 주춤했다. 24회까지 진행된 현재에도 5% 초반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초반 기대와 달리 상승세를 타지 못한 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시청률 부진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거론된다. 먼저 최근 일일드라마 시장이 예전만큼 강력한 화제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 복수와 대결 구도가 반복되며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각 인물의 사연과 갈등은 잘 짜였으나 대중의 관심을 모으는 특별한 장치나 반전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상에 지친 시청자들이 드라마에서 기대하는 공감 포인트나 통쾌함이 다소 약하다는 의견이 있다.
일일드라마 특성상 앞으로의 전개에 따라 판세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첫 번째 남자’가 남은 회차에서 어떤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지 시청자들의 기대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