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3월 31일 개봉한 영화 ‘친구’는 개봉 첫 주말 58만 명 관객을 모으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개봉 5일 만에 100만 명, 10일 만에 200만 명, 80일 만에 전국 800만 명이라는 당시로선 경이적인 관객 수를 기록했다. 서울에서만 259만 명이 영화를 관람했으며 8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가며 한국 영화계 신기록을 써 내려갔다.
네 친구의 성장과 몰락, 우정의 이면
‘친구’는 조폭 두목의 아들 준석, 장의사의 아들 동수, 모범생 상택, 분위기 메이커 중호까지 총 네 명의 친구들이 겪는 우정과 배신, 성장과 몰락의 과정을 그린다. 어린 시절부터 같은 동네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 네 사람의 인연은 풋풋한 유년기의 소소한 일상부터,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돼서는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는 극적인 변화를 보여준다.
준석은 아버지가 이끄는 폭력 조직의 후계자로서 싸움 실력과 친구들을 이끄는 리더십을 동시에 갖춘 인물이다. 동수는 장의사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내내 놀림을 많이 받았지만 준석의 도움으로 친구 무리에 합류하게 된다. 상택은 화목한 가정에서 자라 전교 1, 2등을 다투는 모범생이었고 중호는 밀수업을 하는 부모님 덕분에 항상 촐싹거리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함께 우정을 쌓으며 행복한 청소년기를 보낸 이들은 20대가 되면서 완전히 갈라진다. 준석은 아버지를 여의고 조직의 행동대장이 되고 동수는 준석을 배신하며 새로운 폭력조직에 몸을 담는다. 상택은 미국 유학길에 오르고 중호는 결혼 후 횟집을 운영한다. 상택은 유학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친구들을 다시 만나고 싶었지만 준석과 동수는 결국 공항에 나타나지 않았다. 부산에 남겨진 친구들과 떠나는 상택의 감정이 교차하며 이야기는 비극적 분위기로 전환된다.
관객들이 ‘친구’에 열광한 이유는, 조직 폭력의 어두운 세계보다도 네 명의 삶에 깃든 현실적 고민과 슬픔 때문이었다. 작품은 당시 한국 사회의 변화, 청춘의 방황, 가족의 의미, 우정의 끝을 날것 그대로 스크린에 담아냈다. 부산 사투리와 진한 남성적 에너지는 영화의 정체성을 확고히 했다.’
실제로 영화를 관람한 관람객들은 “한국 깡패영화의 끝판대장”, “커서 다시 보니깐 다르다. 친구라는 것은 커갈수록 복잡해지는 거 같다. 세상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고, 우정과 믿음이라는 게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나이가 들수록 친구는 예의를 지켜야 하는 거 같다”, “2001년에 보고 2012년에 다시 봤는데 다시 봐도 정말 명작이다”, “수십 번 봤지만 언제나 처음처럼 볼 정도로 최고의 영화”, “한국영화전성기는 이 영화가 시작한 것이다” 등과 같은 후기를 남겼다.
800만 명이 선택한 흥행 신화, ‘친구’
흥행 기록 면에서도 ‘친구’는 여러모로 시대의 전설이 됐다. 18세 미만 관람불가인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개봉 첫 주말에만 58만 명이 관람했고 5일 만에 100만 명, 10일 만에 200만 명, 17일 만에 300만 명, 22일 만에 400만 명, 23일 만에 500만 명, 39일 만에 600만 명, 52일 만에 700만 명을 동원하며 80일 만에 전국 800만 명 관객을 돌파했다. 서울에서만 259만 명의 관객이 영화를 관람하며 8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영화는 한국 영화계에서 최단기간 100만 명 돌파, 600만 명 돌파, 개봉 주말 최다 관객 동원, 최다 예매표 판매, 최단기간 제작비 회수 등 각종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후 10년 넘게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지켰고, 한국영화 산업의 성장과 변화를 이끈 대표작으로 평가받았다.
‘친구’는 당시 사회 분위기와 80~90년대 부산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점에서 한국 영화 팬들에게 오랜 시간 회자되고 있다. 친구라는 이름 아래 감춰진 질투, 배신, 충성, 의리의 감정들이 각 인물의 삶을 통해 날것 그대로 펼쳐진다. 대한민국 현대사 한가운데를 관통하며 ‘친구’는 많은 관객에게 잊지 못할 인생 영화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