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tvN 토일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는 도시와 시골, 냉철함과 따뜻함, 각기 다른 인생의 리듬을 가진 두 사람이 바닷마을 ‘공진’에서 만나며 펼쳐지는 이야기로 시청자에게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현실적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치과의사 윤혜진과 바닷마을의 마당발로 불리는 홍반장 홍두식이 엮어내는 티키타카 로맨스는 방영 내내 힐링 드라마의 진수를 보여줬다.
바닷마을 ‘공진’, 사람냄새 나는 공간
드라마의 무대인 ‘공진’은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법한 아날로그 감성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 대문 없이 이웃이 오가고 음식 꾸러미가 자연스럽게 서로를 오간다. 매일 온기가 식을 틈 없는 이곳에서는 마을 주민 모두가 하나의 가족처럼 살아간다. 서로의 일상을 기꺼이 나누고 크고 작은 고민도 함께 나눈다. 이런 분위기는 각박한 도시에서 지친 이들에게 잠시나마 마음을 내려놓게 만든다.
주인공 윤혜진은 완벽을 추구하는 인물이다. 명문대 치대를 졸업하고 억대 연봉을 받는 페이 닥터로 누구도 흠잡을 데 없는 스펙을 자랑하지만 외형과는 달리 혜진은 누구보다 현실적이다. 치열하게 공부해 성공을 쟁취했지만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기 후원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반면 개인주의 성향도 뚜렷하다. 늘 계획적으로 움직이고 인생의 다음 단계도 이미 설계해뒀다. 그러던 중 정의감에 이끌려 예상치 못한 선택을 하게 되고 결국 도시를 떠나 바닷마을 공진에 정착한다.
공진에서 치과를 열려는 혜진 앞에 홍두식, ‘홍반장’이 나타난다. 공식적으로는 무직이지만 실상은 마을의 모든 일을 도맡는 만능 해결사다. 동네 이웃 누구에게나 한 번쯤 도움을 주고 각종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간다. 그의 하루는 동네 소소한 일들로 빼곡하다. 마을 사람들의 크고 작은 부탁에 늘 응하며 그 과정에서 보람을 찾는다. 누가 보기에 평범한 남자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지난날이 있다. 사람들은 그의 과거를 두고 다양한 소문을 내지만, 정작 본인은 흐름에 맡겨 살아간다.
서로 너무 다른 두 사람은 ‘공진’이라는 마을에서 끊임없이 충돌한다. 일에 있어서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 혜진과, 언제나 여유롭게 사람을 대하는 두식의 만남은 종종 갈등을 일으킨다. 하지만 그 부딪힘에서 새로운 감정이 싹튼다. 남자의 느긋함은 점차 근사하게 느껴지고, 여자의 분주함에는 의외의 매력이 숨어 있다. 두 사람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리듬으로 서로의 인생에 물들어간다.
전 세계가 주목한 힐링 드라마
작품은 마을 주민 모두가 주인공이 되고 각자의 사연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일상 속에서 작지만 소중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은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진다. 누구나 자신만의 무대에서 주연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 평범한 사람이 빛나는 순간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갯마을 차차차’는 방송 기간 내내 큰 인기를 얻었다.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해외 20여 개 국가에서도 넷플릭스 TOP 10에 올랐다. 한창 ‘오징어 게임’이 흥행 돌풍을 불며 각종 1위를 석권할 때도 몇몇 국가에서는 ‘오징어 게임’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바닷마을의 잔잔한 일상과 따뜻한 인간관계, 삶의 희로애락이 그려진 드라마는 바쁜 도시생활 속에서 잠시 멈춰서 자신을 돌아보고 싶은 이들에게 긴 여운을 남겼다. 극적 사건이나 화려한 장치 없이도 마음이 저절로 움직이는 공진의 하루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파도처럼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