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개봉한 항공 재난 영화 ‘비상선언’은 약 300억 원의 제작비와 충무로 대표 배우들이 총출동한 화려한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손익분기점 500만 명에 한참 못 미치는 205만 명의 관객을 기록했다. 기대를 모았던 대작임에도 아쉬운 흥행 성적으로 남은 영화는 사상 초유의 항공 재난 상황과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인간 군상을 현실적으로 담아내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질문을 던졌다.
제작비 300억… 비행기 안에서 펼쳐지는 극한의 재난 상황
영화는 서울남부경찰서 강력팀장 구인호(송강호)가 우연히 비행기 테러를 예고하는 의문의 동영상을 발견하는 장면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다. 인호는 밀린 수사 업무로 아내와의 휴가까지 미루고 평소처럼 출근하는데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된다.
제보받은 테러 예고 영상의 용의자가 실제로 인천에서 하와이로 향하는 KI501 항공편에 탑승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순간 인호는 형사로서의 본분과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함 사이에서 치열하게 갈등한다. 비행기가 상공 2만 8000피트(약 8500m)에 도달한 후 원인불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며 기내는 순식간에 혼돈에 빠진다.
이륙 직후 발생한 사망 사건은 비행기 내부뿐 아니라 지상까지 충격을 전한다. 탑승객들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극도의 공포와 불안을 느끼기 시작하고 사건이 뉴스로 알려지면서 지상에도 혼란이 번진다. 낯선 승객의 수상한 움직임에 신경이 곤두서는 박재혁(이병헌)은 아토피로 고생하는 딸의 치료를 위해 비행 공포증까지 이겨내고 비행기에 올랐지만 예상치 못한 재난 한복판에서 딸을 지키고자 하는 간절함과 타인을 돕고 싶은 마음, 살아남아야 한다는 본능 사이에서 갈등한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국토부 장관 김숙희(전도연)는 즉시 대테러센터를 구성하고 비행기를 안전하게 착륙시킬 방법을 찾기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한다. 지상에서 대책을 마련하는 인물들의 분투와 더불어 하와이행 KI501편 부기장 최현수(김남길)는 조종석과 기내를 오가며 점점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도 안전한 착륙을 위해 책임감으로 버틴다. 현실의 벽 앞에 불안함이 커지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조종간을 놓지 않아야 하는 절박함이 비행기를 지탱한다.
비상 상황에서 인물들은 두려움, 분노, 절망, 이타심 등 다양한 감정에 휩싸인다. 객실 승무원, 평범한 승객, 아이를 안고 비행기 앞에 선 부모, 이 모든 상황을 통제해야 하는 리더까지 각자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강렬하게 그려진다. 상공이라는 밀폐된 공간, 바깥과의 단절, 언제 착륙할 수 있을지 모르는 막막함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 군상은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
205만 명 그친 관객수, 대작의 아쉬운 성적
‘비상선언’은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박해준 등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들의 출연으로 개봉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묵직한 메시지, 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연기에도 불구하고 최종 관객수는 205만 명에 머물며 손익분기점이었던 500만 명을 넘지 못했다. 약 3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임에도 관객의 기대를 모두 충족시키진 못했다는 점에서 흥행 성적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당시 작품을 관람한 관람객들은 “초중반부는 탄탄한 연기력과 생생한 비행기 연출로 상당히 흥미롭고 긴장감있게 흘러간다. 하지만 후반부에 들어설수록 영화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재난 영화 특성상 신파를 어느 정도 감안하고 갔지만 신파가 뜬금없이 등장하고 너무 자주 나와서 심장이 차가워졌다. 이야기는 갈수록 늘어져서 지루해지더니 초반의 긴장감은 이미 다 사라졌고 영화 끝나고 나서는 실망감만 남았다. 배우들 연기가 아까운 영화였다.”, “잘 가다가 무리한 반미, 반일과 억지스러운 신파, 무리한 설정이 영화를 산으로 보낸다. 보면서 계속 어이없는 웃음이 나온다. 진짜 억지 눈물 짜낼 때는 하…. 배우들이 너무 아깝다” 등과 같은 아쉬운 평가가 잇따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