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커엔터테인먼트영화한국 누아르 영화계 레전드로 해외서도 '극찬' 쏟아졌던 19금 청불 작품

한국 누아르 영화계 레전드로 해외서도 ‘극찬’ 쏟아졌던 19금 청불 작품

사진= ‘CJEntertainmentUSA’ 유튜브

2012년 2월 개봉한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는 관객 470만 명을 동원하며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다.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당시 한국 범죄 느와르 영화 흥행 기록을 다시 썼고 꾸준한 입소문을 타며 누적 매출 350억 원을 돌파했다. 작품성뿐만 아니라 상업적 성공까지 거머쥔 영화는, 윤종빈 감독의 이름을 대중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다. 한국 영화계가 침체기를 겪던 시기 ‘범죄와의 전쟁’의 선전은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2012년 상반기 가장 화제가 된 영화 중 하나로 꼽혔다.

부산을 움직인 두 남자, 최익현과 최형배의 만남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는 1980~1990년대 초반 대한민국 사회의 이면에서 벌어진 욕망과 배신,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생존 싸움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사진= 쇼박스

‘범죄와의 전쟁’의 배경은 1980년대 부산이다. 주인공 최익현은 부패한 세관 공무원으로 법의 경계선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건달도 아니고 민간인도 아닌 이도 저도 아닌 ‘반달’로 묘사되는 인물이다. 영화 초반, 익현은 순찰 중 히로뽕을 압수하는데 이를 기회 삼아 인생의 마지막 한탕을 노린다. 그가 손을 내민 상대는 바로 부산 최대 조직의 젊은 보스 최형배다.

두 남자의 만남은 영화의 전환점이 된다. 머리로 승부하는 익현과 주먹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형배. 익현은 특유의 임기응변과 친화력으로 형배의 신뢰를 얻고 두 사람은 각자의 능력을 합쳐 부산을 빠르게 장악한다. 최형배가 조직의 힘과 카리스마를 내세운다면 익현은 로비와 인맥, 위기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본능적인 감각을 무기로 삼는다.

사진= 쇼박스

권력의 맛을 본 이들에게 평화는 오래가지 않는다. 1990년 노태우 정부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상황이 급변한다. 조직 내에 균열이 생기고 그동안 의리를 나눴던 이들 사이에도 배신과 의심이 번진다. 넘버원이 되고 싶은 욕망, 살아남기 위한 각자의 선택이 이어지면서 한때 동지였던 이들은 서로를 향해 칼끝을 겨눈다.

최민식이 연기한 최익현은 한국 조폭 영화사에서 가장 강렬한 캐릭터로 손꼽힌다. 영화 초반 마약을 팔아 한몫 잡으려는 장면이나 선배 공무원과의 대화에서 일본을 비판하며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는 모습은 그의 이기적인 본성이 잘 드러난다. 이후 일본 야쿠자와 거래를 서슴지 않는 장면에선 그의 이중성과 생존 본능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사진= 쇼박스

또 다른 주인공 최형배는 하정우의 연기로 생생하게 살아났다. 조직폭력배 두목으로서 카리스마와 냉철함을 동시에 갖춘 그는 최익현과의 혈연적 연결고리와 미묘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극을 이끈다. 영화 후반 최익현이 검사와 거래해 조직의 몰락을 앞당기고 결국 잡혀가는 장면은 두 인물의 비극적 운명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최형배가 살기 어린 눈빛으로 익현을 바라보는 마지막 순간은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사진= 쇼박스

작품에는 조진웅, 곽도원, 김성균, 마동석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각자의 역할에 최적화된 이들의 연기가 영화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특히 인물들이 부딪히고 엮이는 과정을 통해 한국 범죄영화 특유의 집단성, 의리, 배신의 정서를 세밀하게 묘사했다.

국내외 인정받은 명실상부 느와르 명작

‘범죄와의 전쟁’은 당시 자금난에 빠졌던 배급사 쇼박스의 운명을 건 작품이기도 했다. 영화는 국내에서 흥행과 함께 평단의 극찬까지 거머쥐며 명실상부한 윤 감독의 대표작으로 자리잡았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작품성은 인정받았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100%라는 기록을 세우며 해외 언론과 관객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사진= 쇼박스

한국 사회의 어두운 시대, 그 틈에서 생존을 위해 스스로를 속이고 타인을 속이며 결국엔 모든 관계가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한국 느와르 영화가 지닌 묵직함과 현실감, 살아남기 위한 인간의 본성을 사실적으로 담아내며 오늘날까지도 회자되는 명작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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