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개봉한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한국 상업영화로서는 거의 최초로 등장한 현대 배경 퀴어 로맨스로, 개봉 직후부터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빠른 전개와 뚜렷한 캐릭터성이 극의 흐름을 주도했으며, 김고은과 노상현이 만들어낸 유기적인 호흡이 관객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현대 배경 퀴어 로맨스로 주목받은 ‘대도시의 사랑법’
작품은 자유분방한 감각의 소유자 ‘재희’와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흥수’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남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 재희는 독특한 스타일과 태도로 주변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인물이다.
반면, 흥수는 재희에게 특별한 관심은 없었지만,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비밀을 들키게 되며 두 사람 사이에 새로운 균열이 생긴다. 이를 계기로 재희와 흥수는 서로를 점차 이해하게 되고, 동거를 시작하며 복잡한 감정의 흐름 속으로 들어간다.
작품은 한국 상업영화 시장에서 현대 도시를 배경으로 본격적인 퀴어 서사를 담아낸 드문 사례로, 장르의 확장을 시도한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김고은과 노상현 두 배우의 캐릭터 소화력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이어졌으며, 장면 전환과 분위기의 흐름이 두 사람의 관계 변화에 잘 녹아들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구재희 역의 김고은은 이전 작품 ‘파묘’에 이어 또 한 번 자신만의 색을 드러내는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자유롭고 솔직한 인물을 안정적으로 표현하면서 감정의 여운을 남겼고, 장흥수 역의 노상현은 퀴어 장르 특유의 감성을 부담 없이 풀어내며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이외에도 정휘, 오동민 등의 출연과 곽동연의 특별 출연이 극의 균형을 더했고, 극 중 등장하는 장흥수와 그의 연인 사이에서 오가는 소소한 감정선 또한 관객의 공감을 이끌었다.
연출 방식 또한 주목 받았다. 영화는 재희라는 인물의 성격을 반영하듯 빠르고 직설적인 편집과 구성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밀도 있게 끌고 나간다. 대사 역시 비교적 문학적인 표현이 많아 명확하게 주제의식을 전달하고자 한다.
손익분기점 돌파 실패, 다소 아쉬운 성적표
해외 반응도 좋은 편이었다. 제49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선공개된 이후, 영화제 측은 “개인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감성적으로 풀어냈다”면서 “정체성과 사랑, 젊음의 복합적인 감정을 신선한 시각으로 담아냈다”고 평했다.
하지만 상영 당시 경쟁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같은 날 개봉한 ‘조커: 폴리 아 되’가 대형 화제작으로 관객의 관심을 집중시켰고, 뒤이어 ‘베테랑2’가 안정적인 수요를 이어가며 극장가 점유율을 높였다. 여기에 가족 관객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흥행한 애니메이션 ‘와일드 로봇’까지 가세하면서 ‘대도시의 사랑법’은 관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과적으로 누적 관객 수는 약 87만 명으로, 손익분기점인 130만 명을 넘기지 못했다. 흥행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장르적 도전과 표현의 시도는 한국 영화계에서 의미 있는 시발점으로 평가된다. 퀴어 서사의 접근 방식과 감정 묘사의 폭을 넓혔다는 점에서 후속 작품들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정표가 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