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에 개봉한 3D 애니메이션 영화 ‘킹 오브 킹스’는 국내에서는 큰 반향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최종 관객 수는 128만 명에 그쳤고 화제성 면에서도 조용하게 지나간 편이다. 그러나 북미에서는 전혀 다른 반응이 이어졌다. ‘킹 오브 킹스’는 2014년 개봉작 ‘넛잡: 땅콩 도둑들’에 이어 역대 북미 개봉 한국 영화 중 흥행 2위에 올랐으며 2019년 ‘기생충’ 이후 6년 만에 한국 영화가 북미 박스오피스 TOP 10에 이름을 올리는 성과를 기록했다.
북미서 대박 터뜨린 ‘킹 오브 킹스’
‘킹 오브 킹스’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중심으로 구성된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모팩 스튜디오 장성호 대표가 연출과 각본, 제작, 편집까지 전담했다. 영국의 소설가 찰스 디킨스가 남긴 ‘우리 주님의 생애(The Life of Our Lord)’를 모티브로 부모가 자녀에게 예수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액자식 구성을 통해 전개된다. 어린이의 시선을 따라 성경 속 사건들이 펼쳐지는 방식이다.
영화는 디킨스가 자신의 막내아들 월터에게 진정한 왕의 의미를 들려주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월터는 아버지의 생생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며 2000년 전 예수가 태어난 순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이후 예수가 펼치는 놀라운 기적과 사람들을 향한 사랑, 이어지는 시련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점점 그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감동적인 순간도 잠시 예수에게 닥쳐오는 고난과 그 앞에서 담담함을 잃지 않는 태도를 통해 월터는 이야기 속에 담긴 아버지의 진심을 깨닫기 시작한다. 이처럼 영화는 사건보다 인물의 감정과 변화에 초점을 맞춰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예수의 신성과 인성을 모두 균형 있게 표현한 점이 돋보인다. 전지전능한 존재이면서도 인간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모습, 평화와 사랑을 강조하면서도 정의를 놓치지 않는 태도 등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진정한 왕은 스스로를 낮추어 백성을 섬기는 자”라는 대사와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하리라”는 선언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한국어 더빙에는 이병헌, 이하늬, 진선규, 양동근, 차인표 등 다수의 배우들이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어린이와 청소년 관객이 예수의 생애를 이해하기 쉽게 연출된 점도 호평의 배경이 됐다.
성경 이야기를 감정과 상징을 강조해 표현한 점이 교육적이면서도 몰입감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국내에서는 큰 흥행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북미에서 기록한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종교 콘텐츠가 문화와 언어의 경계를 넘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애니메이션이라는 형식을 통해 복잡한 신학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