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의 저력이 또 한 번 세계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화려한 도시나 거대한 세계관이 아닌 군대 ‘취사반’이라는 익숙한 공간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취사병 전설이 되다’가 프랑스의 권위 있는 드라마 축제 ‘시리즈 마니아 2026’에 공식 초청되며 국내 공개 전부터 해외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유럽 최대 드라마 축제, 한국 작품은 단 한 편
티빙은 지난 13일, 올해 상반기 공개 예정인 ‘취사병 전설이 되다’(연출 조남형, 극본 최룡,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스튜디오드래곤·스튜디오N)가 프랑스 ‘시리즈 마니아’ 비경쟁 부문(Special Screening)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시리즈 마니아’는 2010년 시작된 유럽 최대 규모의 시리즈 행사로 전 세계 감독과 작가, 드라마 팬들이 한자리에 모여 동시대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을 소개하고 논의하는 축제다. 올해 행사는 다음 달 20~ 27일까지 프랑스 릴(Lille)에서 열린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이번 페스티벌에 초청된 작품 가운데 유일한 한국 콘텐츠로 이름을 올리며 의미를 더했다.
“과감한 형식미와 독창적 위트” 해외 호평
주최 측은 선정 이유에 대해 이례적인 찬사를 보냈다. 관계자는 “자유롭고 파격적인 즐거움을 담아낸 드라마는 흔치 않다”며 “과감한 형식미와 독창적인 위트를 앞세워 상실의 잔해 속에서 강인한 생명력을 찾아내는 초현실적 여정을 그려낸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주연 배우 박지훈의 연기에 대해서도 높은 기대를 드러냈다. “박지훈의 연기는 경이롭고 깊은 울림을 남긴다”는 평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이미 다수의 작품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온 박지훈이 이번 작품을 통해 어떤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웹툰 원작, 군대와 판타지의 결합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이야기는 ‘흙수저’ 출신 주인공 강성재(박지훈 분)가 입대 후 정체불명의 가상 ‘퀘스트’ 시스템을 마주하며 전설적인 취사병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은 밀리터리 쿡방 판타지다.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에 요리와 게임 상태창 설정을 접목한 발상이 연재 당시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현실적인 군 생활의 고충 위에 게임적 요소를 더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던 만큼 드라마에서는 이를 어떤 방식으로 시각화했는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극 중 강성재는 강림초소로 갓 전입 온 이등병이자 취사병이다. 최우수 훈련병에서 관심병사로 전락한 뒤 정체 모를 목소리를 따라 취사병 전직 퀘스트를 수락하며 예기치 못한 여정을 시작한다.
윤경호가 연기하는 박재영은 4중대 행정보급관으로 화려한 사건·사고 전적을 지닌 인물이다. 진급에 번번이 실패해 만년 상사에 머물러 있는 그는 문제적 신병의 등장으로 또 한 번 시험대에 오른다.
한동희는 강림초소장 조예린 중위를 맡았다. 육군사관학교 출신 장교들 사이에서 여대 학군단 출신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인물로, 할 말은 반드시 하는 성격을 지녔다. 조용하던 초소는 신병 강성재의 전입 이후 예측 불가한 상황으로 접어든다.
이홍내가 연기하는 윤동현은 선임 취사병이다. 제대까지 100일을 남겨둔 상황에서 새로운 후임의 등장으로 남은 군 생활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직감한다. 이상이가 맡은 황석호 중대장은 까다로운 미각을 지닌 인물로, 병사들을 필요에 따라 소모하는 태도로 긴장감을 형성한다.
군대라는 폐쇄적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요리와 판타지, 인물 간의 갈등이 어우러진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공개 전부터 해외 무대의 선택을 받으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국내 공개에 앞서 세계 관객과 먼저 만나는 이 작품이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