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이 8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던 것과 달리 속편은 단 100만여 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치며 흥행에 대실패했다. 같은 이름을 내건 시리즈지만 성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기대 속에 출항했던 ‘해적’의 두 번째 항해는 결국 아쉬운 결과로 기록됐다.
2022년 개봉한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은 당시 화려한 출발과 달리 아쉬운 흥행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작품은 86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전편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뒤를 잇는 속편으로 개봉 전부터 높은 관심을 모았다. 사라진 왕실의 보물을 둘러싼 모험을 전면에 내세우며 다시 한번 바다 위 대장정을 예고했다.
사라진 왕실 보물을 둘러싼 삼파전
이야기의 중심에는 자칭 고려 제일검이라 불리는 의적단 두목 ‘무치’(강하늘)와 바다를 평정한 해적선의 주인 ‘해랑’(한효주)이 있다. 산에서 활동하던 의적과 바다를 터전으로 삼은 해적은 태생부터 맞지 않는 관계다. 한 배에서 운명을 함께하게 된 이들은 사사건건 부딪히며 긴장과 갈등을 이어간다. 왜구선을 소탕하던 중 흔적도 없이 사라진 왕실의 보물이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해적 인생 최대 규모의 보물을 찾아 나서는 위험한 항해가 시작된다.
보물을 노리는 세력은 이들뿐만이 아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역적 ‘부흥수’(권상우) 역시 보물을 차지하기 위해 바다로 뛰어든다. 해적과 의적, 역적까지 얽히며 극은 본격적인 삼파전 양상을 띤다. 사라진 보물의 행방과 이를 차지하려는 각 인물의 욕망이 충돌하며 이야기는 속도를 높인다.
한효주가 연기한 해랑은 천하에 이름이 알려진 해적 단주로 작품의 중심을 이끄는 인물이다. 해적단의 유일한 여성 단원으로서 강단 있는 카리스마와 부하들을 아끼는 리더십을 동시에 보여준다. 왜구를 제외한 일반 선박은 건드리지 않는 원칙을 세우고 해산물을 직접 잡거나 왜구 노략선을 약탈해 생계를 이어가는 등 나름의 신념을 지키는 선장이다.
또한 남성 위주의 해적단에 새로 입단한 해금(채수빈)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도 눈길을 끈다. 예쁜 옷을 마음껏 입도록 내어주고 선내에서의 사소한 실수도 너그럽게 넘긴다. 해금의 침대 다리가 부서지자 직접 수리해주는 장면에서는 선장으로서의 책임감과 따뜻한 면모가 드러난다. 전편의 여성 주인공과 달리 해랑의 과거는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지만 죽은 단원들의 유품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는 설정을 통해 인물의 내면을 짐작하게 한다.
강하늘이 맡은 우무치는 자칭 고려 제일검으로 뜻하지 않게 해적선에 눌러앉게 된 의적단 두목이다. 능청스러운 태도와 허세, 검술 실력을 오가며 극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한다. 전편에서 김남길이 맡았던 역할을 잇는 위치로 볼 수 있다.
800만 신화의 그림자, 속편의 처참한 성적
이광수, 권상우, 채수빈, 박지환 등 이름만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배우들이 대거 합류해 극의 활력을 더했다. 전편이 866만 명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한 만큼 속편 제작 소식은 수년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흥행에 대한 기대감도 자연스레 높아졌지만 정작 개봉 이후의 반응은 기대와 거리가 있었다.
일부 관객과 평단에서는 해외 해양 모험물과 인기 만화의 요소를 무리하게 차용해 한국식으로 풀어내려다 방향성을 잃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특히 영화 중간중간 등장하는 ‘해적왕’ 관련 설정은 특정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전편 역시 CG와 배경을 둘러싼 호불호가 존재했지만 배우들의 연기와 전투 장면, 코믹 요소가 어우러지며 여름 시즌과 맞물려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반면 이번 작품은 전작의 강점이 충분히 살아나지 못했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손익분기점은 약 450만 명으로 알려졌으나 최종 누적 관객 수는 133만 명에 머물렀다. 기대를 모았던 속편은 결국 흥행 면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으며 ‘졸작’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