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억 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하고도 결국 흥행에 참패하며 주연 배우가 빚더미에까지 올라앉은 영화가 있다. 2004년 개봉한 영화 ‘클레멘타인’은 개봉 당시 완성도 논란과 함께 관객의 외면을 받으며 흥행 실패의 쓴맛을 봐야 했다.
52억 원 투입에도 외면받은 흥행 참패작
작품은 캐릭터 설정과 전개, 연출 방식, 편집과 음향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부분에서 비판을 받았다. 무리한 기획과 대형 캐스팅, 과감한 설정이 한데 얽히며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지금까지도 자주 언급된다.
이야기는 미국 LA에서 열린 ‘세계 태권도 챔피언’ 결승전에서 시작된다. 한국 최고의 파이터 승현(준 리·이동준)과 미국 대표 잭 밀러(스티븐 시걸)가 맞붙는다. 화려한 기술이 오가는 가운데 승현의 공격이 더 유효해 보이는 장면이 이어지지만 판정은 쉽게 따라오지 않는다. 급소를 정확히 가격한 듯한 순간에도 점수는 오르지 않고 경기는 미국 측에 유리하게 흘러간다. 결국 우승은 잭 밀러에게 돌아가고 승현은 챔피언 자리를 빼앗긴 채 링을 내려온다. 납득하기 어려운 패배는 이후 전개의 출발점이 된다.
패배의 여파는 개인사로 번진다. 연인 민서(김혜리)와도 엇갈리며 관계가 틀어지고 인생의 방향 역시 크게 흔들린다. 시간이 7년 흐른 뒤 승현은 형사로 살아간다. 거칠고 충동적인 면모는 여전하지만 딸 사랑(은서우)과 함께 지내며 나름의 자리를 잡은 듯 보인다. 그러던 중 황종철(기주봉) 일당과 얽히면서 상황은 다시 뒤집힌다. 조직을 잘못 건드린 대가로 형사직을 내려놓게 되고 생계와 딸의 안전을 이유로 황종철의 불법 이종 격투기 사업에 이용되는 처지에 놓인다.
한편 사랑은 마트에서 우연히 민서를 만난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려 자주 만나고 민서는 사랑에게서 설명하기 어려운 친밀감을 느낀다. 민서는 검사로 일하며 강한 성향을 드러내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후 사랑이 승현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신의 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과거와 현재가 한꺼번에 얽힌다. 끊어졌던 관계는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다시 연결된다.
황종철은 미국 프로모터를 통해 승현과 잭 밀러의 재대결을 추진한다. 과거의 패배를 되돌릴 기회처럼 보이지만 승현은 더 이상 의미 없는 싸움에 나설 뜻이 없다는 태도를 보인다. 설득이 통하지 않자 황종철은 미국 측과 손잡고 사랑을 납치한다. 딸을 구하기 위해 승현은 미국으로 향하고 같은 소식을 접한 민서 역시 뒤따른다.
6만 7000명 관객, 기대에 못 미친 성적
영화는 초반부터 인물 간 갈등을 급격하게 설정하고 이후에도 충분한 설명 없이 장면을 전환한다. 수년의 공백이 등장하지만 그 사이의 변화는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는다. 부성애를 강조하는 장치가 반복되지만 지하 격투와 형사 서사, 납치극이 연이어 배치되면서 중심 이야기와의 연결이 느슨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의미를 찾기 어려운 장면이 반복되고 인물의 행동은 감정선과 어긋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과장된 연기와 어색한 연출, 부실한 편집과 음향 역시 완성도 논란에 더해졌다. 대형 배우를 기용했음에도 비중이 크지 않았고 설정 오류와 장황한 대사도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클레멘타인’은 전국 관객 6만 7000여 명을 기록하며 흥행에 실패했다. 특히 제작과 출연을 맡은 이동준은 전 재산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흥행 부진으로 큰 빚을 떠안았다. 이후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부산에서 밤무대 활동을 하며 생계를 이어간 사실이 전해지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