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D-WAR’는 842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고도 적자를 기록한 작품으로 영화 팬들 사이에서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개봉 당시 연간 흥행 1위를 차지했지만 대규모 제작비 부담을 넘지 못해 손실을 냈고 완성도 논란까지 겹치며 평가 면에서도 엇갈렸다.
작품은 개봉 전부터 대규모 제작비와 해외 시장 진출을 내세워 화제를 모았으나 영화 평단과 관객 평가에서는 극명한 온도 차가 나타났다. 개봉 당시 IMDb에 등록된 한국 영화 가운데 가장 낮은 평점을 기록했으며 IMDb Bottom 100 목록에 오른 유일한 한국 영화로 남아 있다.
조선에서 시작된 여의주 전설
영화는 미국 LA 도심 한복판에 생긴 거대한 구덩이에서 시작된다. 기자 이든 켄드릭스는 흙 속에 묻힌 비늘을 발견하고 오래전 기억을 떠올린다. 이야기는 조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악한 이무기 부라퀴를 섬기는 종족이 여의주를 차지하기 위해 조선을 공격하고 여의주를 품은 소녀와 그를 지키던 남자는 끝내 목숨을 끊으며 여의주를 지켜낸다.
수백 년이 흐른 뒤 두 사람은 미국에서 각각 이든과 세라로 환생한다. 이들은 전생의 기억을 자각하고 다시 나타난 부라퀴와 그 부하들에게 쫓기며 여의주를 지키려 한다. 부라퀴는 세라를 찾기 위해 도시를 초토화 수준으로 휘젓고 군대가 출동해 탱크와 전투기를 동원하지만 막아내지 못한다.
혼란이 극에 달하자 동양 전설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FBI 요원 중 한 명이 세라를 사살하면 재앙을 멈출 수 있다고 판단하고 총을 겨눈다. 다른 요원이 이를 저지하며 상관을 사살하고 이든과 세라는 가까스로 탈출한다. 이든은 “운명을 바꾸겠다”고 말하며 세라와 함께 도망친다.
후반부에서 이든과 세라는 부라퀴의 부하들에게 붙잡혀 그랜드 캐니언으로 이동한다. 제물로 바쳐질 위기에 놓인 순간 이든의 목걸이에서 강력한 힘이 방출되며 부라퀴의 군단이 소멸한다. 부라퀴가 다시 여의주를 차지하려 하자 발키르가 등장해 맞선다. 치열한 전투 끝에 세라는 스스로를 희생해 여의주를 완성하고 발키르는 이를 통해 용으로 재탄생한다. 용이 된 발키르는 부라퀴를 쓰러뜨린다.
이든은 세라를 잃은 슬픔 속에 남겨진다. 용은 여의주 속 세라의 영혼이 마지막 인사를 전하도록 허락한 뒤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사라진다. 황무지에 홀로 남은 이든의 이후 행적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는다.
842만 관객에도 적자, 흥행 1위의 역설
제작 당시 심형래는 영화가 큰 수익을 거둘 것이라며 막대한 수익을 예상했다고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투자자들의 돈을 다 갚지 못해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영화의 총 제작비는 약 3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화는 국내외에서 총 987억 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개봉 당시에는 842만 6973명의 관객을 동원해 2007년 개봉작 가운데 흥행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손익분기점은 1500억 원, 관객 수 기준으로는 1000만 명 수준으로 추산됐다. 제작비 규모가 컸던 만큼 천만 관객을 넘어야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총 흥행 수익은 극장과 제작사가 일정 비율로 나누기 때문에 실제 제작사에 돌아가는 금액은 더 줄어든다. 2009년 재무제표가 공개되면서 거액의 적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D-WAR’는 높은 관객 수와 해외 수익에도 불구하고 제작비 대비 수익 면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를 남겼다. 화려한 스케일과 대대적인 홍보, 흥행 기록 이면에는 막대한 비용 부담과 손익 계산이 자리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