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방영한 KBS 드라마 ‘오늘의 탐정’은 장르적 시도와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시청률로 아쉬움을 남긴 작품이다. 완성도에 대한 평가와 달리 수치에서는 힘을 받지 못하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더욱 회자됐다.
‘오늘의 탐정’, 호평에도 저조한 시청률
드라마는 귀신을 쫓는 탐정 이다일과 조수 정여울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인 선우혜를 추적하며 기괴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호러와 스릴러를 결합한 형식으로 현실에서 벌어지는 강력 범죄와 자살 문제를 서사의 출발점에 둔다.
작품은 “저게 사람이야?”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사회 분위기를 배경에 둔다. 잔혹 범죄가 반복되고 불특정 다수를 향한 위협이 이어지는 시대다. 15년 연속 1위를 기록하는 자살률이라는 통계적 현실까지 더해지며 드라마는 질문을 던진다. 만약 그 모든 비극이 인간의 자유 의지만으로 벌어진 일이 아니라면 어떨까. 원한을 품은 존재가 사람을 조종하고 있다면 어떨까. 이 상상에서 이야기가 출발한다.
작품 속에서 사건을 해결하는 인물들은 기존 장르물에서 흔히 보던 퇴마사나 성직자가 아니다. 첨단 과학 수사를 펼치는 수사관도, 냉철한 프로파일러도 아니다. 대한민국 법 체계 안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립탐정과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여성 조수가 중심에 선다. 두 사람은 사건의 배후에 있는 ‘귀신’을 추적하며 한국판 ‘고스트 버스터즈’로 불릴 만한 행보를 이어간다.
귀신 쫓는 사립탐정의 등장
최다니엘이 연기한 이다일은 탐정사무소 ‘어퓨굿맨’의 공동대표다. 외모와 능력을 모두 갖췄지만 수익과는 거리가 멀다. 채무자 추적이나 불륜 증거 수집처럼 현실적인 의뢰에는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기업 간 정보전에 개입했다가 도덕적인 문제를 감지하면 일을 중단하기도 한다. 그가 움직이는 순간은 따로 있다. 경찰과 검찰이 해결하지 못한 사건, 억울함을 호소하는 피해자의 요청이 들어올 때다. 특히 감정적으로 거슬리는 사건 앞에서는 집요한 수사력을 드러낸다.
박은빈이 연기한 정여울은 다수의 아르바이트를 오가며 생계를 책임져 온 인물이다. 가사도우미 앱 상위권 이용자이기도 하다, 단골이 많은 펫 시터, 녹즙 배달, 약국 아르바이트, 대리운전까지 도맡으며 지역 정보를 꿰고 있다. 넉살과 정보력은 그 과정에서 쌓였다.
그의 밝은 표정 뒤에는 무거운 과거가 자리한다. 8년 전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동생 이랑은 청력을 잃었다. 사고 당시 혼자 집에 있었다는 기억은 여울을 오랫동안 짓눌렀다.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생계를 책임지며 동생을 돌봐 왔다.
드라마는 ‘귀신’의 무기를 원한과 분노로 설정한다. 이에 맞서는 힘은 다른 감정이다. 각자의 상처를 안은 인물들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관계를 맺고 변화를 겪는다.
작품은 장르적 시도와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시청률에서는 고전했다. 5%의 벽을 넘지 못한 채 하락세를 보였고 7회에서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후 21회에서도 2%를 나타내며 낮은 수치를 이어 갔다.
25회는 1%대로 떨어지며 1.8%를 기록, 과거 최저 시청률 기록과 같은 수치에 이름을 올렸다. 29회에서는 1.7%를 기록하며 다시 한 번 자체 최저치를 경신했다.
‘오늘의 탐정’은 범죄와 자살이라는 현실의 어두운 단면을 초자연적 설정과 결합해 풀어낸 작품이다. 시청률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분노와 원한이 가득한 시대를 배경으로 인간의 감정을 정면에서 다뤘다는 점에서 기억에 남는 장르물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