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제작비로 완성된 강렬한 범죄 영화
한국 범죄 영화 가운데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작품으로 평가받는 영화 ‘황해’는 100억이라는 거액의 제작비를 들여 한국 영화 역사에 남을 걸작이라는 평을 받았지만 개봉 시기 운이 따라주지 않아 흥행에서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작품으로도 언급된다.
‘황해’, 100억 제작비로 완성된 범죄 스릴러
2010년 개봉한 영화 ‘황해’는 나홍진 감독이 연출한 범죄 스릴러 작품으로 연변 조선족 남자가 황해를 건너 한국에 밀입국한 뒤 거대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전작 ‘추격자’로 강렬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나홍진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점과 하정우, 김윤석이 다시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다는 사실만으로도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영화는 황해를 건너온 한 남자가 수많은 세력에게 쫓기는 상황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삶의 끝자락에 몰린 한 남자가 위험한 선택을 하면서 벌어지는 사건과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생존 본능을 긴박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연변에서 택시를 운전하며 살아가는 남자 김구남(하정우)이 있다. 그는 조선족 출신 택시기사로 돈을 벌기 위해 한국으로 떠난 아내와는 6개월째 연락이 끊긴 상태다. 어린 딸은 교외에 사는 노모에게 맡겨둔 채 구남은 도시에서 힘겨운 생활을 이어간다. 역시 현실은 쉽지 않다. 많은 빚에 시달리는 그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마작판을 찾지만 결과는 늘 좋지 않다. 점점 더 깊어지는 빚과 불안 속에서 구남은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연변의 조직폭력배 두목 면정학(김윤석)이 그에게 접근한다. 면정학은 구남이 돈 문제로 궁지에 몰려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한국으로 건너가 한 사람을 죽이고 돌아오면 거액을 주겠다는 제안을 건넨다. 살인을 증명하기 위해 목표물의 엄지손가락을 가져오라는 조건까지 붙는다.
막다른 상황에 놓인 구남은 빚을 갚고 사라진 아내의 행방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결국 위험한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렇게 그는 목숨을 건 선택과 함께 황해를 건너 한국으로 향한다. 서울에 도착한 구남은 살인의 기회를 노리는 동시에 아내의 행방을 찾기 위해 수소문을 시작한다.
그가 노리던 목표물은 구남이 움직이기 전에 이미 누군가에게 살해되고 사건 현장에서 도주하던 구남은 살인범으로 몰리며 경찰의 추격을 받게 된다. 상황은 점점 더 복잡해진다. 청부살인을 의뢰했던 인물 태원(조성하)은 사건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구남을 제거하려 하고 연변에 있던 면정학 역시 황해를 건너와 구남을 쫓기 시작한다.
경찰과 조직, 살인 청부를 의뢰한 세력까지 여러 방향에서 좁혀오는 추격 속에서 구남은 생존을 위해 필사적인 도주를 이어간다. 영화는 이런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추격과 폭력, 극한 상황에 몰린 인간의 모습을 강하게 드러낸다.
한국 스릴러 영화계의 걸작
‘황해’는 약 1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다. 특히 나 감독의 전작 ‘추격자’가 흥행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던 만큼 차기작인 ‘황해’ 역시 개봉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개봉 전 진행된 영화 시사회에서 평론가들은 작품에 대해 대체로 호의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강렬한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 긴장감 넘치는 전개가 돋보인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연말 극장가에 개봉한 ‘황해’는 개봉 5일 만에 관객 수 105만 명을 돌파하며 빠른 흥행세를 보였다. 당시 개봉작 가운데 가장 빠른 관객 증가 속도를 기록하면서 장기적인 흥행이 기대되기도 했으나 이후 관객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영화 속 잔혹한 묘사와 어두운 분위기, 156분에 이르는 긴 러닝타임, 남성 중심의 범죄 스릴러 이야기라는 점이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면서 연말 극장가에서 대중적인 선택을 받기에는 부담이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럼에도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는 높은 편이다. 특히 영화의 초중반 전개는 한국 범죄 영화 가운데서도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많다. 나 감독 특유의 거칠고 긴박한 연출, 현실감 넘치는 장면, 하정우와 김윤석이 보여준 강렬한 연기가 더해지며 ‘황해’는 한국 범죄 스릴러 영화계의 명작으로 자리매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