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예산으로 300만 관객 돌파, 웃음과 울림 함께 전한 ‘아이 캔 스피크’
2017년 개봉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저예산 제작비로도 3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다. 특히 김현석 감독의 작품 가운데서도 완성도가 높은 영화라는 평가가 이어지며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주목을 받았다.
‘민원 폭탄’ 옥분과 원칙주의 민재의 만남
‘아이 캔 스피크’는 동네에서 ‘남 일’로 가장 바쁜 인물과 ‘내 일’로 가장 바쁜 공무원이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동네 곳곳의 불법 행위를 찾아내며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하는 ‘민원 인플루언서’ 나옥분과 절차와 규정을 철저히 따르는 ‘민원 공무원’ 박민재가 그 주인공이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만남은 처음부터 순탄하지 않다.
옥분은 하루가 멀다 하고 민원을 제기하며 공무원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인물이고 민재는 규정과 절차를 앞세워 이를 처리하는 원칙주의자다. 이처럼 ‘민원 폭탄’을 던지는 옥분과 이를 규정으로 막아서는 민재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갈등으로 이어지며 옥분의 ‘민원 레이스’에도 위기가 찾아온다.
그러던 중 예상하지 못한 사건을 계기로 두 사람의 관계에는 변화가 생긴다.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서로가 지닌 사연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그렇게 옥분과 민재는 ‘민원’이라는 틀을 넘어 서로의 진짜 이야기를 알게 되고 결국 두 사람은 함께 ‘남 일’이자 ‘내 일’인 ‘인생 민원’을 접수하게 된다.
작품은 개봉 당시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김 감독의 작품 가운데서도 완성도가 높은 영화라는 평가가 많았다. 네이버 영화 기준 관람객 평점과 네티즌 평점이 모두 9점대 초중반을 기록하며 큰 호응을 얻었고 평론가 평가 역시 대체로 7~8점대를 기록했다.
작품을 감상한 관람객들은 “많이 봤으면 하는 영화”, “조조로 보고 왔는데 진짜 초반에는 계속 웃다가 후반에는 계속 울었다. 일본이 뻔뻔하게 나온 부분에서는 진짜 화나고 진짜 온갖 감정을 다 느낀 것 같다. 나문희 님이랑 이제훈 배우 연기합 진짜 좋았고 내용도 좋았다”, “자극적인 장면 하나 없이 피해자분들이 입은 상처를 적나라하게 나열하지 않은 채 담담히 서술해내는 영화”, “긴 세월에 꽃잎이 지더라도 그 향기는 여전히 남아 있다” 등과 같은 후기를 남겼다.
‘아이 캔 스피크’가 주목받은 이유 가운데 하나는 위안부 문제라는 민감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코믹 드라마 형식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점이다. 많은 작품들이 일본군의 만행이나 피해자들의 고통을 직접적으로 묘사하며 감정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던 것과 달리 영화는 살아남은 피해자가 세상에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중심에 둔다. 감정을 과도하게 끌어올리기보다 인물의 행동과 선택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며 관객이 자연스럽게 상황을 이해하도록 만든다.
저예산 300만 관객 돌파, 흥행·평가 모두 잡은 영화
순제작비는 약 39억 원으로 알려졌다. 손익분기점은 약 170만 명 정도로 추산됐으며 추석 연휴 기간에도 관객의 관심이 이어지며 200만 명을 넘어 흥행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관객이 유입되며 최종 누적 관객 수는 300만 명을 돌파했다.
영화에서 나문희는 주인공 나옥분 역을 맡았다. 옥분은 불의를 참지 못하는 성격으로 동네에서 일어나는 불법 행위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때문에 주변에서는 골칫거리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깊은 상처를 지닌 인물이다.
옥분은 민재에게 영어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고 그의 친구 정심 역시 같은 아픔을 지닌 인물이었다. 정심이 자신들이 겪은 일을 해외에 알리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자 옥분은 대신 목소리를 내기 위해 영어를 다시 배우기 시작한다.
박민재 역은 이제훈이 맡았다. 민재는 명진구청에서 근무하는 9급 공무원으로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물이다. 원래 그는 건축설계사를 꿈꾸며 해외에서 유학 중이었지만 부모의 갑작스러운 비보로 가세가 기울면서 모든 계획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후 어린 동생을 책임지기 위해 공무원의 길을 선택하게 된다.
민재는 옥분이 자신의 동생에게 식사를 챙겨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를 계기로 옥분의 영어 공부를 도와주기 시작한다.
‘아이 캔 스피크’는 한 동네의 민원 이야기에서 출발해 개인의 삶과 역사적 문제를 함께 조명하는 영화로 기억되고 있다. 웃음과 진지한 이야기가 이어지는 전개 속에서 인물들의 관계와 선택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며 많은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남긴 작품이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
장르: 드라마, 휴먼, 코미디
주연 배우: 나문희, 이제훈
개봉일: 2017. 09. 21
상영 시간: 119분
총 관객 수: 329만 2957명
시놉시스: 동네에서 ‘남 일’로 가장 바쁜 ‘민원 인플루언서’ 나옥분 앞에 규정과 절차를 중시하는 ‘민원 공무원’ 박민재가 나타난다.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하는 옥분과 원칙을 앞세워 이를 처리하는 민재는 처음부터 충돌하는데 예상치 못한 사건을 계기로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며 두 사람은 서로의 사연을 알게 된다. 결국 옥분과 민재는 마음을 모아 ‘남 일’이자 ‘내 일’인 ‘인생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