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배우 故 안성기, 삶과 예술을 담은 헌정 다큐멘터리 제작돼
배우 안성기의 삶과 예술을 다룬 헌정 다큐멘터리 영화가 공개된다. 제목은 ‘길, 페르소나 안성기’(가제)로 지난 1월 5일 별세한 고 안성기의 1주기를 맞이해 내년 1월 개봉을 목표로 제작 중이다. 다큐멘터리는 그가 걸어온 배우로서의 삶뿐만 아니라 남편, 아버지, 인간으로서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낼 예정이다. 제작은 영화 및 다큐멘터리 제작사 인디컴과 김태영 감독이 맡으며 고인의 가족을 비롯한 유족들의 동의를 얻어 촬영이 시작됐다.
안성기는 1957년 다섯 살의 나이에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하며 아역배우로서 영화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그는 고교 시절인 1968년 “내가 크면 배우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연기 인생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 이 시기 그는 자신의 연기가 기술을 넘어, 인격을 담아내는 배우가 되고자 했고, 결국 ‘국민배우’라는 칭호를 얻게 됐다.
다큐멘터리는 그가 걸어온 배우로서의 삶, 대표작에 얽힌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적인 면모까지 폭넓게 다룬다. 고인의 아내 오소영 씨는 그의 일기, 데뷔작 ‘황혼열차’의 원본 시나리오, 아버지로서의 사랑이 담긴 두 아들에게 쓴 편지, 군 복무 중 지닌 묵주 등 다양한 희귀 자료들을 아끼고 간직해왔다. 이 자료들은 이번 다큐멘터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안성기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성기가 생전 그린 회화 작품 12점이 공개될 예정이다. 김 감독은 작품들을 “고인이 가끔씩 마음의 여유를 찾기 위해 그린 것”이라며 그 의미를 설명했다.
김 감독은 이번 다큐멘터리 제작에 대해 “안성기가 어떻게 ‘국민배우’로 불리게 됐는지, 그가 보여준 독립영화와 작은 규모의 영화들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안성기의 삶을 하나의 작품으로 엮어 그가 한국영화의 페르소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과정을 담아내고자 한다.
다큐멘터리 외에도 인디컴은 2002년 촬영을 시작했으나 제작 중단된 뮤지컬 영화 ‘미스터 레이디’의 제작을 재추진하고 있다. 영화는 당시 최초의 한국 뮤지컬 영화로 주목받았으며 안성기는 주연으로서 앵벌이 두목 역할을 맡았다. 제작 중단 이후 안성기는 여러 번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며 언젠가는 반드시 완성될 수 있기를 바랐다. 이에 인디컴은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통해 미완성된 장면을 보완하고, 다시 제작을 시도할 계획이다.
‘미스터 레이디’는 50% 분량을 촬영한 상태에서 중단됐지만 영화의 완성은 안성기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 작품이었다. 김 감독은 고인이 생전 ‘미스터 레이디’를 완성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영화가 완성될 경우 이를 그의 유작으로 남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1952년생인 안성기는 2020년 혈액암 투병 중 지난 1월 5일 별세했다. 그의 마지막 작품은 김한민 감독의 ‘한산 리덕스’였으며, ‘미스터 레이디’가 완성된다면 그것이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마지막 작품으로 남게 된다. 이번 다큐멘터리와 ‘미스터 레이디’의 재개봉은 고인의 예술적 유산을 기리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