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흥행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연출자 황동혁 감독이 본격적인 차기작 행보에 나섰다. 황 감독은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철학자이자 작가인 움베르토 에코의 에세이에서 모티브를 얻은 신작 영화 준비에 박차를 가하며 내년 봄 촬영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황동혁, 파격 신작 ‘KO클럽’ 예고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국 영화 전문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황 감독은 현재 영화 ‘KO클럽(Killing Old People Club·노인 클럽 죽이기)’의 시나리오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작품은 움베르토 에코가 2011년 발표한 에세이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 감독은 인터뷰에서 “시나리오 작업을 두어 달 안에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캐스팅 단계에 돌입했으며 올해 가을 프리 프로덕션을 거쳐 내년 봄쯤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구체적인 일정을 밝혔다.
영화 ‘KO클럽’은 제목 그대로 노년층을 제거하려는 젊은 세대의 이야기를 담는다. 배경은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가까운 미래로 설정됐으며 심화되는 세대 간 갈등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넣어 묘사할 예정이다. 황 감독은 이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세대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며 특히 동아시아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그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발생하는 경제적, 정치적 불균형을 작품의 핵심 동력으로 꼽았다. 황 감독은 “사람들은 점점 더 오래 살고 있지만 젊은 세대의 규모는 줄어들고 있다. 젊은 층은 노년층 부양을 위한 막대한 세금 부담을 떠안는 반면 기성세대는 여전히 사회적 부와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며 영화가 다룰 묵직한 주제 의식을 시사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이번 신작의 폭력성이 전작인 ‘오징어 게임’과 비슷하거나 혹은 그 이상으로 잔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감독 역시 ‘오징어 게임’을 통해 얻은 모든 경험이 이번 프로젝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황 감독은 그간 꾸준히 사회의 어두운 이면과 부조리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포착해왔다. 데뷔작인 ‘마이 파더’(2007)부터 청각장애인 학교의 성폭력 사건을 다룬 ‘도가니’(2011), 노년의 삶을 유쾌하면서도 뭉클하게 그려낸 ‘수상한 그녀’(2014), 역사의 비극을 담은 ‘남한산성’(2017)에 이르기까지 그의 필모그래피는 늘 치열한 문제의식으로 가득 차 있었다.
황 감독은 “불평등, 자본주의, 사회 정의와 같은 문제는 우리 삶과 세상의 구조 자체를 재편해야 하는 복잡한 사안”이라며 “감독으로서 이런 이야기를 계속해서 다루는 것이 숙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단번에 해결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다 보면 변화의 필요성을 전달할 수 있다. 삶이 더 따뜻해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에미상 6관왕 ‘오징어 게임’ 신화, 차기작으로 이어갈까
황 감독이 이처럼 차기작으로 주목받는 배경에는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오징어 게임’의 유례없는 성공이 자리 잡고 있다. 2021년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건 서바이벌에 뛰어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며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켰다.
적자생존의 현장을 적나라하게 투영한 작품은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은 시청 가구 수와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역대 최고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비영어권 작품 최초로 에미상 14개 부문 노미네이트 및 6관왕 달성, 골든 글로브 수상 등 전례 없는 기록을 세우며 한국 콘텐츠의 위상을 세계 정점으로 끌어올렸다.
이후 시즌 2와 시즌 3를 차례로 공개하며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됐다. SNS와 각종 미디어에서 한국 관련 요소의 핵심 레퍼런스로 활용되며 2020년대 한국을 대표하는 대중적 얼굴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거장의 반열에 오른 황 감독이 차기작 ‘KO클럽’을 통해 다시 한번 전 세계에 어떤 충격과 메시지를 던질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