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커엔터테인먼트영화개봉 154만인데 18년 지난 지금까지 “계속 본다” 난리 난 한국 코미디 영화

개봉 154만인데 18년 지난 지금까지 “계속 본다” 난리 난 한국 코미디 영화

154만 명이 선택한 10점짜리 명작… 18년째 ‘역주행’ 중인 경성 코믹 활극

사진= CH 엔터테인먼트

보통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은 식민지의 아픔이나 독립투사들의 비장한 희생을 다루기 마련이다. 스크린은 으레 무거운 공기로 가득 차고 관객은 역사적 부채감을 안고 극장에 들어선다. 2008년 초 이런 문법을 완전히 뒤집으며 나타난 영화가 있었다.

사진= CH 엔터테인먼트

바로 정용기 감독의 코믹 액션 활극 ‘원스 어폰 어 타임’이다. 개봉 당시 154만 명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영화의 진가는 숫자가 아닌 ‘생명력’에 있다. 개봉 후 18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영화 커뮤니티에서 최고의 오락 영화로 회자되는 작품의 매력을 분석했다.

눈물 쏙 뺀 일제강점기, ‘장르적 쾌감’ 택하다

영화의 배경은 해방을 불과 몇 년 앞둔 1940년대 경성이다. 일본 제국주의의 압제가 극에 달했던 시기지만 영화는 이를 비극의 무대가 아닌 거대한 ‘게임의 판’으로 설정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전설의 3000캐럿 다이아몬드인 ‘동방의 빛’이 있다.

사진= CH 엔터테인먼트

보물을 손에 넣기 위해 일본군 수뇌부와 친일파, 독립운동 세력, 이들 사이에서 실속을 챙기려는 사기꾼과 도둑이 엉키며 대규모 쟁탈전이 벌어진다. 정 감독은 “웃음 속에서도 시대의 묘미를 담고 싶었다”는 연출 의도처럼 역사적 사실에 함몰되기보다 오락적 풍자와 긴박한 전개에 집중했다. 이는 당시 한국 영화계에서 보기 드문 ‘경성판 케이퍼 무비(Caper Movie, 도둑들이 무언가를 훔치는 과정을 다룬 영화)’의 탄생을 알린 순간이었다.

사진= CH 엔터테인먼트

영화의 생동감은 캐릭터에서 나온다. 배우 박용우가 연기한 ‘본구’는 경성 최고의 사기꾼으로, 미끈한 외모 뒤에 비상한 두뇌와 능청스러움을 감춘 인물이다. 박용우는 자칫 가볍게만 보일 수 있는 캐릭터에 특유의 연기를 덧입혀 이야기의 엔진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사진= CH 엔터테인먼트

그의 파트너이자 라이벌인 ‘춘자’ 역의 이보영 역시 파격적이었다. 낮에는 재즈 가수로, 밤에는 신출귀몰한 도둑으로 활동하는 춘자는 당시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주체적이고 강단 있는 여성상을 제시했다.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 속고 속이는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는 극에 로맨틱 코미디의 색채를 더하며 관객의 몰입도를 높였다.

주연들이 중심을 잡는다면 극의 온도를 달구는 것은 조연들의 몫이다. 특히 경성의 재즈 클럽 ‘미네르바’를 운영하는 사장 역의 성동일과 요리사 역의 조희봉은 영화가 ‘레전드’로 남게 된 결정적 이유다.

사진= CH 엔터테인먼트

두 사람은 마치 핑퐁을 하듯 주고받는 대사 처리와 독보적인 표정 연기로 상영 내내 폭소를 유발한다. 독립운동과 사기 행각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이들의 모습은 거창한 대의명분보다 ‘생존’이 우선이었던 소시민들의 얼굴을 해학적으로 비춘다. 실제로 관객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명장면의 상당수가 이들의 입담에서 탄생했다.

“다시 봐도 10점”… 낡지 않는 세련미로 무장한 오락 영화의 정석

시각적인 즐거움 또한 놓치지 않았다. 영화는 화려한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경성 거리와 세련된 재즈 선율, 일본식 근대 건축물을 정교하게 재현했다. 이는 ‘동방의 빛’을 쫓는 인물들의 화려한 액션과 어우러지며 독특한 미학적 성취를 이뤄냈다.

사진= CH 엔터테인먼트

작품을 감상한 관람객들은 “몇 번을 봐도 재밌다”, “사실 10점까지의 평점은 아니지만 괜찮은 영화인데 평점이 낮은 것 같아 10점 준다. 스토리도 괜찮았고 재밌게 봤던 영화”, “박용우는 참 어떤 연기도 잘한다. 좋다”, “영화는 잘 만들고 영화 제목을 잘못 지어 흥행이 별로”, “박용우의 일품 연기.. 조연들의 명연기 정말 유쾌했다. 설 연휴에 부담 없이”, “독특한 한국 느낌과 유쾌한 진행 방식에 인디아나 존스? 느낌 살짝 가미? 가볍게 보기 좋은 오락 영화”, “박용우의 코믹한 연기와 화려한 조연의 앙상블”, “상영했을 때 봤었는데 다시 생각나서 또 봐버렸다. 정말 유쾌하고 재미진 영화”등과 같은 후기를 남겼다.

사진= CH 엔터테인먼트

‘원스 어폰 어 타임’은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압박 속에서도 우리가 잃지 말아야 했던 ‘활력’과 ‘유머’를 일깨워 준 작품이다. 권력의 탐욕을 비웃고 재치로 위기를 돌파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오늘을 사는 대중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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