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CHOSUN의 신작 드라마 ‘닥터신’이 안방극장에 기묘한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시청률 지표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온라인과 SNS를 중심으로 한 화제성만큼은 그 어떤 대작 부럽지 않은 기세를 보이며 ‘임성한 월드’ 특유의 중독성을 증명하고 있는 모양새다.
시청률 1%의 반전… 온라인 적신 ‘닥터신’의 무서운 화제성
K-콘텐츠 경쟁력 분석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닥터신’은 3월 4주 차 드라마 TV-OTT 검색 반응에서 2주 연속 TOP2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14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회차를 거듭할수록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키워드를 양산하며 높은 검색 이슈를 기록 중이다.
아이러니한 점은 수치로 나타나는 시청률이다. 1~8회 연일 1%대에 머물며 시청률 측면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집필을 맡은 임 작가의 역대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낮은 수치다. 전작인 ‘아씨두리안’의 최저 시청률이 2%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본작의 0~1%대 유지는 이례적인 기록이다. TV 채널의 본방 사수보다는 짧은 영상 클립과 SNS를 통한 바이럴이 활발한 최근의 시청 트렌드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금기를 깬 ‘뇌 체인지’의 서막
‘닥터신’의 중심 서사는 가히 파격적이다. 불의의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인기 정상 배우 모모(백서라 분)를 둘러싸고 그의 몸과 영혼을 향한 인물들의 뒤틀린 욕망이 충돌한다. 마냥 누워 있는 딸을 지켜볼 수 없었던 엄마 란희는 딸을 위해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모모를 사랑했던 남자 주신과 그를 둘러싼 남자들의 기이한 로맨스가 본격화된다.
작품은 시청자에게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그 대상은 영혼인가 육체인가?” 내가 사랑한 사람의 몸에 다른 영혼이 깃들었을 때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뇌 체인지’라는 메디컬 스릴러 형식으로 풀어낸다. 사랑을 위해 금기에 손을 댄 인물들과 그로 인해 예견된 파국은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핵심 요소다.
극의 중심을 잡는 인물들의 면면도 예사롭지 않다. 정이찬이 연기하는 신주신은 누아 병원 신경외과 원장이자 보육원 누아재단의 이사장이다. 그는 아버지 故 신우필 박사를 뛰어넘는 뇌수술의 권위자로 의학적 천재성과 비밀스러운 내면을 동시에 지닌 인물이다.
백서라가 분한 모모는 모든 것을 갖춘 톱스타였으나 행복한 결혼을 앞두고 불의의 사고를 당한다. 몸은 그대로지만 뇌가 망가져 버린 그의 비극은 극 전체의 시발점이 된다. 여기에 주세빈이 연기하는 금바라의 서사가 더해지며 갈등의 층위는 더욱 깊어진다.
금바라는 과거 학창 시절 태예정으로부터 모진 괴롭힘과 폭행을 당했던 상처를 지닌 인물이다. 그는 복수를 위해 태예정의 부모를 찾아가 진실을 고백했고 이후 태예정의 사망과 입양 무산이라는 기구한 운명을 겪었다. 특히 예정의 엄마로부터 50만 원을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입양이 좌절된 과거사는 금바라가 가진 원망과 결핍이 향후 전개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닥터신’은 사랑과 욕망, 금기와 희생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든다. 기존의 의학 드라마가 생명의 소중함을 다뤘다면 작품은 의학적 기술을 매개로 인간의 욕망이 어디까지 치달을 수 있는지를 실험한다.
시청률 1%라는 초라한 성적표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에서의 뜨거운 반응은 드라마가 가진 잠재적인 폭발력을 시사한다. 과연 ‘닥터신’이 초반의 부진을 씻고 파격적인 전개를 통해 시청률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화제성만 남긴 ‘문제작’으로 남을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