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불’ 장벽 넘은 K-호러의 저력… 공개 48시간 만에 안방극장 점령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라는 높은 진입 장벽도 전 세계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막지는 못했다. 넷플릭스의 새로운 한국형 영 어덜트(YA) 호러 시리즈 ‘기리고’가 공개 직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K-콘텐츠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
공개 이틀 만에 국내 1위, 전 세계 43개국 TOP 10 진입
지난 26일 넷플릭스 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베일을 벗은 시리즈 ‘기리고’는 공개 단 이틀 만에 ‘대한민국 TOP 10 시리즈’ 1위에 등극했다. 현재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 ‘오늘도 매진했습니다’,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신이랑 법률사무소’ 등 쟁쟁한 화제작들이 순위권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거둔 성과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반응 또한 뜨겁다. ‘기리고’는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 43개국에서 TV 시리즈 부문 TOP 10에 진입했다. 특히 다수의 국가에서 상위 5위권 내에 안착하며 북미와 아시아권을 아우르는 고른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은 통상적으로 시청층 확산에 제약이 따르지만 ‘기리고’는 오히려 수위 높은 긴장감과 파격적인 설정으로 이를 화제성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죽음의 앱’이 선사하는 잔혹한 서스펜스
‘기리고’는 소원을 들어주는 애플리케이션 ‘기리고’의 저주로 인해 갑작스러운 죽음을 예고 받은 고등학생들이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과정을 담은 호러물이다.
작동 방식은 기괴할 정도로 간편하다. 빈 종이에 자신의 생년월일과 이름을 적고 소원을 빈 뒤, 셀카 기능을 활용해 앱에 전송하면 된다. 소원이 이루어지는 순간 화면에는 ‘소원이 이루어졌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24시간 타이머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24’에서 시작된 숫자가 ‘0’이 되는 찰나 소원을 빈 주인공은 목숨을 잃게 된다.
작품의 핵심적인 긴장감은 이른바 ‘소원 돌려막기’에서 발생한다. 타이머가 종료되기 전 다른 사람이 앱을 통해 새로운 소원을 전송하고 그것이 달성되면 이전 사람의 타이머는 멈춘다. 죽음의 위기를 넘긴 대가는 새로운 소원 달성자의 24시간 타이머로 이어진다. 누군가 살기 위해서는 타인을 죽음의 굴레로 밀어 넣어야만 하는 잔혹한 구조다.
박윤서 감독이 그려낸 ‘영 어덜트 호러’의 신세계
제작 발표회에서 박윤서 감독은 본 작품을 ‘영 어덜트 호러’로 정의했다. 박 감독은 “10대 특유의 미성숙함과 불안함이 저주, 복수라는 소재와 만났을 때 발생하는 폭발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그는 특히 비현실적인 설정을 현실감 있게 구현하는 데 주력했다. 박 감독은 “호러 장르 특성상 비현실적인 상황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지만 이를 현실과 밀접하게 맞닿아 표현해 시청자들이 깊이 몰입할 수 있도록 신경 썼다”고 강조했다.
또한 8부작이라는 시리즈의 긴 호흡을 유지하기 위해 서사의 개연성 확보에 공을 들였다. 박 감독은 “영화라면 짧고 강렬한 공포만으로 충분하겠지만 시리즈물인 만큼 관객들이 끝까지 몰입할 수 있도록 전통적인 호러 외에도 오컬트, 액션, 학원물 등 다양한 장르적 장치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루할 틈 없는 전개를 통해 시청자들이 마지막 회까지 완주하도록 설계했다는 자신감이다.
K-호러의 신인 등용문 전통 이을까
과거 ‘여고괴담’ 시리즈가 한국 공포 영화의 전성기를 이끌며 수많은 스타를 배출했던 것처럼 ‘기리고’ 역시 새로운 신예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박 감독은 “작품이 잘 돼 재능 있는 신인들이 계속해서 등장할 수 있는 통로가 되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향후 시리즈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아예 ‘여고괴담’처럼 매번 새로운 이야기로 갈지, 현재의 세계관을 이어갈지는 고민 중인 부분”이라며 확장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현재 ‘기리고’의 전 에피소드는 넷플릭스에서 절찬 스트리밍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