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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은 천만, 한 편은 900만” 지금 봐도 소름 돋는 한국 사극 영화 3편

용현지 기자 gus88550@issuepicker.com

역사적 상상력과 압도적 열연이 만난 사극 흥행 신화

사진= 쇼박스

한국 역사 속 풍습과 문화를 생생하게 되살린 사극 영화는 우리가 직접 겪지 못한 시대의 온기를 전하며 유독 깊은 울림을 남기곤 한다.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한 이른바 ‘팩션(Faction)’ 사극들은 탄탄한 서사와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극장가에서 큰 성공을 거둬왔다. 한국 영화계에 굵직한 자취를 남기며 흥행 신화를 기록한 사극 영화 3편을 소개한다.

비어 있는 15일의 기록 ‘광해, 왕이 된 남자’

2012년 개봉한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승정원일기에서 사라진 15일간의 기록 사이에 광해군으로 위장한 대역이 조선을 다스렸다는 과감한 설정에서 출발한다.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과 당쟁이 극에 달한 광해군 8년,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에 대한 두려움으로 폭주하던 왕 ‘광해’는 도승지 ‘허균’에게 자신을 대신할 대역을 찾으라 명한다. 이에 허균은 저잣거리의 만담꾼 ‘하선’을 발견하고 하선은 영문도 모른 채 궁으로 끌려가 위험천만한 왕의 대역을 시작하게 된다.

사진= CJ ENM

영화의 백미는 주인공 이병헌의 1인 2역 연기다. 그는 냉혹한 광해와 인간미 넘치는 하선을 완벽하게 나누어 표현했으며 하선이 광해의 흉내를 내는 과정까지 섬세하게 담아 ‘1인 3역’이나 다름없는 열연을 펼쳤다. 분장 역시 세심했다. 하선은 매끄러운 얼굴인 반면 광해는 눈 밑에 살벌한 주름을 넣어 두 인물의 차이를 화면에 드러냈다. 여기에 류승룡, 김인권, 장광, 한효주, 심은경 등 조연진의 절륜한 연기력이 더해져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사진= CJ ENM

흥행 성적 또한 독보적이었다. 개봉 직후 박스오피스 1위를 석권하며 가을 극장가를 장악한 영화는 관객들의 호평 속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후 ‘실미도’, ‘해운대’, ‘왕의 남자’ 등의 기록을 차례로 경신하며 최종 관객 수 1230만 명을 기록, 한때 사극 영화 흥행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얼굴에 담긴 국가의 운명 ‘관상’

2013년 개봉한 ‘관상’은 계유정난이라는 역사적 사건에 ‘관상가’라는 가상의 인물을 개입시킨 팩션 사극이다. 산속에 칩거하던 천재 관상가 ‘내경’이 기생 ‘연홍’의 제안으로 한양에 입성한 뒤 김종서로부터 인재 등용을 도우라는 명을 받고 궁에 들어가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수양대군이 역모를 꾀하고 있음을 알게 된 내경은 관상을 통해 조선의 위태로운 운명을 바꾸려 시도한다.

사진= 쇼박스

영화는 관상이라는 낯선 소재를 중심으로 전반부의 웃음과 후반부의 정치 스릴러를 절묘하게 엮었다. 송강호, 이정재, 김혜수, 조정석, 김의성 등 화려한 출연진은 각자의 캐릭터를 생생하게 살려냈으며 특히 이정재가 연기한 수양대군의 첫 등장 장면은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사진= 쇼박스

‘관상’은 개봉 초기 사흘 만에 113만 관객을 동원하며 당시 ‘광해’의 초기 기록을 넘어섰다.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하루 8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불러 모으는 폭발력을 보였으며 최종적으로 913만 5922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비록 천만 고지 점령에는 아쉽게 실패했으나 역대 사극 영화 흥행 순위 5위에 이름을 올리며 힘을 과시했다.

영월 산골에서 피어난 연민 ‘왕과 사는 남자’

지난 2월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는 조선 제6대 국왕 단종과 호장 엄흥도의 이야기를 새롭게 각색한 작품이다. 계유정난 이후 왕위에서 쫓겨나 강원도 영월로 유배를 온 어린 왕 ‘이홍위(단종)’와 마을의 생계를 위해 청령포를 유배지로 유치하려 했던 광천골 촌장 ‘엄흥도’의 기묘한 동거를 다룬다.

사진= 쇼박스

촌장 엄흥도는 당초 마을의 이익을 위해 유배지를 관리하는 보수 주인 역할을 자처했으나 삶의 뜻을 잃어버린 채 유배 생활을 하는 어린 이홍위를 지켜보며 점차 연민과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국가의 대의보다는 한 인간으로서의 삶과 관계에 집중한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낯선 감동을 남겼다.

사진= 쇼박스

흥행세는 강했다.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한 뒤 수많은 신작 공세 속에서도 1위를 탈환하는 힘을 보였다. 손익분기점을 가뿐히 넘긴 영화는 주말마다 압도적인 관객 동원력을 자랑하며 결국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서울의 봄’, ‘극한직업’ 등 쟁쟁한 흥행작들의 기록을 넘어선 ‘왕과 사는 남자’는 한국 개봉 영화 역대 상위권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2020년대 사극 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 쇼박스

사극은 과거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시대의 인물들이 느꼈을 고뇌와 감정을 현대인들에게 전달한다. 소개한 세 편의 영화는 모두 역사적 사실 위에 창의적인 상상력을 덧입혀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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