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커엔터테인먼트영화딱 3000명 본 영화가 넷플릭스서 미친 '역주행' 시작했다

딱 3000명 본 영화가 넷플릭스서 미친 ‘역주행’ 시작했다

용현지 기자 gus88550@issuepicker.com

관객 3000 명의 굴욕, 넷플릭스 2위로 일궈낸 ‘기적의 역주행’

사진=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

극장에서 단 3046명의 관객만을 동원하며 쓸쓸히 간판을 내렸던 한국 영화 한 편이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에서 기적 같은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화제작도, 스타 감독의 메가폰도 아닌 신인 감독의 독립영화가 넷플릭스 공개 직후 톱10 순위 2위에 오르며 무서운 역주행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이제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영화 ‘넌센스’다.

사진=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

지난해 11월 스크린에 걸린 ‘넌센스’는 러닝타임 116분 분량의 15세 이상 관람가 심리 스릴러 영화다.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출신인 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영화계의 관심을 모았으나 상업영화 중심의 대형 멀티플렉스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드러내지 못한 채 상영을 마쳐야 했다. 실제로 지난 2월 12일 기준 공식 집계된 누적 관객 수는 3046명으로, 극장 성적표는 그야말로 냉혹했다.

무대는 극장에서 OTT로 옮겨 가며 180도 달라졌다. 지난 18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격 공개되자마자 입소문을 타고 무서운 속도로 조회수를 올리며 국내 영화 부문 톱10 중 2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극장 스크린 확보의 한계로 관객과 만나지 못했던 웰메이드 독립영화가 OTT 플랫폼을 만나 비로소 진가를 인정받기 시작한 셈이다.

의문의 사고와 거액의 보험금… 촘촘하게 엮인 심리 스릴러

영화 ‘넌센스’는 의심스러운 죽음과 사라진 인물, 거액의 보험금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치밀하게 쫓는 심리 스릴러다.

사진=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

철저하고 냉정한 일 처리로 사내에서 명성이 자자한 손해사정사 ‘유나(오아연 분)’는 아빠의 부재로 인해 정신적 괴로움을 겪는 엄마 ‘민애(오민애 분)’를 돌보며 힘겨운 일상을 버텨내고 있다.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사표를 던지고 사라진 직장 동료를 대신해 의문의 사고로 숨진 한 고객의 사망 보험금 사건을 인계받게 된다.

사진=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

사건을 조사하던 유나는 거액의 보험금을 수령할 지정인이 사망자의 가족이나 친척이 아닌 ‘순규(박용우 분)’라는 이름의 웃음치료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강한 의구심을 품는다.

사진=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

사람들의 마음속 깊은 상처를 치유한다는 순규는 묘한 분위기로 유나의 목을 죄어온다.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순규에게 접근해 대화를 나눌수록 유나는 냉정함을 잃고 자신의 마음마저 겉잡을 수 없이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사진=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

영화는 사건의 진상을 추적하는 스릴러의 문법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인물들의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한 결핍과 심리의 흔들림을 촘촘하게 엮어내며 관객들에게 강한 몰입감을 안긴다. 배우 오아연과 박용우를 필두로 오민애, 임현주 등 연기파 배우들의 빈틈없는 호흡이 극의 긴장감을 스크린 너머까지 밀도 있게 전달한다는 평이다.

거장 박찬욱의 이례적인 극찬과 평단의 호평

사실 ‘넌센스’가 OTT로 공개되기 전부터 일부 시네필과 영화 팬들 사이에서 꾸준히 회자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세계적인 거장 박 감독의 공개 추천이 있었다. 박 감독은 직접 영상을 통해 대중에게 작품을 소개하며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바 있다.

사진=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

박 감독은 영상에서 “젊은 감독의 독립영화 한 편을 즐겁게 보고 오래간만에 ‘참 좋은 작품 발견했다’는 마음으로 여러분께 소개해드리고자 한다”라며 이제희 감독의 연출력을 높이 평가했다.

사진=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

특히 장르적 신선함을 짚으며 “같은 장르 안에서 장르적인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개성 있는 영화를 만들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데뷔했을 때 그 나이를 생각해보면 저보다 훨씬 재능이 뛰어난 감독 같다”며 자신의 신인 시절과 비교하는 이례적인 극찬을 남겨 영화계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사진=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

박 감독은 자신의 전작인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 박용우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 배우의 잠재력을 잘 알고 있지만 이렇게 여러 가지 얼굴을, 다양하고 복합적인 표정을 잡아낸 걸 보고 감독과 배우 두 분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고 밝히며 극 중 미스터리한 웃음치료사로 변신한 박용우의 열연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사진= 스튜디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

평단의 시선 역시 따뜻했다. 대중적인 인지도를 자랑하는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넌센스’에 5점 만점 중 별점 3점을 부여했다. 그는 한 줄 평을 통해 “믿고 싶은 것 어느새 믿어버린 것 믿었다고 생각한 것 사이에서 기묘하고 집요하게”라고 평하며 인간의 신념과 의심의 경계를 날카롭게 파고드는 영화의 집요한 주제 의식을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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