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그 이상의 신드롬… 현실 공감으로 안방극장을 적신 웰메이드 로맨스
2021년 SBS에서 방영된 월화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은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보지 말자!”라며 끝났어야 할 인연이 10년이 흘러 카메라 앞에 강제 소환되며 펼쳐지는 로맨스를 담았다. 청춘 다큐멘터리를 가장한 아찔한 재회극은 방영 당시 시청자들에게 풋풋한 설렘과 현실적인 공감을 동시에 안기며 큰 사랑을 받았다.
평범한 일상이 이야기가 되는 순간
다큐멘터리는 평범한 사람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공부 잘하는 전교 1등 국연수도, 매일 잠만 자는 전교 꼴등 최웅도 예외는 아니다. 문제는 두 사람이 원하지 않았음에도 열아홉 그해 여름을 강제로 기록당했다는 점이다.
환경도, 가치관도, 목표도 다른 상극의 두 남녀는 전 국민 앞에서 사춘기를 보내야만 했다. 이들에게는 단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그해, 서로에게 속절없이 젖어 들어 첫사랑을 시작했다는 것. 이야기는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뒤 순수함 대신 치열함과 애증을 장착한 두 사람이 다시 만나 또 한 번의 시절을 기록하며 진정한 ‘휴먼 청춘 재회물’로 거듭난다.
최우식이 연기한 최웅은 골목 상권을 장악한 ‘웅이와’ 식당가의 도련님이다. 모든 이의 부러움을 사는 배경을 가졌지만 바쁜 부모님 탓에 어린 시절 대청마루에 혼자 앉아 있던 기억이 전부인 외로운 아이였다. 어른들의 치열한 삶을 이해하지 못했던 그는 “꿈은 없고요, 그냥 놀고 싶습니다”라는 철학으로 평화로운 삶을 지향해 왔다.
그런 그가 국연수를 만난 후 완전히 달라진다. 호기심이라 생각했던 감정은 걷잡을 수 없는 첫사랑이 됐고 평온하던 최웅을 뒤흔드는 건 오직 연수 하나뿐이었다. 연수와 헤어진 후 10년, 그는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아티스트로 성공했지만 마음은 공허함으로 가득 찼다. 그런 그 앞에 다시 나타난 연수와의 ‘2라운드’는 과거와는 또 다른 관계의 이면을 들추어내며 시청자들을 몰입시켰다.
김다미가 분한 국연수는 가난이 너무나 싫었던 인물이다. 남에게 베풀 여유조차 없는 환경 속에서 그는 타인에게 관심 없는 척, 오직 자신만을 챙기며 살아남았다. 사고로 부모를 잃고 할머니와 서로를 의지하며 버텨온 그에게 성공은 유일한 목표였지만 연수가 바란 성공은 그저 두 식구 돈 걱정 없이 평범하게 사는 것뿐이었고 그 짐조차 그에게는 너무 무거웠다.
그런 그의 고단함을 잊게 해준 사람이 바로 최웅이었다. 남들에겐 차갑기만 했던 연수가 최웅 앞에서만 보여주는 다정함과 ‘단짠단짠’의 모습은 드라마의 백미다. 10년 뒤 연수는 어느 정도 경제적 안정을 찾고 직장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여전히 습관처럼 앞만 보고 달리며 공허함을 느낀다. 다시 마주한 최웅 앞에서 도도한 척하지만 미세하게 떨리는 그의 손은 재회가 가진 무게감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시청률 넘어선 막강한 팬덤과 화제성
‘그 해 우리는’은 방영 당시 본방 시청률 이상의 폭발적인 화제성을 보여줬다. 특히 드라마가 후반부로 갈수록 온라인상에서의 인기는 더 뜨거워졌으며 이는 각종 기록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발매된 스페셜 음반과 대본집은 큰 인기를 끌었으며 OST LP는 출시와 동시에 모든 사이트에서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블루레이와 포토 에세이가 출시되고 SBS에서 스페셜 방송 ‘그 해 우리는: The Movie’가 방영되는 등 종영 후에도 열기가 식지 않았다. 심지어 이미 품절됐던 2021년 11월호 잡지가 재발행되는 이례적인 현상까지 나타났다.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은 기발한 설정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현실성’에 있다. 19살의 첫사랑이 5년의 연애와 이별을 거쳐 다시 만나는 과정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각자의 사춘기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최우식과 김다미의 압도적인 연기력은 물론 김성철과 노정의 등 주조연들의 열연이 더해져 극의 완성도를 높였고, ‘그 해 우리는’은 우리들의 삶을 가장 따뜻하고 유치하며 또 깊이 있게 그려낸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