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달로리안’, 300억 세제 혜택 안고 IMAX 스크린 진격
2019년 스카이워커 사가의 극장용 장편 영화 시리즈가 잠정 휴지기에 들어갔을 때 스타워즈 팬들의 시선을 붙잡아둔 것은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의 드라마 ‘만달로리안’이었다. 현상금 사냥꾼 딘 자린과 아기 외계인 그로구의 만남을 그린 이 우주적 서부극 Space Western은 디즈니 체제 아래서 침체됐던 스타워즈 프랜차이즈를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듀오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만달로리안과 그로구’ The Mandalorian & Grogu가 오는 27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극장용 스타워즈 영화가 관객을 찾는 것은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이후 오랜만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침체된 극장가와 스타워즈 사가의 명예를 동시에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할리우드 파업 여파… 드라마 시즌 4에서 극장판으로
본래 이 프로젝트는 ‘만달로리안’ 시즌 4로 기획된 결과물이었다. 쇼러너인 존 패브로와 루카스필름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CCO 데이브 필로니는 2023년 초에 시즌 4의 전체 스크립트를 완성해 두었으나 할리우드 작가·배우 노동조합의 동시 파업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제작 스케줄에 차질이 생겼다.
제작이 지연되는 동안 루카스필름의 수장 캐슬린 케네디와 지휘부는 안방극장에 머물던 텐트폴 IP를 극장판 라인업으로 전환하는 결단을 내렸다. 드라마 시즌 4의 호흡을 압축하고 스케일을 확장해 멈춰 서 있던 루카스필름의 극장용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다시 가동할 엔진으로 삼은 것이다.
존 패브로 감독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TV 시리즈를 만들 때도 결과물들은 언제나 시네마틱했다”며 “이 거대한 스케일의 결과물을 작은 화면으로만 소비해야 한다는 사실에 아쉬움이 남았는데 드디어 가장 완벽한 포맷인 극장 스크린과 IMAX로 관객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역대 최대 규모 세제 혜택과 기술적 도전
기술적으로 이번 영화가 갖는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로케이션의 제한에 있다. ‘만달로리안’ 시리즈는 LED 벽면 기반의 가상 제작 시스템인 ‘스테이지크래프트’ StageCraft / ‘볼륨’ The Volume 기술의 선구자였다. 세트장 안에서 은하계 행성을 구현하던 이들은 이번 극장판에서 최초로 영화 전체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일대에서만 촬영하는 행보를 택했다.
이는 캘리포니아 주 정부로부터 스타워즈 영화 사상 역대 최대 규모인 약 2175만 달러, 한화 약 300억 원의 세제 혜택 Tax Credit을 지원받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일부 팬덤 사이에서는 ‘오비완 케노비’ 시리즈 등에서 드러났던 가상 세트의 폐쇄감을 우려하며 외계 행성 비주얼이 제한된 환경에 갇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제작진은 현지 로케이션 촬영과 대규모 실물 세트 제작을 긴밀하게 병행해 극장판에 걸맞은 화면 층위를 쌓아 올렸다고 설명했다. 프리 프로덕션 단계부터 시리즈의 비주얼 정체성을 세워 온 더그 치앙과 앤드루 L. 존스 미술감독이 합류했고 의상 감독 메리 조프리스가 가세해 극장용 스크린의 높은 해상도를 견뎌낼 물리적 질감을 완성했다.
시고니 위버·제레미 알렌 화이트 등 캐스팅 확장
극장판에 걸맞게 캐스팅의 무게감도 커졌다. 목소리와 동작으로 캐릭터를 연기하는 페드로 파스칼, 딘 자린 역을 필두로 새로운 인물들이 대거 합류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에일리언’ 시리즈의 시고니 위버다. 위버는 신 공화국 New Republic의 완고한 장교 ‘워드 대령’ 역을 맡아 아델피 기지를 중심으로 딘 자린에게 비밀 임무를 제안한다. 대배우의 등장은 이번 작품이 클래식 스타워즈의 묵직한 하드 SF 질감으로 회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여기에 제레미 알렌 화이트가 자바 더 헛의 아들인 ‘로타 더 헛’ 역할로 가세하고, 쟈니 코인이 제국 잔당의 워로드로 출연해 빌런 라인의 밀도를 높였다.
‘선택된 가족’의 서사와 아날로그 퍼펫 방식의 고수
드라마 시즌 3의 엔딩에서 딘 자린은 정식으로 그로구를 양자로 입양하며 현상금 사냥꾼의 삶을 청산하고, 신 공화국을 위한 비공식 언더커버 요원으로 살아가기로 맹세했다. 이번 영화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혈연을 넘어선 ‘선택된 가족’ Family of choice이라는 스타워즈의 오랜 주제를 중심축으로 삼는다.
제작진은 그로구를 구현할 때 컴퓨터 그래픽 CGI의 매끈함 대신 퍼펫 Puppet을 활용한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했다. 존 패브로 감독은 그로구의 글로벌 인기에 대해 감회를 밝히며, 스타워즈 안의 귀여움은 아날로그적이며 손때가 묻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듬성듬성한 머리카락, 입안의 작은 이빨들, 주름과 투박한 손톱 등 정교한 투박함이 관객과 실질적인 정서적 교감을 나누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