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커엔터테인먼트영화"수위 높다" 말 쏟아졌는데 결국 377만 명 불러모은 19금 한국 영화

“수위 높다” 말 쏟아졌는데 결국 377만 명 불러모은 19금 한국 영화

비판 속에서도 빛난 377만의 흥행

사진= 쇼박스

영화 ‘쌍화점’은 고려 말 궁궐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삼아 왕과 그의 충직한 호위무사 홍림, 원나라 출신의 왕후 사이에 얽히고설킨 위험한 감정의 파고를 내밀하게 쫓아간다. 작중 왕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보필하며 건룡위를 이끌어온 총관 홍림을 누구보다 깊이 신뢰하고 곁에 두지만 동성애적 성향을 지닌 왕이 후사를 잇지 못하자 왕실의 안위를 흔드는 대내외적 압박과 불안은 극에 달하게 된다.

파국 향해 달리는 세 사람의 비극

결국 왕은 자신의 권력과 왕위를 지키기 위해 홍림에게 감히 거역할 수 없는 뜻밖의 명령을 내린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자신을 대신해 왕후와 합궁해 대를 이을 아이를 가지라는 청천벽력 같은 지시였다.

사진= 쇼박스

처음 홍림과 왕후의 만남은 오로지 왕의 명령에 복종해야만 하는 철저한 의무감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두 사람 모두 서슬 퍼런 궁 안의 규율과 왕의 권위 아래에서 숨을 죽여야 했기에 서로를 향해 어떠한 사적인 감정도 품거나 드러낼 수 없는 처지였다. 은밀한 만남이 반복되고 육체적 관계가 거듭되면서 두 사람의 내면에는 복종이나 명령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원초적인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차갑고 외로운 궁궐 속에서 홀로 고독을 견디던 왕후는 점차 홍림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호위무사로서 평생 왕에게 충성해 온 홍림 역시 왕후를 향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연정이 피어나며 흔들린다.

사진= 쇼박스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기류를 가장 먼저 감지한 것은 다름 아닌 왕이었다. 신뢰했던 두 사람의 배신을 직감한 왕은 점차 감당하기 힘든 불안감과 무서운 분노에 휩싸인다. 왕은 홍림을 따로 불러 왕후를 향한 금지된 마음을 당장 버릴 것을 엄중히 명하지만 이미 사랑이라는 감정에 깊이 빠진 홍림의 마음은 쉽게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있었다. 통제력을 잃어가는 왕은 다음 합궁 날짜를 강제로 미루며 두 사람의 숨통을 조여 오고 홍림을 왕후에게서 영영 떼어놓기 위해 변방의 다른 지역으로 파견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여기에 왕후의 오라비가 얽힌 조정 내부의 권력 음모와 결탁 사건까지 겹치면서 홍림은 충성, 사랑, 죄책감이라는 지옥 같은 갈등의 늪으로 더욱 깊이 빠져들게 된다.

사진= 쇼박스

이윽고 전해진 왕후의 회임 소식은 궐내를 거세게 뒤흔들지만 당사자인 두 사람에게는 안도감 대신 파멸에 대한 더 큰 두려움과 공포로 다가온다. 왕의 감시와 집착이 칼날처럼 날카로워지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홍림과 왕후는 멈춰야 할 금지된 사랑을 끝내 중단하지 못한다. 궁궐 내부의 긴장감이 숨 막힐 듯이 고조되는 가운데 사랑이라 부르기엔 너무도 치명적이고 충심이라 하기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세 사람의 비극적인 관계는 피할 수 없는 파국을 향해 서서히 종착역으로 다가간다.

파격 수위와 엇갈린 평단, 그럼에도 달성한 흥행 성과

영화 ‘쌍화점’은 서사적 갈등 외에도 상업영화로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파격적이고 수위 높은 장면을 대거 배치해 개봉 당시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베드신의 횟수가 많을 뿐 아니라 묘사의 구체성과 표현 수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았다. 대중 영화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장면들이 기본적으로 등장했으며 심지어 한국 메이저 상업영화 진영에서는 극히 이례적인 수준의 장면까지 여과 없이 스크린에 담겼다.

사진= 쇼박스

이런 장면들이 인물들의 감정선이나 극적 개연성과 유기적으로 맞물리지 못하고 과도하게 나열되는 데 그쳤다는 영화계 안팎의 혹평도 만만치 않았다. 시각적인 충격에 비해 베드신이 너무 자주 등장하다 보니 에로틱한 긴장감을 주기보다는 되레 관객들에게 당혹감을 안겼다는 비판적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사진= 쇼박스

또한 작품은 당대 최고의 청춘스타였던 조인성과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이던 주진모가 주연을 맡아 동성애를 정면으로 다룬다는 사실만으로도 개봉 전부터 수많은 관객과 팬덤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이런 파격적인 동성애 코드에 대중의 관심이 과도하게 쏠리다 보니 정작 극의 중심축을 담당했던 배우 송지효의 열연이 상대적으로 적은 평가를 받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진= 쇼박스

이처럼 과도한 선정성과 잔혹성 논란이라는 양날의 검을 쥐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쌍화점’은 흥행 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개봉 초기 몰아친 폭발적인 관심에 힘입어 단 5일 만에 누적 관객 수 130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 쇼박스

당시 극장가에서 동시기 개봉작이었던 영화 ‘과속스캔들’이 설 시즌을 장악하며 장기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 대형 악조건 속에서도 ‘쌍화점’은 자신만의 확고한 관객층을 확보하며 꾸준히 관객을 모았다. 최종적으로 꿈의 고지였던 400만 관객 돌파에는 실패했으나, 공식 집계 결과 총 377만 9553명의 누적 관객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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