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커엔터테인먼트영화개봉 초반 '145만' 찍고도 천만은커녕 500만도 못 넘긴 한국 영화

개봉 초반 ‘145만’ 찍고도 천만은커녕 500만도 못 넘긴 한국 영화

용현지 기자 gus88550@issuepicker.com

지진과 원전 이슈 속 피어난 사투, 엇갈린 평가 속 거둔 아쉬운 성적

사진= NEW

지구촌을 뒤흔들었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전 세계에 원전 안전에 대한 경고를 남겼다. 2016년 개봉한 박정우 감독의 영화 ‘판도라’는 바로 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된 대한민국 첫 재난 블록버스터다. 극 중 등장하는 ‘한별 원자력 발전소’는 실제로 부산광역시와 울산광역시 경계선에 걸쳐 있는 고리원자력본부를 모티브로 삼아 사실감을 더했다. 개봉 당시 국내외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작품은 제1회 마카오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갈라(GALA) 섹션에 공식 초청되는 등 국제 무대에서도 이목을 끌었다.

영화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한반도를 위협하는 원전 사고라는 극단적인 설정을 토대로 한다. 예고 없이 찾아온 재난 속에서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사투는 관객들에게 묵직한 긴장감을 안겼다. 특히 영화 속 인물들이 보여주는 희생과 갈등은 인간적인 드라마를 완성하는 주요 요소였다.

평범한 이들의 사투와 희생, 영화 속 주요 캐릭터들

배우 김남길이 연기한 주인공 ‘강재혁’은 한국수력원자력 하청업체의 평범한 작업자다. 과거 발전소에서 일하던 아버지가 방사능에 피폭돼 숨지고 형마저 그 후유증인 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그는 하루아침에 어머니와 형수, 조카, 소꿉친구이자 연인인 연주까지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 된다. 발전소라면 치가 떨려 아버지의 사망보험금으로 시내에서 장사를 시작했으나 실패했고 결국 무능함에 굴복한 채 다시 발전소 일터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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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이 연기한 ‘연주’는 재혁의 소꿉친구이자 연인으로 천애고아 신세인 자신을 거둬준 재혁의 식구들을 친가족처럼 따르는 인물이다. 발전소 홍보직원으로서 항상 “원전은 안전하다”고 홍보하는 역할을 맡았던 그는 실제 폭발 사고가 터지자 극심한 혼란에 빠진 마을 사람들을 홀로 이끌고 대피하며 강인한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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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영이 맡은 발전소장 ‘박평섭’은 대재앙을 막기 위해 헌신하는 의로운 인물로 그려진다.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짊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사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하며 소방관들조차 방사능 피폭을 우려해 구출을 망설일 때 직접 밤을 새워가며 붕괴된 건물 안의 생존자들을 구출해 낸다. 사고 이전부터 대통령에게 한별 원전의 각종 문제점을 끊임없이 제기해 온 인물이기도 하다.

‘비과학적 선동’인가 ‘경고’인가

영화의 극적인 서사와 별개로, ‘판도라’는 완성도 면에서 여러 비판을 받음과 동시에 감독과 각본가의 개인적 편향성이 반영돼 사회적 불안을 조장했다는 ‘프로파간다 영화’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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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논란은 세계적인 거장 감독들의 비판으로 더욱 커졌다. 할리우드의 거장 올리버 스톤 감독은 베니스 영화제에서 직접 ‘판도라’를 거론하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급증하는 세계적 전기 수요를 충족하고 지구를 오염시키는 화석연료나 효율이 낮은 신재생 에너지를 대체할 유일한 해결책은 원자력발전뿐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올리버 스톤은 자신의 다큐멘터리 영화 ‘뉴클리어 나우’를 제작·연출하면서 ‘판도라’를 비과학적인 선동 영화의 대표 격으로 꼽으며 반복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영화는 원전의 위험성을 알린 경고판이라는 평가와 비과학적 공포를 심어준 선동물이라는 평가 사이에서 극단적인 양론을 낳았다.

고전 끝 턱걸이한 손익분기점, 아쉬운 뒷심

‘판도라’의 상업적 성적표 역시 순탄치 않았다. 제작 초기에 책정된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원래 540만 명이었지만 개봉 이후 손익분기점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제작사와 투자사 측은 재정산을 거쳐 손익분기점을 100만 명 낮춘 440만 명으로 조정하는 고육지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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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초기 5일 동안 14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는 듯했던 영화는 중기인 3~4주 차에 접어들며 관객 동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암담한 시기를 겪었다. 다행히 연말연시 특수가 찾아오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2016년 12월 31일과 2017년 1월 1일 양일간 18만 2000명의 관객을 추가로 동원하며 누적 관객 수 440만 1110명을 기록, 조정된 손익분기점인 440만 명을 겨우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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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는 누적 관객 450만 2592명을 기록하며 450만 명을 넘어섰으나 일일 관객 수가 1만 명대로 급감하며 사실상 극장가에서 막을 내리는 추세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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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판도라’는 개봉 전 경주 지진 발생,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등의 시국 상황, 원전 안전성 이슈와 맞물려 국민적인 관심사 속에서 출발해 그럭저럭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개봉 당시 극장가에 마땅한 대형 경쟁작이 없었던 유리한 조건이었음에도 목표로 삼았던 ‘천만 영화’는커녕 최종적으로 500만 관객조차 넘기지 못했다는 점은 흥행 면에서 짙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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