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민·하지원의 무서운 몰입도가 만든 웰메이드 영화
2009년 9월 개봉한 영화 ‘내 사랑 내 곁에’는 ‘너는 내 운명’, ‘그놈 목소리’ 등 내놓는 작품마다 짙은 감성으로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던 박진표 감독의 연출작이다. 배우 김명민과 하지원이 주연을 맡아 개봉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으며 최종 전국 누계 관객 수 216만 265명을 기록하며 흥행에서도 의미 있는 성공을 거뒀다. 영화는 루게릭병이라는 잔인한 현실 앞에 선 한 남자와 그의 곁을 지키는 여자의 애절한 사랑을 스크린에 담아냈다.
벼랑 끝에서 만난 운명적인 사랑
주인공 종우(김명민 분)는 몸이 조금씩 마비돼 가다가 결국에는 꼼짝없이 죽음에 이르게 되는 희귀 난치병인 루게릭병을 앓고 있다. 절망적인 투병 생활 속에서 유일한 혈육이었던 어머니마저 돌아가시던 날 종우는 어린 시절 한 동네에서 자란 장례지도사 지수(하지원 분)와 운명처럼 재회한다. 슬픔의 끝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이내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종우의 고백처럼 비극적인 미래가 예견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1년 뒤 결혼식을 올린다. 이들의 달콤해야 할 신혼 보금자리는 안타깝게도 차가운 병원 침대다. 종우는 이제 숟가락 하나조차 손에 쥐는 것이 힘겨운 처지가 됐지만 늘 자신의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아내 지수가 있기에 어느 때보다 행복함을 느낀다. 지수는 종우가 누구보다 강하게 버틸 수 있게 해주는 하나뿐인 버팀목이자 원동력이 된다.
두 사람이 머무는 곳은 전신마비나 식물인간 환자들이 모인 6인실 병동이다. 비슷한 아픔을 나눈 병동 식구들은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하루하루를 버텨 나간다. 그 안에서 기적처럼 회복세를 보이는 환자도 생기고 수술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된 환자도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를 지켜보며 종우 역시 지수에게 “나한테도 정말 기적이 일어날까…”라며 마음속 깊이 묻어 둔 희망을 조심스레 꺼내어 본다.
잔인하게도 종우의 병세는 날이 갈수록 악화돼만 간다. 처음에는 자신의 병을 쿨하게 받아들이고 밝게 투병하려 노력했던 종우였지만 하루가 다르게 달라져 가는 자신의 몸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것은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공포로 다가온다. 마침내 종우가 그토록 두려워하고 피하고 싶어 했던 언어 장애가 시작되면서 극의 슬픔은 최고조에 달한다.
‘기대 그 이상’ 김명민·하지원이 완성한 명연기
박 감독은 영화에서 플롯 하나하나의 그림을 굉장히 예쁘고 아름답게 담아내며 자신만의 감성적인 연출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극 초반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대목이 다소 갑작스럽게 전개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병의 진행에 따라 달라지는 인물들의 감정을 탁월하게 포착해 냈다는 평이 우세하다.
특히 난치병이라는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주변 인물들이 실제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그 안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슬픔과 분노의 감정을 놓치지 않고 충실하게 재현해 냈다. 덕분에 스크린 너머로 전달되는 측은함과 처연함은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다. 감성적인 관객층이나 실제로 이와 유사한 상황으로 소중한 지인을 잃은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 유독 깊은 여운과 좋은 평가를 받은 까닭이기도 하다.
당시 영화를 감상한 관람객들은 “김명민과 하지원의 연기 실력은 100점 만점에 100점이다”, “김명민 씨가 억지 눈물 나게 한다느니 뭐 어쩌냐느니 관심 없다. 스토리가 어쩌냐느니 관심 없다. 그냥 보면서 참 미안하고 후회스러움을 많이 느꼈다… 내가 너무 막 살아온 것 같다는 그런 느낌… 인생… 지금 불살라라.. 열심히 살아보자”, “배우들의 연기도 짱이었고 많이 울었다”, “이거 보면서 할아버지를 일찍 여읜 할머니가 우셨다. 그 사람이랑 추억은 많은데 가기 전에 나한테 아무 말도 안 해줬다고. 나는 소리 내서 우는 걸 처음 봐서 놀랐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목격한 사람과 아닌 사람의 영화에 대한 평이 크게 다를 것 같다”, “꼭 봐야 할 영화. 자신이 힘들다고 느낄 때 보면 좋다” 등과 같은 후기를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