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명작, 대중의 과학적 관심과 천만 관객 신드롬 이끌다
21세기 영화사에서 우주 SF 장르의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가 여전히 전 세계 영화 팬들 사이에서 최고의 명작으로 회자되고 있다. 2014년 개봉한 작품은 제목 그대로 ‘항성 간의, 성간의’(Interstellar) 우주여행을 전면에 내세우며 철저한 과학적 고증과 압도적인 시각 효과, 인간성에 대한 깊이 있는 메시지를 결합해 전무후무한 성공을 거뒀다.
상업 영화를 넘어 일반 대중이 첨단 과학과 우주 물리학에 깊은 관심을 갖게 만드는 사회적 현상까지 이끌어냈던 ‘인터스텔라’의 흥행 기록과 작품성을 다시 한번 짚어본다.
위기의 지구, 인류를 구하기 위한 여정
‘인터스텔라’는 세계 각국의 정부와 경제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되고 지난 20세기에 범한 과오 탓에 전 세계적인 식량 부족에 놓인 암울한 미래를 배경으로 삼는다. 국가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우주 탐사의 표식이었던 NASA(미항공우주국)마저 해체되는 비극을 맞이한다.
인류의 멸종이 코앞으로 다가온 순간 시공간의 경계에 불가사의한 틈(웜홀)이 열리며 마지막 희망의 불씨가 지펴진다. 남겨진 자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미지의 공간을 탐험하여 황폐해진 지구를 대체할 새로운 인류의 터전을 찾는 것이다. 영화는 사랑하는 가족을 뒤로한 채 인류라는 더 큰 가족을 구하기 위해 끝없는 우주로 나아가는 탐험가들의 모험을 진중하게 그려낸다.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라는 영화 속 대사는 절망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인간의 마음을 관통하며 수많은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새로운 플롯과 압도적 완성도, 평단의 극찬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주요 작품 중 하나인 영화는 개봉 후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주를 다룬 영화 중 최고의 명작으로 손꼽힌다. 시간이 흘러도 전혀 어색함이 없는 자연스러운 시각 효과와 함께 음악 감독 한스 짐머가 완성한 신비롭고 긴장감 넘치는 파이프 오르간 선율은 우주의 고독함과 장엄함을 끌어올렸다.
특히 ‘인터스텔라’는 버릴 장면이나 무의미한 대사 하나 없이 시공간을 교차하며 이야기가 조각조각 맞물려 들어가는 경이로운 짜임으로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동종 장르의 수작으로 꼽히는 ‘마션’이나 ‘프로젝트 헤일메리’ 등과 달리 원작 소설이 따로 없는 순수 오리지널 스토리라는 점에서 놀란 감독이 보여준 새로운 스토리 전개 능력은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런 성과를 토대로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시각효과상, 미술상, 음악상, 음향상, 음향편집상 등 총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으며 최종적으로 시각효과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인터스텔라’ 신드롬과 예매 기현상
국내 시장에서의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평단과 대중 모두에게 대단히 높은 평가를 받으며 평론계의 호평 일색이 이어졌다. 이동진 평론가는 별점 5점 만점에 4점을 부여하며 놀란 감독의 전작인 ‘인셉션’, ‘다크 나이트 라이즈’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작으로 꼽았고 황진미 평론가 역시 10점 만점에 9점을 주며 ‘다크 나이트’, ‘그래비티’ 수준의 극찬을 보냈다. 극장가를 찾은 대중 역시 블랙홀과 웜홀을 완벽하게 재현해낸 경이로운 우주 시각 효과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며 이는 곧 ‘천만 관객 돌파’라는 대기록으로 이어졌다.
당시 한국 극장가에서는 보기 드문 기현상도 속출했다. 개봉을 무려 21일이나 앞둔 시점부터 예매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상영 중이던 경쟁작들을 제치고 예매율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개봉 11일 전에는 예매율이 44.6%까지 치솟았고 개봉 당일에는 81.5%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이후에는 예매율이 무려 93.8%까지 폭등하기도 했다.
특히 우주의 압도적인 스케일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IMAX 상영관으로의 예매 집중 현상이 심화되면서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수일 전부터 예매 전쟁이 벌어졌다. 이때 당시 2014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때처럼 입장권에 프리미엄을 붙여 암표를 판매하는 ‘되팔이’들이 극성을 부려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세계 시장과 다른 한국의 흥행 기록, 유일무이한 성과
전 세계적으로 ‘인터스텔라’는 약 7억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렸다. 비록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는 감독의 이름값과 영화가 가진 압도적인 퀄리티에 비하면 글로벌 성적은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반면 대한민국에서는 천만 관객을 달성하며 작품성에 걸맞은 초대형 흥행에 성공했다.
작품은 배급사인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가 국내에서 배급한 작품 중 최초의 천만 영화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으며 개봉 후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워너 브라더스 배급작 중 유일한 천만 영화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