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케인 파슨스 감독의 공포 영화 ‘백룸’이 북미를 비롯한 전 세계 극장가를 강타하며 압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북미 및 글로벌 박스오피스 점령, A24 사상 최대 오프닝 기록
1일 영화 흥행 통계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영화 ‘백룸’은 개봉 첫 주말 동안 북미 지역에서만 8145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북미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의 반응도 뜨겁다. 미국 외 국가에서 3654만 달러를 추가로 벌어들인 ‘백룸’은 개봉 첫 주 만에 글로벌 누적 수익 1억 1800만 달러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같은 성적은 제작·배급사인 A24 설립 14년 역사상 가장 높은 오프닝 스코어다.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영화 ‘시빌 워’의 오프닝 성적과 비교했을 때 무려 3배 이상 뛰어넘은 수치다. 아울러 ‘백룸’은 전 세계 30개국 이상에서 A24 역대 최고 오프닝 기록을 동시에 갈아치우며 글로벌 흥행작으로서의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국내 극장가 흥행 가속도, 한국은 글로벌 4위 주요 시장
국내에서도 ‘백룸’의 흥행 열기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달 27일 한국에서 개봉한 ‘백룸’은 빠르게 관객을 모으며 전국 누적 관객 수 30만 명을 돌파했다. 현재 국내 극장가에서는 영화 ‘군체’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특히 해외 박스오피스 성적을 국가별로 살펴봤을 때 한국 시장의 성과는 더 독보적이다. 박스오피스 모조의 집계에 따르면 한국은 라틴아메리카, 영국, 호주·뉴질랜드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해외 오프닝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한국은 ‘백룸’의 글로벌 흥행을 이끄는 주요 시장 중 하나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게 됐다.
‘스무 살’ 케인 파슨스 감독, 영화사 새로 쓴 역대 최연소 1위 기록
이번 흥행 돌풍의 중심에는 올해로 스무 살을 맞이한 천재 감독 케인 파슨스가 있다. 케인 파슨스는 이번 ‘백룸’의 흥행 성공을 통해 할리우드 역사상 ‘역대 최연소 박스오피스 1위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영화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전까지의 최연소 기록은 지난 2012년 영화 ‘크로니클’을 통해 27세의 나이로 박스오피스 1위 데뷔를 달성했던 조시 트랭크 감독이었으나 파슨스 감독이 이를 7년이나 앞당기며 경신했다.
본래 작품은 케인 파슨스 감독이 직접 제작해 유튜브에 게재했던 9분 분량의 단편 영상에서 출발했다. 감독은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단편의 세계관을 장편 영화로 확장해 완성도 높은 상업 영화로 탈바꿈시켰다. 영화 ‘백룸’은 시각적으로 크게 잔인하거나 무서운 장면을 배치하는 대신 끝없이 펼쳐지는 미스터리한 공간과 신경을 자극하는 기이한 소리만으로 관객들의 심리적 공포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연출력을 선보인다. 나아가 관객들에게 단서를 제공하며 두뇌 유희까지 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이한 공간이 주는 압박감…치웨텔 에지오포·레나테 레인스베 주연
영화 ‘백룸’은 노란 벽면과 끝없이 켜져 있는 형광등 아래 펼쳐진 기이하고 낯선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 그곳에서 설명할 수 없는 기괴한 현상들을 마주하게 된 두 인물 ‘클락’과 ‘메리’의 이야기를 그렸으며 실력파 배우 치웨텔 에지오포와 레나테 레인스베가 주연을 맡아 밀도 높은 연기를 선보인다.
현재 관객과 팬덤 사이에서는 작품을 두고 여러 평가가 오가고 있다. 원작인 ‘Kane Pixels의 백룸 시리즈’ 시청자들과 ‘리미널 스페이스(Liminal Space)’ 팬덤 사이에서는 대체로 호평이 지배적이다. 원작의 비주얼과 공간이 주는 묘한 압박감, 그 속에서 느껴지는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스크린에 성공적으로 이식했다는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단편 버전에 비해 장편 영화로 옮겨지면서 서사(스토리)가 길어진 탓에 원작 고유의 미스터리함과 압박감이 상대적으로 줄어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는 기존 팬들도 일부 있다.
일반 관객들 사이에서는 다소 호불호가 갈리는 양상이다. 장르상 세계관이나 설정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친절하게 제공되지 않고 중반부 이후로 전개되는 서사가 상당히 난해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한다.
‘미지에 대한 공포’ 끌어올린 의도적 연출 기법 해석
영화 내에 담긴 서사적 공백과 결점들은 영화의 궁극적인 방향성인 ‘미지에 대한 공포’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생략된 연출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영화는 관객에게 직접적인 설명과 해설을 제공하는 대신, 작중 곳곳에 추상적이고 은유적인 형태로 ‘기억’이라는 주제를 관통하는 이미지와 메시지들을 정교하게 배치했다.
특히 초반부에 등장했던 상담 장면을 후반부에 다시 한번 오마주하거나 극 중 등장인물들의 이후 근황을 넌지시 다시 노출하는 연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런 장치들을 고려할 때 사건의 전후 인과관계 자체는 짜임새 있게 잡혀 있으며 제작진이 인위적인 설명보다는 설명할 수 없는 ‘미지 그 자체’를 표현하는 데 무게를 두고 의도적으로 관객의 상상력과 의구심, 공포심을 자극하려 했음을 알 수 있다.
글로벌 박스오피스를 뒤흔들며 연일 신기록을 작성 중인 영화 ‘백룸’이 장기 흥행 레이스에서 최종적으로 어떤 스코어를 기록하게 될지 전 세계 영화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