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커엔터테인먼트영화아무도 몰랐는데 순식간에 넷플릭스 '2위' 찍어버린 숨은 명작 영화

아무도 몰랐는데 순식간에 넷플릭스 ‘2위’ 찍어버린 숨은 명작 영화

사진= 牽猴子股份有限公司

대형 마케팅이나 스타 마케팅 없이 오직 작품의 힘으로 OTT 순위를 역주행 중인 영화가 있다. 최근 한국 넷플릭스에 공개된 대만 영화 ‘안개 낀 시절’이 ‘오늘 대한민국의 톱 10 영화’ 2위에 오르며 관심을 받고 있다. 대형 스튜디오의 블록버스터가 주류를 이루는 넷플릭스 상위권에서 대만 시대극이 이런 성과를 거둔 것은 이례적이다.

‘금마장’이 증명한 작품성과 묵직한 서사

영화는 중화권 최고 권위의 시상식인 제62회 금마장 시상식에서 최우수 극영화상을 수상하며 이미 뛰어난 작품성을 입증했다. 대만 현지 개봉 당시에도 1억 대만달러 이상의 박스오피스를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사진= 牽猴子股份有限公司

천위쉰 감독이 연출한 작품은 1954년 대만을 배경으로 한다. 국가에 의해 오빠를 잃은 15세 소녀 아웨(방욱정 분)가 언니 아샤(9m88 분)와 운전사 자오공다오(가위림 분)와 함께 오빠의 시신을 찾기 위해 떠나는 위험천만한 여정을 그린 로드무비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짙은 안개와 구름의 이미지는 불투명하고 억압적이었던 당시의 시대상을 은유한다.

대만 현대사의 아픔, ‘백색 공포’를 다루는 시선

영화의 주요 배경인 ‘백색 공포’는 중국국민당 통치하에 자행된 대규모 정치적 억압 시기를 뜻한다. 특히 영화의 무대인 1950년대는 국가 폭력이 가장 극심했던 정점이었다. 당시 수많은 이들이 정식 재판 없이 처형되거나 투옥됐고 그 가족들은 연좌제로 고통받았다.

사진= 牽猴子股份有限公司

현재도 정치적 입장 차이가 공존하는 대만 사회에서 이 시기를 정면으로 다루는 것은 상당한 민감성을 수반한다. 그럼에도 영화가 현지에서 대중적 공감을 얻은 까닭은 선악 구도를 납작하게 나누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를 시대의 상황에 놓인 개인으로 바라보며 특정 집단에 대한 단죄보다는 인간의 상처에 집중하는 방식을 택했다.

사진= 牽猴子股份有限公司

국내 시청자들이 작품에 반응하는 까닭 역시 낯설지 않은 역사적 경험에 있다. 국가 권력에 의한 개인의 희생과 남겨진 가족들의 아픔은 한국 현대사에서도 반복돼 온 서사다. 국적과 언어는 다르지만 시대적 비극이 주는 보편적인 감정선이 한국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참상의 기록을 다룬 또 다른 화제작, ‘난징사진관’

‘안개 낀 시절’과 함께 중화권 역사 영화로 최근 넷플릭스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또 하나의 작품은 중국 영화 ‘난징사진관’이다.

사진= 콘텐츠존, 씨씨에스충북방송, 다자인소프트

1937년 난징 대학살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일본군 종군 기자의 사진 인화 기사 행세를 하게 된 우편 배달부 아창(류하오란 분)이 목숨을 걸고 학살의 만행이 담긴 필름을 외부로 유출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중국 현지에서 한 달 만에 4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한 바 있다.

국내 극장 개봉 당시에는 관객 수 3만 명대에 그치며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넷플릭스 스트리밍 이후 분위기가 급변했다. 일제강점기라는 유사한 역사적 고통을 겪은 한국 관객들 사이에서 뒤늦게 강한 유대감과 공감대를 이루며 순위를 올리고 있다.

사진= 콘텐츠존, 씨씨에스충북방송, 다자인소프트

‘안개 낀 시절’이 국가 폭력에 신음하는 개인의 슬픔을 세밀하게 포착했다면 ‘난징사진관’은 역사의 참상을 기록하고 폭로하는 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두 작품 모두 시공간을 초월해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국내 안방극장에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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