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밤 공기가 차오르며 파리 거리에 서늘한 기운이 내려앉았다. 도시의 불빛은 한층 선명해졌고, 에펠탑은 황금빛으로 타올랐다. 그 화려한 배경 속에서 올데이프로젝트 애니는 블랙 레더와 슬립 드레스로 무대를 고정했다.
애니와 타잔은 30일 프랑스 파리 패션위크에서 열린 생로랑쇼에 참석했다. 두 사람의 모습은 데이즈드코리아와 엘르를 통해 공개됐다. 카메라에 잡힌 순간마다 블랙과 네이비의 조화가 파리의 공기를 압도했다. 특히 애니는 이번 무대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레더와 드레스의 대비로 완성한 파리 룩
애니의 룩은 단순한 블랙 드레스에 그치지 않았다. 새틴 소재의 슬립 드레스가 은은한 빛을 머금고 흘러내리듯 이어졌고, 밑단 레이스는 시선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오버사이즈 가죽재킷을 걸쳐 전체 실루엣에 힘을 더했다. 힙을 충분히 덮는 길이의 재킷은 어깨선을 과감히 키워 드레스의 부드러움과 강렬한 대비를 이뤘다.

무릎 아래까지 오는 하이부츠는 단단한 직선을 만들어 다리 라인을 정리했다. 매끄럽게 마감된 블랙 레더 부츠는 광택이 살아 있어 드레스와 재킷의 질감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손에는 퀼팅 호보백을 들었다. YSL의 금속 로고가 조명 속에서 반짝이며 시선을 끌었다.

액세서리 조합은 세심하게 완성됐다. 귀에는 커다란 골드 후프를 착용했고 손목에는 굵은 뱅글을 겹쳐 찼다. 액세서리의 볼륨이 전체 룩을 무겁게 만들지 않고 오히려 블랙 무드를 부드럽게 풀어냈다. 긴 머리는 한쪽으로 자연스럽게 넘겨 얼굴과 귀걸이가 가려지지 않도록 연출했다. 메이크업은 짙은 브라운 음영과 로즈빛 립으로 정리해 균형을 잡았다.

애니가 보여준 블랙의 매력은 ‘질감의 대비’였다. 레더는 매트하면서도 광택이 부분적으로 살아 있었고, 드레스는 새틴 특유의 매끄러운 결을 드러냈다. 부츠는 강한 유광으로 마무리됐고, 금속 액세서리는 불빛을 직접적으로 반사하며 룩의 흐름에 힘을 더했다. 단일 색상이지만 전혀 밋밋하지 않은 이유였다.
‘재벌 4세’ 아이돌의 존재감
애니의 패션이 특별하게 읽히는 이유에는 그녀의 배경도 있다. 애니는 신세계그룹 총괄회장 이명희의 외손녀이자 정유경 회장의 장녀로 알려져 있다. ‘재벌 4세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은 데뷔 당시부터 뜨거운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런 서사가 더해지며 럭셔리 브랜드와의 호흡이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진다. 실제로 레더, 새틴, 골드 하드웨어 같은 아이템이 애니에게서 유난히 강렬하게 빛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데이프로젝트는 지난 6월 ‘FAMOUS’와 ‘WICKED’로 데뷔하며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이날 파리에서 애니와 타잔은 새 싱글 ‘One More Time’으로 돌아온다고 직접 알렸다. 이 발표는 현장에서 더 큰 관심을 끌었고, 동시에 애니의 블랙 레더 룩은 그 자체로 컴백의 프리뷰처럼 읽혔다. 마치 음악과 패션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했다.
파리의 밤을 배경으로 촬영된 사진은 하나의 화보 같았다. 애니는 퀼팅 백 스트랩을 가볍게 쥔 채 몸을 사선으로 틀었다. 재킷 라펠은 넓게 열리며 빛을 받아 레더 특유의 질감을 드러냈다. 드레스 밑단과 부츠 상단이 맞물리며 길고 단단한 선이 완성됐다. 옆에 선 타잔은 주머니에 손을 넣어 여유를 보여주며 그림의 구도를 완성했다. 타잔은 네이비 더블 수트로 옆자리를 채웠다. 와인 컬러 타이로 깊이감을 더하고, 각진 선글라스로 강렬함을 완성했다. 모델 출신다운 안정된 포즈는 생로랑 무드와 잘 맞아떨어졌다.

애니의 패션은 단순한 트렌드 소개를 넘어 하나의 레슨처럼 읽혔다. 블랙이라는 색 안에서 질감을 어떻게 조합해야 밋밋하지 않은지, 액세서리를 얼마나 배치해야 무게감과 균형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지. 그녀가 선택한 룩은 이런 해답을 직접적으로 보여줬다.


계절이 더 깊어질수록 애니의 스타일은 더 응용할 수 있다. 같은 드레스에 벨티드 롱코트를 얹어도 자연스럽고, 부츠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스타킹으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가방을 버건디나 딥그린으로 교체하면 블랙 룩 속에서 색감이 살아난다. 액세서리는 그대로 두고 네일 컬러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달라진다.

이날 생로랑쇼에서 포착된 애니의 모습은 단순히 행사에 참석한 아이돌의 순간이 아니었다. 배경, 의상, 액세서리, 태도가 모두 어우러져 하나의 장면을 완성했다. 데이즈드코리아와 엘르가 기록한 그 컷들은 올가을 패션을 이야기하는 기준이 됐다. ‘One More Time’이라는 컴백 소식과 함께, 파리의 밤을 장식한 애니의 블랙 레더 룩은 오래 기억될 장면으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