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이효리가 또 한 번 자신만의 세계를 보여줬다. 쿠팡플레이의 새 예능 ‘저스트 메이크업’에서 MC로 등장한 그는 등장 순간부터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평범한 무대 의상이라 부르기엔 너무 독특했고, 일반적인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섬세한 손뜨개 질감과 어깨선을 따라 흘러내린 프린지가 어우러져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했다.
‘손뜨개 드레스 하나로 무대를 장악한 이효리’
이효리가 입은 하얀 드레스는 ‘줄라이컬럼(JulyColumn)’의 핸드크래프트 컬렉션 제품이다. 전면에 손뜨개 기법이 적용돼 있고, 보트넥 라인을 따라 길게 늘어진 프린지가 어깨선을 타고 흘러내린다. 상체는 격자형 짜임으로 은근히 비치는 시스루 형태다. 허리 라인은 정교한 뜨개 패턴으로 몸의 곡선을 부드럽게 감싸며, 하단은 프린지로 마무리돼 입체감을 준다. 한눈에 봐도 대량 생산된 옷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이 제품은 ‘줄라이컬럼’이 수작업으로 제작하는 컬렉션 중 하나로, 주문마다 개별 제작된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매 가능한 수량이 단 한 벌뿐인 이유도 그 때문이다. 가격은 248만 원. 화려한 무대용 드레스가 아닌, ‘장인의 손끝’에서 완성된 의상에 가깝다.



줄라이컬럼은 자매 디자이너 박소영·박소정이 이끄는 서울 기반 브랜드다. 두 사람은 런던에서 패션을 공부한 뒤 한국 전통 의복의 선과 구조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데드스탁 원단 재활용, 업사이클링 등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제작을 이어가며 ‘한 벌 한 벌의 완성도’에 집중한다. 이효리의 선택이 브랜드의 정체성과 정확히 맞닿은 셈이다.

럭셔리와 자유로움 사이, ‘이효리식 믹스매치’
이효리의 스타일은 방송 첫 등장뿐 아니라 제작발표회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이날 그는 새하얀 상하의에 블랙 앤 화이트가 교차하는 부츠를 매치했다. 상의는 ‘포츠1961(Ports 1961)’의 버튼 슬리브 니트웨어, 하의는 같은 브랜드의 언밸런스 스커트로 구성됐다. 각각 117만 원, 93만 원대다. 단추 디테일이 옆선을 따라 이어지며, 스커트의 비대칭 길이가 전체적인 룩에 리듬감을 줬다.

부츠는 럭셔리 슈즈 브랜드 ‘지미추(Jimmy Choo)’의 블레이크 85 레더 니하이 부츠로, 약 320만 원 상당이다. 날렵한 앞코와 단단한 굽이 인상적이며, 클래식한 화이트 톤 의상에 강한 대비를 만든다. 국내 공식 매장에서는 구할 수 없는 해외 한정 모델이라 희소성이 더 크다.
포츠1961은 원래 일본계 캐나다인 루크 타나베가 1961년 설립한 브랜드다. 이후 중국계 캐나다인 형제가 인수해 이탈리아 밀라노로 본사를 옮겼다. 맞춤 제작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세계적인 ‘뉴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편안함 속에 구조적인 실루엣을 더해 현대적인 감성을 표현한다. 이효리가 선택한 이유가 자연스럽게 보인다.
지미추 역시 스토리가 흥미롭다. 영국 런던의 작은 수제화 공방에서 출발해 ‘레드카펫의 상징’으로 성장했다. 헐리우드 배우들과 왕실 인사들이 즐겨 신으면서 이름이 알려졌고, 현재는 글로벌 패션 그룹 카프리 홀딩스가 운영하고 있다.

이효리의 스타일링은 이 세 브랜드의 세계를 하나의 무대 위로 끌어올렸다. 수작업 드레스, 구조적인 화이트 셋업, 클래식한 부츠. 세 가지가 어우러져 자유로우면서도 완성도 높은 룩을 만들어냈다. 단순한 패션을 넘어, 그가 걸어온 길과 닮아 있는 조합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