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커엔터테인먼트영화800만 '흥행 신화' 썼는데 1700만 대작에 묻혀 버린 한국 영화

800만 ‘흥행 신화’ 썼는데 1700만 대작에 묻혀 버린 한국 영화

용현지 기자 gus88550@issuepicker.com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2014년 여름 한국 극장가에는 유례없는 기록이 쏟아졌다. 역대 최고의 흥행작 ‘명량’이 1700만 관객이라는 전무후무한 숫자를 달성하며 전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수많은 이목이 ‘명량’에 집중된 그때 조용하지만 결코 작지 않은 성공을 거둔 또 다른 작품이 있었다. 바로 8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흥행 대열에 이름을 올린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다. 천만 관객 돌파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영화는 남다른 상상력과 시원한 액션, 유쾌한 웃음으로 당시 극장가를 찾은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고래가 삼킨 국새, 바다 위 대격전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은 조선 건국을 앞둔 혼란의 시대, 전대미문의 국새 실종 사건을 기상천외하게 그려낸 액션 어드벤처다. 국새가 고래 뱃속으로 사라졌다는 설정 아래, 바다를 무대로 한 해적과 산적, 조선 개국 세력의 팽팽한 대결이 펼쳐진다. 압도적인 화제성과 박스오피스를 장악한 ‘명량’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지만 영화가 만들어낸 파도 역시 결코 작지 않았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속 주인공 장사정(김남길 분)은 원래 고려의 군관이었으나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에 반기를 들고 부대를 떠난 뒤 산적단의 두목이 된다. ‘송악산 미친 호랑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산속에서 나름 명성을 쌓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먹고사는 일이 쉽지 않은 나날을 보내던 중, 고래가 국새를 삼켰다는 믿기 어려운 소문을 듣게 되고 해적단 출신 철봉이를 앞세워 바다로 뛰어든다. 장사정은 유쾌하면서도 능글맞은 인물로, 위기 앞에서는 체면을 내려놓을 만큼 살아남는 데 집착하지만 뛰어난 검술과 리더십을 갖춘 인물로 산적단을 이끈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여월(손예진 분)은 해적단의 대단주로, 해적 출신 아버지와 해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인물이다. 가족을 잃고 바다로 나선 여월은 본래 소마 휘하의 소단주였으나 소마의 배신을 알게 된 후 직접 해적단을 장악한다. 조정의 압박과 가족을 지키기 위한 필사적인 상황에서, 고래를 찾아 나서며 산적단과 수차례 부딪힌다. 여월과 장사정의 관계는 처음엔 불신과 경계로 시작되지만, 국새라는 목표를 향해 바다 위에서 협력과 갈등을 오가며 이야기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이 밖에도 유해진, 박철민, 김원해, 설리, 이이경, 오달수 등 개성 강한 배우들이 각자의 역할로 극의 재미를 더한다. 해적과 산적, 조선의 개국 세력이 얽히고설키는 혼돈의 바다 위에서 각자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은 극장가에 짜릿한 활력을 선사했다.

역대 사극 영화 흥행 5위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은 개봉 첫날 30만 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했다. 같은 시기 ‘명량’의 천만 관객 돌파와 경쟁작 ‘군도: 민란의 시대’의 선전으로 초반 분위기는 다소 밀렸지만, 주말과 휴가철을 맞아 현장 예매를 중심으로 관객을 모았다. 개봉 5일 만에 180만 명이 극장을 찾았고 8월 중순에는 누적 400만 명을 돌파했다. 이후에도 입소문을 타고 관객 수가 꾸준히 늘어나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의 제작비는 약 160억 원으로, 손익분기점은 500만 명 이상이었다. 개봉 2주 만에 전작 ‘7급 공무원’의 흥행 기록을 뛰어넘으며 성공을 이어갔고, 최종적으로 866만 6046명을 기록하며 역대 사극 영화 흥행 5위에 올랐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의 성공 비결은 기존 사극 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해양 액션과 코믹 요소의 조화, 독특한 설정에서 비롯된 신선함에 있었다. 고래가 삼킨 국새라는 황당하면서도 흥미로운 사건, 해적과 산적이 펼치는 박진감 넘치는 대결, 각기 다른 사연과 욕망을 지닌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유머와 갈등이 스크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장사정과 여월, 두 주인공의 관계는 끊임없는 갈등과 협력 속에서 변화하며, 바다라는 낯선 공간에서 새로운 동료애와 신뢰가 싹튼다.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는 이들의 처절한 몸부림과 예상치 못한 반전, 그리고 코믹한 대사와 액션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관객의 몰입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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