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10월 개봉해 531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도가니’, ‘써니’, ‘최종병기 활’ 등 당시 쟁쟁한 경쟁작들 사이에서 그해 박스오피스 4위에 오른 영화 ‘완득이’는 당시 극장가에 잔잔한 돌풍을 일으켰다. 화려한 액션이나 자극적인 장면 없이도 단단한 스토리와 깊이 있는 캐릭터로 입소문을 타며 장기간 1위 자리를 지키는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개봉 13일 만에 손익분기점인 160만 관객을 돌파했고 12월에는 500만 명을 넘어서며 꾸준한 흥행 열기를 이어갔다.
평범한 소년의 시선으로 풀어낸 소수자 이야기
‘완득이’는 주류에서 다루기 어려운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정면으로 다루지만 지나친 무게감에 치우치지 않고 밝고 현실적인 시선으로 접근한다. 중심에는 고등학생 완득(유아인 분)이 있다. 완득은 작은 키, 가난한 집안, 어릴 적부터 곁을 지켜준 아버지와 삼촌과 함께 옥탑방에서 살아간다. 그는 공부에 특별히 뜻이 없고 싸움만큼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가 바라는 것은 평범한 행복이나 성공이 아닌 다만 자신을 끊임없이 간섭하는 담임교사 ‘똥주’(김윤석 분)가 사라지는 것뿐이다. 이처럼 영화는 특별하지 않은 오히려 보통의 아이가 느끼는 현실의 답답함을 진솔하게 담아낸다.

이동주, 일명 ‘똥주’는 완득의 담임이자 이웃으로 등장한다. 학교에서는 독특한 교육관을 가진 사회 교사로 학생들에게 ‘야자(야간자율학습)’는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수업보다는 인생을 즐기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완득에게는 유난히 관심이 많아 집안 사정까지 들추며 그를 괴롭히지만 이 모든 행동은 어쩌면 자신과 비슷한 아픔을 가진 소년을 외면할 수 없어서다. 동주는 완득의 닫힌 마음을 조금씩 두드리며 그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려 애쓴다.

완득은 동주와의 갈등을 통해 변화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담임의 지나친 오지랖을 못 견뎌 교회에서 그가 사라지길 기도할 정도지만 차츰 자신이 알지 못했던 세상의 넓음을 깨닫게 된다. 동주의 권유로 생모를 만나고 킥복싱을 배우며 자신감과 용기를 얻게 된다. 우연히 시작된 운동과 또래 윤하와의 교류, 가족에 대한 새로운 이해는 완득을 한층 성장시키는 계기가 된다.

영화는 원작 소설의 코믹하면서도 날카로운 풍자를 살리되 감성적인 드라마에 더 초점을 맞췄다. 촘촘하게 쌓아올린 이야기 속에서 유아인은 무겁지 않게 완득의 성장을 표현하며 김윤석은 기존의 강렬한 이미지를 벗고 따뜻하고 인간적인 교사로 변신했다. 이밖에도 현실적인 조연들의 연기가 작품의 진정성을 더한다.
531만 관객이 선택한 ‘완득이’의 흥행 저력
작품은 개봉과 동시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극적 긴장감이나 자극적인 장면 없이도 관객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가족, 친구, 이웃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와, 그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캐릭터들이 남긴 인상은 오랜 시간 회자됐다.

흥행 면에서도 기록적인 성과를 거뒀다. 2011년 10월 첫 선을 보인 ‘완득이’는 개봉 직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고 13일 만에 16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어 12월에는 500만 명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최종적으로 531만 명을 기록하며 ‘트랜스포머 3’, ‘최종병기 활’, ‘써니’에 이어 2011년 국내 개봉작 흥행 4위에 올랐다.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장기 흥행에 성공한 셈이다.

무겁지만 결코 우울하지 않은 시선, 평범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청춘의 성장기, 배우들의 깊이 있는 연기가 어우러진 ‘완득이’는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문 진정성 있는 성장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